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 본문
생각보다 재미난데?
몸담고 있다보니,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깊이, 많이 생각도 했고, 살아가는 부분이기도 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생각 정리 겸 읽었는데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고 생각거리도 많았습니다.
The startup community way: Evolving an entrepreneurial ecosystem
Brad Feld, Ian Hathaway, 2020
이 책은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증보판입니다. 콜로라도 볼더 테제에 대한 설명이죠. 전 책은 읽지 않았고 볼더 테제만 요약본으로 알던 개념입니다. 볼더는 콜로라도 덴버의 위성도시 정도 됩니다. 캘리포니아의 혁신이나 동해안의 자본도 없는 외딴 도시가 스타트업의 중요 허브가 된 핵심교리가 볼더 테제(Boulder thesis)지요. 이게 세계적 의미가 큰 건, 시골 벽지라도 스타트업의 커뮤니티가 발원하고 자생할 수 있다는 산 증거가 되었으니까요.
볼더 테제는 다음 네가지입니다.
-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창업가가 리드해야한다
- 리더들은 장기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 커뮤니티는 포용적이어야 한다
- 커뮤니티는 전체를 아울러 활동적이어야 한다
여기의 핵심은 먼저주기(give first)입니다. 사회자본의 종자돈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번 판은 두개의 기둥이 눈에 띕니다. 고전적 볼더 테제의 한계와 시간 지난 후토크를 담은 보론이 하나고, 커뮤니티의 복잡계적 성격이 또 다른 기둥입니다.
보론은 창업가가 반드시 리딩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피더(생태계 참여자)도 리드 할 수 있다는 완화적 입장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더들의 대리인 문제를 염두하고 의심의 눈을 거두지는 못합니다. 결국은 창업가 위주로 가야한다는 견해이고, 다만 피더도 사사로움 없이 열심히 하면 괜찮다 정도입니다.
제가 제일 재미나게 읽었던 부분은 복잡계입니다. 커뮤니티란 필연적으로 복잡계적 성격을 지닙니다. 따라서 복잡적응계를 염두에 두고 생태계를 조성하면 성공확률이 높다는 취지입니다. 이게 제겐 큰 배움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작이 '우리가 이렇게 하니 되더라'는 귀납적 진리라면, 이번 판은 '커뮤니티의 속성상 이건 고려해야하지'라는 연역적 조감이 한층 더해진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해와 응용이 더 쉽지요.
예컨대 이렇습니다.
- 복잡계의 가치는 노드의 숫자 뿐 아니라 링크와 거기에 배태된 정보의 양이다.
- 자원보다 상호작용이 더 중요하다. 양보다는 밀도다.
- 복잡적응계란 두가지 의미다. 복잡은 상호작용, 적응은 교차학습이다.
복잡적응계의 이론으로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경험적으로 느꼈던 부분이 더 훤히 보입니다. 그래서 행동 규범이 중요하고, 먼저주기라는 미덕이 주는 새로운 의미를 깨닫습니다.
볼더 테제 또한 그렇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창업가 위주라는건 행동규범의 토대를 제공합니다. 장기적 헌신은 복잡계의 히스테리시스와 시간적 가치를 담보합니다. 포용은 노드의 숫자와 링크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액티브함은 링크와 링크에 배태되는 정보의 양과 질을 다 증진시킵니다.
즉 경험칙인 볼더 테제와 복잡계의 구조적 설명이 잘 맞아 떨어지면서 온전한 세계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전 그점이 재미나고 좋았습니다.
Inuit Points ★★★★☆
개인적으로 요즘 하는 일과 관련해 읽었고 여러 아이디어와 통찰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커뮤니티와 복잡계적 시스템의 특징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점도 좋았습니다.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 넷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