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번 주례를 부탁 받았지만 신중히 생각해서 거절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또 다시 주례를 부탁 받았네요. 이번 경우는 제가 직접 데리고 있던 친구라서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자친구가 없던 작년부터 미리 주례를 서달라고 암시를 넣었던 터였는데, 사실 전 그 친구가 좀 오래 있다가 결혼할 줄 알았습니다. 뭐 불과 반년만에 득달같이 결혼할줄은 몰랐지요.


몇주 전에 예비 신랑 신부 만나서 식사하며 두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잘 어울리는 배필 같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어제 주례를 서게 되었네요.


몇가지 단상

-주례가 너무 젊으니 좀 황당한 상황이라, 아예 소통의 메신저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하객의 축하와 당부를 전해주고, 반대로 신랑신부의 사랑 이야기를 하객에게 전해주는 구조.


-한 십분 정도 짧은 분량으로 편하게 갔는데, 남녀노소의 수많은 하객이 단 한분도 한 눈 안팔고 집중을 해주셔서 정말 고맙고 흥겹게 진행을 했습니다.


-몇가지 군데 군데 넣어둔 유머 코드가 다 살아서 정말 다행. 만일 안 터지면 급랭해지는 분위기와 어색한 진행. -_-;;;


-내용은 다 숙지를 했지만 스크립트를 보조로 깔고 가는게 안전한데, 문제는 주례의 흰장갑을 낀 채로 아이패드의 파워포인트가 넘어가지 않는다는 사실. 직전에 깨닫고 식은땀을 흘리며 슬그머니 장갑을 벗고 진행했네요.


-대중 커뮤니케이션 진행의 또 다른 사례와 체험의 자리였습니다.


-신랑의 부탁 술자리, 신랑 신부 인터뷰, 스크립트 가다듬는 시간, 사전 준비 등등 시간이 숱하게 깨지고 신경도 만만찮게 쓰이는게 주례더군요. 당분간 주례는 안 서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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