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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요즘 3D TV가 TV 시장의 대세이지요.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가전사는 물론, 일본 TV 제조업체도 3D를 전폭적으로 프로모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간혹 미디어의 미래 관련한 강연이나 PT 중에 '향후 TV의 대세는 3D TV가 아니냐, 지금 일반 평판 TV사면 바보 아니냐' 라는 식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오늘 생각난 김에 제가 그 동안 살펴본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Long desire for 3D 사실 2003년 무렵부터 3D TV는 국제 전시회라면 꼭 나오는 구색 상품이었습니다. 그 기술적 진보성은 지금보다 못하지 않아서, 당시에도 무안경식 입체 화면이 있었고, 사람 눈을 식별하고 위치 추적하여, 입체감의 최적 깊이를 산정하는 기술도 이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약한 완성..
장마비가 주륵거리는 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기획전, '그리스의 신과 인간'을 보고 왔습니다. 브리튼 박물관 다른 식구는 볼 일이 있어, 아들과 둘만의 데이트입니다. 전시품은 대영박물관 전시물인데, 전에 글 썼듯 대영박물관이란 말이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브리튼 박물관이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전시품은 일부 그리스 신들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리스 관점의 표현이 나타난 작품들입니다. 석상과 부조, 항아리 그림들이 대종을 이룹니다.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고 그만큼 눈에 익은 핵심 전시물은 '원반 던지는 사람'입니다. 작품보다 이야기 솔직히, 큰 기대 안하고 가서 기대수준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시물은 생각보다 볼품 없습니다. 꼼꼼히 봐도 한시간도 안걸릴 정도입니다. 출품작도 적고, 다리를 잡아끌며 ..
아, 이것은 대단한 구라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되뇌이게 되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속어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속어에 대해 경멸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속어에 기대지 않고도 원하는 뜻과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라하면, '구라'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소설은, 두 여인이 세 세대의 시간을 두고 시공간으로 얽혀 살아가는 이야기지만, 이야기 자체에서 교훈과 메시지를 찾으려는 노력은 허사입니다. '고래'의 진미는 글맛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운명애니 현재주의적 박애니 말을 갖다 붙일 수는 있지만, 소설의 관조적 냉소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천명관의 최대 장점은 그 주절주절 구수한 '썰 풀기'입니다.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기발하게 다음 이야기로 눙..
출장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수도권으로 접어들때 즈음 항상 마음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양 옆을 가득 메운 개성없이 시들한 아파트, 일률적인 색감, 문자 가리면 일본인지 중국인지 애매한 특성이 버무려져 무개성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건물 하나하나를 조각처럼 깎아내린 유럽의 건물에 굳이 비교하진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건축은 용도만 있고 예술은 없는걸까요. 고대 한국의 미감은 근대화의 효율성 앞에 영원히 단절되는게 마땅할까요. 이런, 제 의문에 대해 답을 준 이는 가우디입니다. '아니다. 도시 미감은 구성원의 노력이지, 운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해주었습니다.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한명의 창의가 도시 경관을 바꾸고, 사는 이의 정서와 방문자의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