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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안드로이드 폰이 어떤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앱스토어도 궁금하고, 아이폰과는 다른 안드로이드 폰만의 독특한 UX(사용자 경험)도 알고 싶었습니다. 그냥 안드로이드 폰 빌려서 만지작거리는 걸로는 제대로 가치를 알기 힘들어 아예 법인폰을 하나 가져오라해서 곁에 두고, 개인화해가면서 한달 넘게 써 봤습니다. 갤럭시S의 하드웨어는 삼성 제품답게 명불허전입니다. 액정의 크기나 선명도, 카메라 성능 등에 있어 아이폰보다 좋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네요. 갤럭시의 문제라기보다는 안드로이드 자체의 특징 같습니다. UI는 다소간 난삽하지만 그건 익숙함의 문제도 있으니 차치하더라도, UX면에서는 몹시 실망스럽습니다. 일단 매뉴얼 없이도 기본적인 부분을 사용가능하게 하는 직관성과, 한가지 방법이 내내 공통으..
몇번 이야기했지만, 전 소설 잘 안 봅니다. 깔봐서가 아니라, 메시지 찾기에 강박적인 현대 독서인의 초조함이겠지요. (Title) Waiting for barbarians @paperroses님의 소개로 알게 된 작가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는 읽는 내내 책장 덮는게 아쉬워 야금야금 아껴 읽은 소설입니다. 소설이라, 글쎄, 스토리를 중심으로 늘여 쓴 문장이라는 형식면에서는 분명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상상을 자극하는 면에서는 우화집 같고, 깊이 생각 속에 잠기게 만드는 성향은 철학책 같고, 옳고 그름에 대해 다각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점은 도덕책 같습니다. 그보다 더 큰 매력은, 생경한 세팅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인간의 본성을 묘사하고, 솜씨 좋은 외과의사처럼 몸 속 숨어있는 감정선을 끄집어내어..
사실 독일은 여러번 가본지라, 독일에 대한 개괄서가 딱히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스웨덴과 체코 편을 통해 큐리어스 시리즈가 주는 대단한 흥미에 매료되기도 했고, 그나마 좀 아는 독일을 통해 책이 주는 정보의 완결성과 범위를 검증해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나쁘지 않다'입니다. 큐리어스 시리즈의 특징은 이방인인 (주로 미국권의) 작가가 현지에서 다년간 뿌리내리고 살아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지라 매우 생생하면서도 집단적 의식세계까지 읽어내는 세밀한 깊이감입니다. 이 부분은 현지인과 부대낀 시간의 결과라 매우 소중한 지식이자 정보입니다. 독일 편은 좋았던 점이, 독일 국민의 근저에 깔린 마음에 대한, 해부학 수준의 서술입니다. 나치 시대를 겪으면서 민족의 트라우마가 되어 불안감이 의식의 근저에..
보헤미아 이 단어 하나로 많은 것이 함축되어 뇌리를 스쳐가는 체코입니다. 남루함과 낭만, 자유와 분방, 음악과 방랑.. 물론 보헤미아가 체코와 등가의 정서는 아니지만 꽤 많은 설명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라하의 봄 하지만, 오늘의 체코를 읽는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공산통치입니다. 그로 인해 가난해졌고, 그로 인해 정신이 피폐해졌고, 서로 불신하며 아직도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리지 못한 체코입니다. 책에서는 공산시절을 묻는걸 금기로 강조합니다만, 출장 때 언뜻 나오는 이야기 속에서 그래도 생각보다 덤덤해진 정서를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체코 산 스웨덴 편처럼 체코 키워드를 적어볼까요? 작가로는 밀란 쿤데라와 카프카가 있습니다. 음악가는 스메타나, 드보르작 등 수두룩합니다. 테니스 선수인 나브라틸로..
바이킹 아바 에이스 오브 베이스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타 가르보 소렌스탐 린네 Ericsson Volvo SAAB Nobel IKEA 클록(clog) 말괄량이 삐삐 닐스의 이상한 여행 평상시 이 키워드 중 몇 개가 스웨덴이라고 알고 계셨나요. 전 아바와 에릭손 말고는 대부분 몰랐습니다. 그 근방 어딘줄 알았지요. 그저 북유럽으로 통칭되고는 바로 잊혀지는 스웨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깊이 들여다보면 스웨덴, 대단하더군요. 노르딕 사실, 배낭여행지로는 부적합하고, 유럽치고는 비교적 신흥국인지라 노르딕 국가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인지의 저 너머에 뿌옇게 있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네 나라 구분이 잘 안갔는데, 이제야 선명하게 구분이 됩니다. 스웨덴이 가운데고 그 서쪽이 노르웨이, 남쪽이 덴마크, 동쪽이 핀란드입..
제가 존경하는 석학 러셀입니다. 전에 행복의 정복 읽고, 스스로 그의 정신적 제자된 마음이지요. 이 책도, 제목만 보면 3류 수필집 같지만 믿음과 기대를 갖고 읽었습니다. (Title) In praise of idleness 일단 도발적인 제목의 내용부터 정리하지요. 러셀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근로 자체가 미덕이냐는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전역적 실업으로 인류의 반은 손 놓고 굶는데 나머지 절반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하는 인구가 과감히 자신의 일을 반으로 줄여서라도, 나머지 사람까지 모두 함께 일하도록 하자는 뜻입니다. 따라서 게으르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일하지 않음(idleness) 또는 여가에 대한 재조명입니다. 딱히 가해자는 없지만 피해자는 뚜렷한 청년실업 상황의 21세기 대한민국에도 ..
기독교는 책의 종교입니다. 책으로 인해 교리가 표준화되고, 고대의 말씀과 일화가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면서, 지역을 넘고 세월을 견디며 전 지구적으로 보급 되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성경은 애초에 누가 적었을까요? 또 그 말은 전적으로 믿어도 될까요? 믿어도 된다면 왜 그럴까요? (Title) Misquoting Jesus: The story behind who changed the bible and why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종교 자체로서의 기독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매우 협소한 주제인 성경 자체를 깊이 파고들어 학문적 성취를 이룬 점에서 인상 깊습니다. 축자영감설 흔히, 성경의 권위는 유일신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씌어졌다는데서 출발합니다..
흔히 기지라고 번역하는 위트(wit)가 흘러 넘치는 작가가 누가 있을까요. '구라'의 풍성함은 천명관이나 김영하도 있지만 긍정 속 홀연한 맛이 덜하고, 빌 브라이슨의 눙치는 어투도 재미나지만, 지향없는 수다의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이라면 어떨까요. (Title) Mark Twain's helpful hints for good living 위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미국의 전설적인 작가, 마크 트웨인입니다. 책은 마크 트웨인의 글 중, 그의 인생관이 담긴 글이나 그의 삶이 투영된 꼭지들을 뽑았습니다. 필자 트웨인의 글로 자연인 클레멘스의 실체를 드러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여러 글에 흩뿌려진 글들을 모아 읽어도 마크 트웨인의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시종 가볍고 유쾌합니다. 특히, 진..
출장 시 마다 그 지역에 해당하는 글을 찾아 읽고는 합니다. 터키 갈 때 '이스탄불'을 읽었고, 상 파울루 때는 '브라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를,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를 읽었습니다. 지난 출장은 다소 급작스레 떠난지라, 여유 없이 제목만 보고 집어들어 비행기에 탔습니다. 워싱턴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정치시스템을 꼼꼼히 적은 2003년 작품입니다. 사고 나서야, 오래된 책이라는걸 알고 다소 후회했지만, 읽어보니 큰 장애가 아니었습니다. 시절보다 본질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정치하는 특정 인물의 이름은 달라질 지언정, 정치하는 마음과 목적 그리고 수단은 항상 똑같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파워 지향의 미국 저자도 지적하지만, 미국의 정책은 힘의 논리입니다. 두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추진하는 것은 영화, 미..
눈치 채신 분도 있지만, 제 블로그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래 블로그 댓글 창 위에, disqus 댓글창을 달았지요. It's SNS times! SNS 시대입니다. 싸이월드가 장악했던 우리나라입니다. 그 아류처럼 시작했지만 이내 미국을 석권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나서, 다시 대한민국을 강타하는 페이스북을 보면 새삼스러운 여러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트위터로 대변되는 거센 소셜 네트워크의 물결을 보면 블로그 시대를 넘어선 소셜 서비스의 도도한 흐름을 절실히 느낍니다. Twitter kills blog stars 심지어, 제 블로그만 해도 그렇습니다. 블로깅 7년차인 제 블로그는 그 오래된 세월 덕에 많은 고정 이웃블로거 분들, 4천 정도로 추산되는 RSS 구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