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유난한 도전 본문

Review

유난한 도전

Inuit 2023. 1. 21. 07:43

Inuit이라는 블로그 필명으로 알려진지 거의 20년이 다되어가네요.  리뷰를 오래 봐온 독자들은 아시지만 제가 질색하는 책이 부류가 있습니다.

  • 일본 실용서
  • 개인 또는 기업의 자서전
  • 성공한 xx의 공통점

일본 실용서는 뼈한덩이 넣고 들통 가득 우려내는 밍밍함이 싫습니다. 컴팩트하면 좋았을 글이 시간낭비로 변하니 아쉽습니다. 성공한 xx 공통점은 후견지명(hindsight bias) 때문에 싫어합니다. 재미는 있지만 쓸모는 없습니다. 실화 기반의 소설 정도로 생각하고 봅니다.

 

개인과  기업의 자서전은 필연적인 자기본위 편향(self-serving bias) 있어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치인, 셀렙 류의 대놓고 해대는 윤색도 있지만, 많은 경우 미필적 거짓말이 많습니다. 스스로는 진실이라 믿지만 낭만, 자기연민 또는 자기용서로 물들여진 어떤 이야기죠. 특정 개인이나 기업에 엄청난 관심과 흥미가 있지 않은 , 글줄 넘어의 진실을 추정해야 하는 백그라운드 프로세스가 피곤해서 가급적 손을 대지 않습니다.

 

이 책은 토스의 이야기고, 자서전 기준으로 걸렀 책인데, 친한 동생이 적극적으로 추천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2022, 정경화

 

내용은 지금까지의 토스 역사입니다.

이승건 대표가 치과 보건의 시절부터 꿈꾸던 창업, 그걸 위해 여덟번 정도 말아먹고 최종적으로 도착한 출발점이 간편 송금입니다. 겨우 IBK 펌뱅킹 열어서 시작한 송금은 우여곡절과 도전이 교번합니다. 결국, 인터넷 은행, 증권사 인가를 가까스로 받아내고,  LGU+ 사업부를 인수해 결제까지 서비스에 포괄하며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납니다. 나중엔 보험도 추가되고 타다를 인수하기도 하지요.

 

저는 토스 완전 처음 나왔을 때 이게 진짜 되나 궁금했습니다. 없던 IBK 통장까지 만들어가며 토스를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으니 책에 나온 서비스의 변곡점들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면의 분투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읽고나서 첫번째 드는 생각은 이겁니다.

토스가 쓰니 다르군.

일단 최대한 팩트에 기반하려 노력하고, 실체적 이야기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예컨대 지금 우리회사에서 일어나는 일 조차 한번에 다 보이지 않습니다. 지나간 일은 더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지요. 다소 어글리해보여도 과정을 적어보려는 노고가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완전 날것은 아니고, 정제하는 손질도 느껴집니다만 특별히 불편하 않았습니다.

 

둘째,

좋은 사례집이군

아직 한국 스타트업의 역사가 짧은지라 진정한 승천의 사례가 아직 적습니다. 있을 법한 사례들은 현재진행중이니 책으로 깊이 커버하는 일이 흔하지 않습니다. 책은 스케일 업(scale up)의 분투를 상세히 적어두었으니 좋은 참고가 됩니다. 예컨대 사일로와 DRI같은 독특한 문화를 이뤄가는데 있어 결론 이전에 어떤 우여곡절이 있을지를 적어 두었습니다. 명시적으로 적힌 내용도 좋고, 적히지 않은 이면의 일들을 가늠해 보는데서 배울점도 많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문화다.

결국 토스의 선택은 집요하게 문화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친 만족감, Wow 만드는걸 최우선 하는 조직만이 시장에 부합하며 조직상으로도 성장한다는 가설을 실증한 내용입니다. 규모와 육성이란 양과 질의 확보 문제의 한가지 해법을 제시했죠.

 

Inuit Points ★★

재미나게 읽었고 주변에 여러 사람 추천하고 사주기도 했습니다. 단, 교조적으로 받아들여선 안되고 하나의 거대한 실험결과로 여길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토스는 이걸 굳이 썼을까 생각해봅니다. 살벌하고 성장의 속도도 둔화된 지금, 다음을 바라보는 그들의 마음에서 해답을 상상해봅니다. 주었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경쟁전략은 무엇인가  (0) 2023.01.28
마인드셋  (0) 2023.01.24
이익이란 무엇인가  (0) 2023.01.14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  (0) 2023.01.07
컨스피러시  (0)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