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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마드리드에서 수 많은 재미가 있었지만, 단 한 가지 기억만 남기라면 주저없이 고를 여정이 톨레도(Toledo) 관광입니다. 물론 톨레도는 마드리드 이외에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빠른 기차로 30분 거리라서 마드리드가 접근성이 가장 좋습니다. 톨레도는 우리로 치면 경주에 해당하는 도시입니다. 스페인의 이전 수도입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 쌓인 천연의 요새인 탓에 그 군사적 가치가 컸고, 로마시대부터 유명세를 떨쳤던 톨레도입니다. 로마가 공략할 때 하도 항복을 하지 않아, 인내가 대단하다 하여 톨레툼(Toletum)이라 부른데서 알 수 있듯, 그 지정학적 의미와 스페인 특유의 저항기질이 잘 나타난 도시지요. 서고트의 이베리아 정복 이후, 톨레도는 서고트 왕국의 수도로 출발했습니다. 그 이후, 이슬람의 이베리..
유럽 3대 미술관으로 불리우는 프라도 국립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토차(Atocha)역에 들러 내일 여행할 톨레도 기차표를 미리 사놓고 프라도로 이동했습니다. 미술관은 역에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인데, 그만 지도를 잘못 봐서 엉뚱한 투르로 한참 돌았습니다. 이날의 실수로 인해, 그 뒤로는 아이폰 오프라인 지도와 GPS를 활용하게 되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길을 찾아다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 걱정스럽게 만들던 비가 그치니, 해가 반짝이는 유럽의 거리는 걷기에 그저 딱 좋습니다. 장중하고 음울한 중부 유럽의 도시와 달리 마드리드는 강한 햇살과 파란 하늘, 날렵한 건물들이 상쾌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아무튼, 지도보기..
마드리드까지는 정말 머나먼 길입니다. 이번 여행은 도하 경유입니다. 인천에서 도하까지 10시간, 세시간 경유 후 다시 약 여덟시간을 비행합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커서 걱정은 덜 합니다. 그리고 중동노선 덕도 많이 봤습니다. 두바이나 도하 등 중동 노선은 자정 근처에 출발지요. 그래서, 출발 전에 좀 피곤하긴 하지만, 비행기 타면 숙면을 취하기 쉽습니다. 저도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자는 편인데, 한주의 끝인 금요일이라 피로도도 심했고, 시간대도 적당하여 다섯시간이나 푹 잘 수 있었습니다. 항공사를 택한 이유도 그랬지만, 카타르 항공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기내 시설도 좋고 음식도 훌륭합니다. 돈많은 카타르답습니다. 오히려, 기내 개인용 AV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아이들이 영화보고 게임한다고 잠을 ..
휴가 복귀 후 이틀 만에 다시 떠난 출장. 오사카는 많이 가까웠다. 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일행과 이자카야에서 간단히 요기 겸 술 한잔. 속이 허한 탓인지, 일본 소주가 독한 탓인지 취기가 올라 그냥 자기엔 보대꼈다. 11시 넘어 숙소 근처를 산책. 낮에도 조용한 일본의 도시는, 밤에는 더 조용히 요동치고 있었다. 끼를 주체 못하는 남녀학생들은 그들대로, 정을 주체못하는 연인들은 또 그들 대로. 숙연히, 그러나 은밀히 일탈을 꿈꾸고 있었다. 밤의 오사카는 쓸쓸해 보였다. 어찌보면, 아무나 친구고 수다가 숙명인 시끌벅적한 스페인과 바로 대비되는 일본. 물가도 비싼데, 해외로 해외로 나가는 일본의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정갈하고 숙연하지만, 콘크리트로 꽉 조여진 그들의 도시에서라면 즐기기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