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 본문

Review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

Inuit 2023. 1. 7. 07:08

초대되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 모임은 뭔가 귀찮은게 많습니다. 드레스코드가 있거나, 집에서 무언가를 가져오거나,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오도록 미리 말씀드립니다

 

정시에 맞추는 분은, 아쉽지만 다음 모임으로 안내를 드립니다. 모두 같이 시작하는게 프로그램도 매끄럽고, 시간맞춰 참석한 사람의 선의를 보호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때론 사전에 알리지 않은 몇가지 장치를 동원해서 토크박스를 열지요.

모임의 규모가 크면, 대화를 촉진하는 게임과 미션을 많이 드립니다. 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고 마음이 열리도록 세심히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파할 무렵 행복한 기분으로 헤어집니다.

'이야기가 풍성해도 재미나구나.'

The art of gathering: How we meet & why ot matters

Priya Parker, 2018

 

모임을 많이 여는 편이라, 쓸만한 팁이 있을까 읽은 책입니다

솔직히 쓴책은 아닙니다. 서술은 장황하여 지루합니다. 또한 facilitator라는 저자 직업에서 나온 경험 이야기는 변변찮습니다. 그래도 총평하면 재미 있습니다.

 

책은 크게 세파트입니다.

모임의 설계와 기획, 모임의 진행, 모임의 마무리입니다. 이중 설계와 기획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모임의 범주는 목적이 아니라는 거죠. 동창모임, 회식, 번개.. 범주입니다. 목적은 그보다 뚜렷해야합니다. 목적이 뚜렷한데서 모임의 성패는 이미 갈립니다. 누구를 초대할지 초대하지 않을지, 어떤 장소에서 만날지, 장소의 밀도는 어떻게 세팅할지가 정해집니다. 만일 범주로 생각하면 목적은 펑퍼짐해집니다. 누가 와도 좋고 안와도 좋고, 심지어 오지 말았어야 사람이 마이크 잡고 모임을 주도하다 망쳐버리기도 하고.

 

그래서 호스트가 중요합니다. 책에선 회주라고 부르는  호스트는 조율과 진행에 있어 절대로 '민주적'이면 안된다고 잘라 말합니다. 'Dont be a chill host.'라고 말하죠. , 인원을 선정하고, 시간을 관장하며 흐름과 특이 상황을 세심히 제어하는게 호스트의 신성한 의무라고 이야기합니다. 회주를 맡았다는 참여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겠다는 무언의 약속이니까요.

 

모임의 진행에서는 세가지를 강조합니다. 마음을 적셔 오프닝을 하는 , 모임을 통해 진짜 모습(realness )을 서로 드러내게 하는 , 그리고 엔딩은 모임의 행복한 기억을 지니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게 만들기입니다.

 

이렇게 적어놓으니 매우 거창하고 구조적인 모임의 종합 매뉴얼 같지만 그보단 이야기 체계입니다. 크고 작은 모임에 적용가능합니다. 즉, '기왕 시간 쓰고 어렵게 여러 명 모인다면  시간 즐겁고 의미 깊게 하자. 거기엔 회주의 의식적 노력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자체로 아름다운 마법이 이뤄질 것이다.'가 주제입니다.

 

저는 자주 경험한 일이고 그래서 십분 공감합니다.  모임을 모임으로서 총괄해 보는 눈과 세세한 팁도 더러 얻었습니다.

 

Inuit Points ★★

책의 번역 제목은 좀 오버스럽습니다. 예술보다는 회합의 '기술' 정도 의미면 족합니다. 모임 자체를 예술로 만들자기보단, 모여서 생기는 화학적 심리반응을 관장하자는 내용이니까요.

 

솔직히 저자의 사례나 경험은 흥미롭지만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반면 책에 정리해 놓은 매우 다양한 모임의 사례는 자체로 훌륭한 참고가 됩니다. ' 저렇게 할수도 있구나,' 생각이 트이지요.  주었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난한 도전  (0) 2023.01.21
이익이란 무엇인가  (0) 2023.01.14
컨스피러시  (0) 2022.12.3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 2022.12.24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0) 202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