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B형 남자 신드롬을 필두로 혈액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제가 피를 주고 받기에 꼭 필요한 만큼의 지식인 제 혈액형만 기억할뿐 혈액형에 관한 속설을 다 기억도 못합니다만 이번에 "B형 남자"란 노래를 계기로 언론에 나오는 기사들을 보니까 B형 남자가 다혈질이고 바람둥이라고 하더군요. -_-

대부분 혈액형에 대한 호기심 수준의 stereotyping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요즘엔 이슈가 된 김에 '진짜 그런거 아니냐?', '나도 그런 경험있다' 내지는 '내가 뭐 그렇단 말이냐' 등등 갑론을박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인터넷의 보급률이 높아 대인 커뮤니케이션이 극도로 활발해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상황인 듯도 싶습니다.

인터넷을 잠시 찾아보니,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짓는 것은 예전 나치시대에 독일의 정치우생학에서 시초가 되었고 그것이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까지 전파되었다는 설이 있더군요.
사실 인간을 12가지 띠나 12가지 별자리로 운명을 나누는 것과 똑같이 (제 관점에서는) 덜 합리적인 분류이지만, 성격이 피와 연관되었고 (다혈질, 냉혈한) 그 피의 성격을 보아 인간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우긴다면야 그러려니 하지요.

그러나, CEO 조사결과를 놓고 B형 남자가 CEO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가십성 호기심을 넘어서게 되더군요. 경영정보지인 ‘월간 CEO’의 2003년 6월 조사에 의하면 93명 CEO 조사결과 B형이 조사대상 93명 중 36명으로 38.7%를 점유하여 한국인 평균인 30.1%를 8.6% 초과하니 CEO에 과격한 B형 남자가 더 잘 맞지 않는가 하는 기사입니다.
(나머지 혈액형은 A형이 평균보다 좀 낮고 비슷한 편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간단히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_-
통계적으로 모비율의 검정을 하면 통계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z = (p1- p2)/sqrt(p1*q1/n1 + p2*q2/n2)
위 식에 앞의 숫자와 대한민국 국민수 4700만명을 대입하고, 분산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계로 등분산 가정을 하면
z = 1.70이 나옵니다.
이것은 95.6%에 해당하는 값인데, 그 의미를 잘 보면 신뢰도 5% 양측검정이면 1.70 < 1.96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있을 수 있는 변이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 표본의 값이 작아서 38%지만 30%와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고, 주어진 샘플 집단은 특이한 샘플이 아니라 무작위로 뽑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결국 B형 남자분께는 미안하지만 특별히 B형이 CEO에 더 잘맞는다고는 위의 데이타로 증명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골치 아픈 통계이야기를 차치하고도 왜 혈액형이 성격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믿어질까요?
그 해답은 심리학의 바넘효과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넘 효과는 모호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채택함으로 주어진 단편적 정보에서 믿고 싶은 시나리오를 추려내는 심리적 기제를 말합니다. 그 수많은 점성술, 성격분석 정보를 보고 '이건 정말 내 이야기다. 신기하게 잘맞네'라고 하는 이유는 종종 문장내에서 상반되고 모호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정보를 주면 알아서 자기 이야기로 소화를 해서 잘 맞는다고 믿게 되기 때문입니다.
혈액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문득 'B형 남자는 터프하다' 이런 명제를 받으면 주변에 둘러봐서 거기에 맞는 실제 사례를 발굴하고는 그 말이 맞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예외는 신기하게 잘 잊어버립니다.

만일 이러한 현상이 더 진전되어 사회적으로 상식이 된다면, '피그말리온 효과'가 작동하여 '나는 B형이니까 좀 괄괄해야해'라는 자기 암시가 되며 점점더 이런 현상이 고착화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전 혈액형에 전문가가 아니므로 얼마나 이런 혈액형 stereotyping이 고착화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혈액형은 재미로 보는 이상이 되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

참고로 전 B형 아닙니다. ^^;;;;
  1. 無念無想 2004.11.01 23:06

    지금까지 살면서 B형이 성격 안좋다는 말 마니 듣고 살았는데;;<br />
    전 뭐 B형은 아니지만 ㅋㅋㅋ 근데 뭐 혈액형따위로는 사람의 됨됨이나 그릇;<br />
    성격;; 인간성 등을 판단하긴 어렵겠죵? ㅋㅋㅋ
    <!-- <zogNick><A HREF=&#039;http://dark24.com/blog/&#039; title=&#039;http://dark24.com/blog/&#039; target=_blank >無念無想</A></zogNick> <zogURL>http://dark24.com/blog/</zogURL> -->

  2. 자수정™ 2004.11.02 00:20

    전 혈액형별 성격에 도저히 수긍할수없다는... ^^;;;<br />
    세상에 성격이 4종류뿐이라면 정말 살기 편하겠네요 에...그리고 실제로 혈액형에 자기 성격을 맞추는걸 꽤나 많이 봐왔기때문에 더 싫더라구요 <br />
    (이를테면 난 AB형이야 열라 특이한사람이라구! 난 정말 특이해 이런식 ^^;;)
    <!-- <zogNick><A HREF=&#039;http://amethyst.ivyro.net/blog/&#039; title=&#039;http://amethyst.ivyro.net/blog/&#039; target=_blank ><img border=0 alt=&#039;자수정™ &#039; border=&#039;0&#039; src=&#039;http://amethyst.ivyro.net/zboard/data/gallery/ami.gif&#039;></A></zogNick> <zogURL>http://amethyst.ivyro.net/blog/</zogURL> -->

  3. Inuit 2004.11.02 00:36

    無念無想 // <br />
    B형들 불쌍해요.<br />
    어찌보면 마이너리티의 비애랄까.<br />
    A형을 씹었어봐요. 듣는 사람중 반이 A형이면 공감을 형성 못하겠지요? ^^<br />
    <br />
    <br />
    자수정™ // <br />
    그런 말도 있지요.<br />
    ABO에 더해서 Rh를 넣으면 더 다양해지고 자세한 성격 분류가 가능할거라고.<br />
    그런데 이미 ABO에서 충분히 공감을 얻어서 안할뿐이라고.<br />
    혼자 믿는 것은 괜찮으나 남에게 강요하지 않아야겠지요. ^^

  4. 波灘 2004.11.02 01:15

    Karl Landsteiner는 자신의 발견이 이렇게 오용될 줄 몰랐을 텐데... 아마 지하에서 땅을 치고 있겠군...

  5. Inuit 2004.11.02 09:26

    波灘 // <br />
    Oh.. Welcome back. Did you get blogged?

  6. 닥터지현 2004.11.02 15:27

    아.... B 형인 사람은 할 말이 없네요... 여자는 아니겠죠? *^^*<!-- <homepage>http://www.drgoodback.com</homepage> -->

  7. Inuit 2004.11.02 19:17

    헉.. <br />
    B형 여성은 personal trait이 어떤지 잘 모릅니다.. -_-a<br />
    B형 남성이랑은 좀 다른가보죠? 별 말이 없는 걸 보니.. ^^<br />

  8. 만땅 2004.11.03 12:25

    난 B형. 그래서 더 좋다.

  9. Inuit 2004.11.03 12:48

    왜? ^^

  10. 엘윙 2004.11.03 13:13

    안녕하세용. 지현님 홈페이지를 타고 여기까지 왔네요.<br />
    혈액형에 관련된 설은 믿지 않으려고 하지만 관련 글은 흥미 진진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homepage>http://doky99.egloos.com</homepage> -->

  11. Inuit 2004.11.03 19:02

    반갑습니다. <br />
    저도 혈액형은 딱 재미로 볼 때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

  12. footoo.com - fire wa 2004.11.04 12:17

    <a href="http://footoo.com/tt/index.php?pl=34" target=_blank ><b>혈액형별 성격 분류에 관하여</b></a><BR/>

  13. awful 2004.11.04 12:18

    앗..트랙백이 리플로 붙는군요-_-;;<br />
    저도 전공에서 통계를 많이 배우는데..정말 저런 기사들 보면 어이 없습니다-_-;<!-- <homepage>http://footoo.com</homepage> -->

  14. Inuit 2004.11.04 19:41

    그렇지요.<br />
    적절한 호기심과 악의없는 지분거림까지가 딱 좋지요. ^^<br />

  15. 波灘 2004.11.04 22:33

    inuit //

    귀차니즘때문에 아직... 홈피 옮기는 것두 장난이 아니란 생각이... 차라리 새로 만들까 하는데...

    개인적으론 남들이 많이 하는 건 별로 구미가 땡기지 않아서 일반 홈피나 블로그 혹은 미니홈피 스타일보다는 불교의 "禪"을 방불케 하는 단순함(지금의 홈피도 그렇긴 하지만...)을 테마로 할까 고민 중임... 방명록 보드 하나만 달랑 띄울까??

  16. Inuit 2004.11.06 11:53

    글을 이제야 봤다.<br />
    새로 만드는데 낫겠다. 전에 있던 것은 몇백개 안되니 -_- 퍼다 나르고.. ^^<br />
    난 너의 심도 있는 글을 올리길 바래. 방명록에다 논설을 쓸려구??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