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서 '우연히 안 친구' 개념을 통해 클러스터간 연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오늘 시작 전 몇가지 간단히 개념 정의를 합니다.

클러스터는 노드 (블로거)간의 임의적 연결이 하나의 뭉침현상을 보이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의 가상적 폐쇄성을 갖는 모임일 뿐입니다. 플랫폼 별 뭉침이기도 하고, 정서그룹간 뭉침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노드들의 모임이 의미있는 모습을 띄고, 따라서 그 모임에 참여할 때 가치가 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이는 참여가 참여를 조장하는 양의 되먹임 (positive feedback)상태입니다. 또는 나의 참여가 네트워크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릅니다.

클러스터가 유의미한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주요 요소중 하나가 클러스터간 연결이고, 전 포스팅에서 표현한 '우연히 알게된 친구'입니다. 우연적 요소에 방점이 있지 않고, 집단외 연결이라는 임의성에 의미를 둡니다.

며칠전 '애서가의 만담' 릴레이를 했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재미로 했는데, 그 후의 전개과정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니 의미심장한 관찰을 합니다.

'애서가의 만담' 규칙
1. 사진
 집에 있는 책을 세 권이상 엮어서 문장을 만들고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려주세요.
2. 문장
 2/3는 직접 읽으신 책이어야 합니다.
3. 다음 주자
 책을 사랑하는 두 분에게 릴레이를 넘겨주세요.
4. 유통기한
 이 릴레이는 2008년 첫눈 오는날 종료됩니다.

제 규칙상 두명에게 릴레이를 넘깁니다. 하지만, 자발적 동참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 관계를 그려봤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관찰이 있습니다.

Remarks
  • 네모 박스는 태터계열 블로거
  • 눈모양은 이글루스 블로거
  • 검정 글씨와 실선은 지명 릴레이 (designated relay)
  • 오렌지 글씨와 점선은 자원 릴레이 (volunteered relay)
  1. 상단의 제 릴레이 이후를 보면, 신뢰관계가 구축된 블로거에게 릴레이를 넘겼습니다. (산나님, 승환님)
  2. 오래 사귄 안전한 관계에 넘기지만, 여러 사정으로 일분는 릴레이를 받고 일부는 자연 소멸합니다. (릴레이 업계 전문용어로 씹어먹는다고 합니다. ^^;)
  3. 6인 지명에 4인 미션 클리어로 67%의 성공률입니다. (당그니님 막판 동참 전엔 50%였음 ^^)
  4. 아무튼, 엘윙님, 승환님의 후속이 소멸하면서, 릴레이는 이쯤에서 실패로 판명됩니다. (종료 시점인 첫눈 이전 소강상태)
  5. 그러나, 여기에서 의외의 임의 연결 (edge)이 나타납니다.
  6. 토마토새댁님입니다. 재미있다고 냉큼 자발적으로 받아가셨습니다.
  7. 활기넘치는 에너자이저인 토댁님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감정밀도가 높은 블로거 클러스터에 속해 있습니다.
  8. (편의상 칭하길) 토댁님 클러스터는 늘보맘님을 필두로 모두 지명 아닌 자원이라는 진기록을 보였습니다.
  9. 인상깊게도 새댁, 맘 등의 정체성 강조형 닉네임이 많으시지요. ^^
  10. 이와 별개로, 토댁님의 미탄님 지명 이후는 6연속 50% 성공률을 보이며 최장 기록을 이어갑니다.
  11. 토댁님이 클러스터간 연결노드였습니다.
  12. 저-산나님-엘윙님-승환님 등의 뭉침과 전혀 다른 스페이스 상에 밀도 있는 뭉침을 연결해 주셨습니다.
  13. 그 다음 또 재미난 일이 생겼습니다.
  14. 파스텔 윈드님이 다시 자원으로 덜컥 받아 가셨습니다.
  15. 그리고 파스텔 윈드님은 친 이글루스계의 연결자였습니다.
  16. Raylene님과 하느니삽님 이후로 이글루스 블로거님들의 폭발적인 자원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17. 앞의 토댁님 클러스터와 유사한 양상입니다.
  18. 이러한 자발적 동참은 감정밀도 높은 클러스터의 친화력 특질로 판단됩니다.
  19. 처음 릴레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몰랐지만, 시발점이된 Clio님이 이글루스 블로거이신지라 이글루스에서는 이미 한번 유행했던 릴레이라 합니다. '책정리'라는 이름으로. 반면 태터 계열에선 꽤 새로운 놀이로 받아들여집니다.
  20. 중간에 토댁님에서 젊은영님까지는 몇다리의 클러스터 건넘이 있었습니다.
  21. 그만님, 꼬날님, 젊은영님이 속해 있는 태터앤미디어는 제가 속한 그룹이기도 하군요. ^^;;
  22. 결국, 돌고돌아 제자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모든 블로거에겐 친한 블로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한 블로거들은 정규적으로 분포하지 않고 뭉침현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중 클러스터간 연결하는 블로거 분들이 계십니다. 그 링크를 타고 블로고스피어는 연결이 연결을 낳습니다. 이 사실은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경험적으로 감지하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릴레이의 흐름을 그려보면서 블로그 연결관계와 사회적 의미를 실증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복잡계에서 누누히 말하는 창발성이 이런겁니다. 처음 릴레이 설계 단계에서 생각했던 규모와 지속성(duration) 참여도 예상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중국 나비의 날개짓이 캘리포니아의 돌풍이 됩니다. 클러스터가 서로 연결되어 또 다른 의미를 낳고, 더 큰 가치를 낳습니다. 그래서 이글루서는 이글루서대로 태터러는 태터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미즈는 미즈대로 문화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애서가의 만담 놀이가 풍성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저 개인적으로 얻은 최대 성과는 이겁니다. 재기 넘치며 책을 사랑하는 많은 블로거를 동시다발적으로 소개받은 점이지요. 제가 릴레이를 하지 않았으면 어느 세월에 연결되고 소통했을까 싶은 귀한 블로거님들입니다.
멋진 만담 진심으로 즐겼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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