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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Inuit 2023. 2. 18. 07:14

윤년 기준 366일, 날짜 별로 하나의 주제를 말하는 두꺼운 .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이죠.

두껍고 지루하며 답답하고 지겹습니다.

 

이런 책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같은 식으로 써진,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읽을 그랬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읽는게 아니라, 시작한 날짜부터 매일 해당 날짜의 글을 읽습니다. 오피스에 두고 점심 후 바로 읽는걸 루틴으로 했습니다. 출장이나 주말로 읽은 부분 되는대로 캐치업합니다. 하루에 두세개 정도만 읽어도 됩니다.

 

이렇게 달력을 따라가는 독서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 우선 짧은 분량을 읽으니 행위의 허들이 작습니다. 잊지만 않는다면 빼먹지 않습니다.
  • 매일 반복되니 습관이 됩니다. 루틴이 되지요. 인생은 무엇인가를 읽을 때도 점심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밥먹고 인터넷 보든지 메일 체크 하는게 일상이었는데, 뭔가 업무 맥락에서 벗어난 쉼표를 갖고 싶었고, 톨스토이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며칠에 읽는 책과는 결이 다릅니다. 일곱 달 전에 읽은 내용이 정확히 기억 날리 없습니다. 글은 난분분 흩어져 연결 관계도 없고요. 통상의 책이 여행중 현지식을 먹고 오는거라면, 이런 달력 독서는 일상의 밥입니다. 매일의 작은 자양분이 되지만, 딱히 어떤 강렬한 기억으로 채워지진 않습니다. 느낌과 리듬이죠. 그러다 어느날은 위안이 되기도 하고, 치유가 되기도 하는. 

Daily laws: 366 Meditations on Power, Mastery, Strategy and Human Nature

Robert Greene, 2021

 

책도 두가지 이유로 읽었습니다.

하나는 로버트 그린이니까, 둘째는 게다가 달력 편제니까.

 

그린씨는 '권력의 법칙'으로 유명해진 개의 베스트셀러를 대형 작가입니다. 방대한 내용을 솜씨 좋게 풀어냅니다.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계열보다는, 전통의 레시피를 통합하고 재구성하거나 재해석하여 미슐랭 받는 쉐프에 가깝습니다. 어떤 전문적 학문이 아닌 고전을 들이파서 새롭게 읽을 만한 글을 뽑아내는 베스트셀러의 문법을 거의 처음으로 증명한 사람 같습니다. 요즘엔 많죠. 그의 수제자 라이언 홀리데이 포함해서 말입니다.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 읽었으니 의도치 않은 애독자네요. 그의 책에서 대단한 통찰을 바라지 않는다면, 꽤 공들여 심오한 내용들을 모아 유려한 문장으로 씨줄날줄 엮어두는게 매력있습니다. 중 제 제일 좋아하는 책은 전쟁의 기술이지만 권력의 법칙은 대담한 노골성에 높이 샀더랬습니다. 현대판 마키아벨리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죠.

 

이번 달력 독서도 좋았습니다. 작년 2월에 시작해 ,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도록 읽었습니다. 동안 여러 회사와 일하고, 다양한 조직의 빛과 그림자를 보고, 와중에 냉탕-온탕도 오갔지요. 투자를 하여 돈을 벌고 혹은 잃고, 아들은 군대 가고  굴곡도 많았습니다.

 

항상 하루 독서의 시작을 책으로 했습니다. 본 독서할 시간이 없어도 짬날 때 이 책만 잠시 펼쳐보는 리추얼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 내용이요?

인생의 내용이 두루두루 있어요. 개인적 수련, 멘토 받는 , 감정 다스리기, 권력을 다루거나 피하기, 유혹하고 설득하기, 고양된 자아로 나가기 등입니다. 그래서 글과 내 상황이 맞게 얻어 걸리면, 들어오는 깨달음이 있고,  안맞는 이야기는 그냥 수긍하게 되는 도덕책처럼 읽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의 종합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라 매일 일말의 기대를 갖고 읽을 있는것 같습니다.

 

Inuit Points ★★

읽을 무렵 고민을 했습니다. 글보다 책읽는 행위자체가 너무 좋아서, 1년 한바퀴 더 재독할 생각도 했습니다. 아마 같은 편제의 책을 찾지 않았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도 두번 안보는데 책을 두번 읽기는 설레일 같아 일단 마감했습니다. 후에 다시 들쳐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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