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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빵은 왜 맛있지? 초콜릿은 왜 달고 맛나지? 저 이는 왜 아름답지..?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아름다움과 좋음은 크기, 질감 같은 절대적인 물리 특성이 아닙니다. 진화를 통해 좋게 느껴지는 거죠. 예컨대 단맛은 탄수화물이 풍부해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원입니다. 단맛을 좋게 여긴 어떤 개체들은 단맛 나는 먹거리를 추구하여 더 많이 살아남았고, 단맛을 쓴맛처럼 싫어한 개체들은 아마도 진화적으로 패퇴했을겁니다. 그래서 우린 단맛이 좋은 맛이라고 느끼는 후손인거고요. 미학도 그러합니다. 대칭과 발색 등 성적 건강함을 잘 드러내는 상대를 좋아하는 유전자를 우연히 갖고 태어난 무리는 후세가 융성했고, 성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개체를 좋아하는 유전자를 지닌 개체들은 (당대에는 멀쩡했을지라도) 후손이 적거나, 약하..
굳이 따지지면 제 잘못입니다. 몇 달 전 스윙 댄스를 시작하면서 스윙과 관련된 책을 여럿 샀습니다. 이 책은 스윙댄스 소재의 소설인가보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사 두었습니다. 그러다 차례가 되었고, 읽는 내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은 딱 이거 하나였습니다. 과연, 예술이란 무엇인가. 당연히도, 예술이 반드시 상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올드 미디어에서, 특히 일방적 전달 성향이 강한 예술 작품쯤 되면, 의도된 불친절은 감상하는 사람의 적극적 개입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과로 사고의 전복이나 깨달음, 발견과 통찰 등 상호작용의 고리를 완성하는 기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추상화나 현대무용이 그렇듯이요. 언어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영화나 소설도 불친절함을 이용해 독자와..
"똑똑한 사람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그들이 별로 똑똑하지 않은 이유로 갖게 된 믿음을자신의 똑똑함으로 쉽게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셔머 지적설계론자들의 진화론 부정은 별로 새롭지 않을뿐더러 재미까지 없습니다. 뭔가 말이 통해야 논쟁도 의미가 있지, 현학적 수사와 말꼬리잡기, 메신저 공격하기, 급하면 차단 후 잠수 등 논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래된 블로거이자 제가 존경하는 쉐아르님 같은 경우, 기독교인이지만 합리적 사고와 인간애가 체화된 분이시지요 . 그러다보니 쉐아르님 포스팅은 온갖 창조론자 사이비 과학자들의 콜로세움이 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한번 댓글을 봤더니 이런 주장도 있더군요. "매번 말을 바꾸는 과학은 가설의 덩어리일 뿐이다." 하아.. 내가 현재 믿..
친구가 이 책을 선물해준건 꽤 오래되었고, 대기열에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당장 읽어야할 책이 많았던게 직접적 이유입니다만, 중간에 가벼운 책을 읽고 싶어 집었다 놓은 적도 있습니다. 당시 숨가쁘게 돌아가는 프로젝트들이 있어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얼핏 표지와 도입부를 읽어 보니 개인의 성장과 아픔, 공감, 힐링 이런 책 같았습니다. 그리고 연말 되고 코로나 거리두기로 기어 한단 내리고 줌아웃해서 세상을 보는 시점에서 이 책을 다시 집어 읽었습니다. 배울 준비가 되었을때 스승은 나타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책을 최악으로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수많은 좌절과 역경을 극복하며 대의에 헌신한 이야기. 이런 글은 전형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