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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번 여행 계획을 잡을 때, 아내가 부산 출신의 지인으로부터 맛집 리스트를 사사 받았습니다. 그분께서 너무도 상세하고 생생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가기 전부터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기대되는 메뉴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여행은 맛집 위주로 동선을 짜게 되는 식도락 여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날로 먹어도 될만큼 싱싱한, 곱창 스스로 길찾아 잘 가고 있는 아이들을 돌려 변경 미션을 준 바로 그 집입니다. (전회 참조) 망미역 근처의 전포양곱창인데, 곱창이라면 사죽을 못 쓰는 우리 식구의 첫 메뉴로 낙점되었습니다. 늦은 점심 무렵이라 한가한 식당입니다. 양념에 무친 모듬 곱창과 마늘과 소금간을 한 양을 먹습니다. 곱창이 워낙 신선한데다가 숯으로 부드럽게 익히니 그 맛이 별미입니다. 곱창의 쫄깃한 조직감과 ..
가족과 동해안에 다녀왔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주말마다 고정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한동안 쉽지 않은 자유로운 주말이라, 무리를 해서 다녀왔습니다. 우선 날씨가 안 좋을 것을 예상하고 떠났음에도,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니 꽤나 스산했습니다. 비는 다행히 안 왔지만, 바람이 세차서 봄은 고사하고 겨울 같은 느낌이 났습니다. 동해안의 미항이라는 남애항도 잿빛 감도는 칼바람에는 충분히 즐기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머리까지 맑아지는 청신한 바람속을 쏘다니며 여기저기 구경을 했습니다. 강원도에 왔으니 메밀국수는 꼭 먹어줘야 합니다. 저녁에는 싱싱한 횟감과 온갖 해물로 바닷 기분을 한껏 냈습니다. 실내에서도 즐겁게 지내기엔 식도락이 딱인가 봅니다. 자고 일어나니 어제의 회색 하늘이 꿈만 같게 세상이 변했습니다. 하늘은..
올해, 아니 작년에 이어 연말연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스키를 졸랐지만, 전 단호히 No라고 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책도 좀 읽고 맛난 음식 먹고 생각도 하며, 정말 푹 쉬는 휴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결국 당도한 곳은 스키 리조트. 목적지가 바뀐건 아주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출발 2주 전에도 예약 가능한 곳이 회사 콘도 밖에 없더군요. 이왕 간 김에 아이들 스키나 실컷 태워주고 몸으로 노는 여행으로 컨셉을 바꿔 잡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한테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둘째 낳고 스키를 안 탔으니 거의 10년 만의 스키이니까요. 13년전 캐나다 근무할 때, 첫 아이 태어나고 바로 한달 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딸을 두고 홀로 부임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한국은 주5일 근무가 ..
여행 다녀온건 11월 초인데, 여행기 연재는 12월 중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저조차 같은 주제로 오래 맴도는걸 따분해 하는데, 보시는 분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기는 저희 가족에게 중요한 마무리입니다. 두고두고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집합소이자, 디테일을 선명히 살리는 기억의 보조자 역할을 하지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힘들고 바쁘고 귀찮지만 이조차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고 기운 내어 긴 글 연재를 마쳤습니다. 그간 지루한 글, 읽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스토리는 많은데 길게 다 쓸 순 없어 저도 힘들었습니다. ^^ 마지막은 짧은 농으로 마무리합니다. 몬주익 성에 올라가는 곤돌라에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입니다. 창가의 경고표시를 보며 장난을 칩니다. (맨 오른쪽 로고) 저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