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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관심 없으면 무지한 법. 언뜻 말했듯, 전 스페인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고 그래서 막연하게 카톨릭을 옹호하는 보수적인 유럽의 변두리 국가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출장 전, 이 책을 만난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슬람에 정복당해 동서양이 묘하게 어우러진 역사, 지역별로 할거하는 정신에서 근대의 좌우 이념 대립까지. 머릿속 박제된 스페인에 생기를 불어 넣는 다양한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건 카톨릭 왕의 계보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스페인을 유럽의 하부문화로 이해하다 보니 스페인 왕에 대한 기억은 영국, 로마, 프랑스 역사의 곁다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슬람으로부터 국토 재정복(레콩키스타)을 한 이사벨 이후 부르봉 전까지 화려했던 스페인 역사의 줄기를 왕명 중심으로 제대로..
벌써 1분기가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초, 어떤 결심 하셨었나요?지금도 결심 지키고 있으시겠지요.. ^^ 사실 새해 결심처럼 허망한게 없지요. 본인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얼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게 자신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결심하기에 딱 좋은게 새해입니다. 하지만 인류에 부과된 천형인 '작심삼일'이 기다리고 있지요. 개인 수준에서 결심은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고 못해서 안되는게 대부분입니다. 알지만 체화되지 않아서 머리속 구호, 입에 발린 결심으로 그치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스템이 있는데 흔히 보는게 프랭클린 시스템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GTD도 도움이 됩니다. (Title) The knowing-doing gap: How smart companies turn knowle..
말도 안돼..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전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음에 쓰고 싶었던 책이 바로 맥주에 관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단연 맥주 애호가를 자처하는 저입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맥주는 솔직히 곁가지 중에서도 방계 쯤 됩니다. 라거 계열이지만, 거품이 가볍고, 홉의 맛을 잦혀서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맥주는 와인보다 열위의 카테고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천 달러 넘는 와인은 많아도 맥주는 그렇지 않지요. 게다가 와인은 빈티지니 떼루와니 갖은 스토리로 스스로를 신비화하지만 맥주는 꽤 많은 사람들이 그냥 거품있는 술 정도만 압니다. 사실 그 맛의 넓은 스펙트럼과 다양한 깊이는 ..
혹시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보셨나요? -우선순위가 계속 변한다. -어제까지 모든 결과물이 나왔어야 한다. -시간이 언제나 부족하다. -모든 프로젝트가 긴급하다. -모두가 언제나 미친듯이 바쁘다. (Title) Adrenaline junkies and template zombies From adrenaline junkies to template zombies 앞의 사례를 책에서는 이를 아드레날린 중독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조직에는 필사적 급박함을 효율적 생산성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대개 병목을 일으키는 요인이 있고 슈퍼 히어로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반대 경우는 뭘까요. 상황이나 내용에 관계 없이, 주어진 템플릿을 고수하고 집착하는 사람들이지요. 관료같이 기계처럼 움직입니다. 책에서..
[subtitle] Riding the next wave 미래에 관해 떠뜨는 책은 많습니다만,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책은 많지 않지요. 제 블로그에 미래학 관련한 리뷰가 여럿 있습니다만, 토플러 선생, 슈와츠 씨, 나이스빗 씨가 참조할만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를 했지만, 그 결과는 볼품 없고 말았지요. 그러나, 이 책은 토종 미래학 책으로 그 시도가 장하고, 결과가 알차다는 점에서 의미 깊습니다. World spasm책의 큰 주제는 미래 세상의 변화 양상을 보자는겁니다. 이 부분은 모든 미래학의 절대 명제지요. 미래학자는 이러한 미래관을 키워드로 개념화하는 임무를 갖습니다. 저자는 한 단어로 월드 스패즘(World spasm, 세계적 경련현상)으로 규정합니다. 앞으로 작년 금융위기 같은 세계적 혼란이 ..
외람되지만, 제가 폄하하는 류의 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실용서이고 다른 하나는 어설픈 소설을 당의정처럼 씌운 경영서적입니다. 그 둘을 합쳐 놓아도 쓰레기가 안되는 경우가 있을까요? What a typical story 여차저차해서 중소기업의 사업부를 맡은 주인공이 철저한 전략 분석과 강력한 실행력을 통해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다는 스토리입니다. 차라리, 돈이 없어 가정부로 들어갔더니 못된 재벌집 아들이 있고 그 녀석 따귀를 올려 붙였더니 '내게 이런 여잔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게 더 자연스러운 스토리지요? But it's real 그런데 이 이야기는 저자의 실화입니다. 더 재미난 건, 그저 입을거 아끼고 하루 네시간 자면서 사업을 일궜다는 근면 성실의 내용이 아니고, 전략에 따..
제목에서 한 몫 챙기고 가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제목에서 밑천 털고 가는 책이 있지요. 이 책이 그러합니다. 작년부터 갖고 있던 책이지만, 그 밋밋한 제목 탓에 시덥지 않은 행복론이라 생각했습니다. 거들떠도 안 봤지요. 먼저 읽은 아내의 평이 좋아서 읽어 보리라 다짐만 한게 또 반년입니다. 작년 말 출장길에, 주간지 집듯 가벼운 마음으로 가져간 책인데, 왜 이제야 읽었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Title) The geography of bliss Theory of happiness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입니다. 하지만, 상업의 목적에 충실히 굴복한 학문은 이미 행복학을 하나의 아카데미즘으로 수용했지요. 칙센트미하이 씨의 몰입(flow) 시리즈나 긍정심리학의 핵 길버트 씨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
당신, 남은 인생 동안 계속 설탕물(sugar water)만 팔고 살거요?이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존 스컬리(John Sculley)를 영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행복한 동화지만 이후는 비극의 반전입니다. 둘은 반목을 거듭하고 결국 스컬리의 손에 의해 잡스는 자신의 육화인 애플을 떠나게 됩니다. 이는 전략의 문제도, 시스템의 문제도 아닌, 단지 리더간 갈등이 전사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입니다. (원제) Divide or conquer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매우 유니크한 책입니다. 일단 주류학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갈등의 문제를 리더간 갈등으로 좁혀서 기업 맥락으로 들였으니 재미난 주제입니다. 하지만 책은 내용이 그리 실하지 않습니다. 사람간의 갈등은 학술적으로는 그 난이도가..
너무도 유명한 헨리 페트로스키는, 곧잘 '테크놀로지의 계관시인(the poet laureate of technology)'라 불리웁니다. 기술에 대한 정통한 지식과 안팎을 꿰뚫는 예리한 시각을 치밀하게 서술하기로 유명하지요. 그의 책을 언젠가 한번 봐야지하다가,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Title) Small things considered: Why there is no perfect design No perfect design 책의 핵심 명제는 원제와 같습니다.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디자인은 의사결정의 구현이라는 점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둘째, 모든 디자인은 오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