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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2023. 7. 1. 07:11

1️⃣ 한줄 

자먀찐이 독일 태어났다면, 그는 훨씬 유명했을 것

 

Inuit Points ★★☆☆☆

디스토피아 소설 3대장 중에서도, 효시로 여겨지는 책입니다. 없던 장르란걸 감안하면, 세계관이 이리도 온전해서 우선 놀랍고, 별로 유명하지 않아서 두번 놀랐습니다. 이야기 배경은 지금부터 십세기 쯤 후의 가상세계입니다. 세계는 '한국가' 통일되었고 모든 일이 수학적 정교함으로 완벽하게 유지됩니다. 그럼에도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체제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익숙한 이야기 같지만 이런 류의 최초란걸 감안하면 탁월한 상상력입니다. 다만, 글은 잘 안 읽혔습니다. 매우 오래 전 저술 한글 번역도 둔탁합니다. 대화가 길면 화자가 누구인지 알아먹기도 힘듭니다. 꾸역꾸역 읽었기 때문에 별은 줍니다만, 대단한 작품이란 생각은 듭니다. 요즘 감각을 바라는게 무리지만, 만일 간결하고 경쾌한 전개라면 넷은 줬을 세계관입니다.

 

🧑‍❤️‍👩  To whom it matters

  •  장르의 효시를 보는게 도움 되는 분

 

🎢 Stories Related 

  • 저자 예브게니 자먀찐은 볼셰비키 혁명에 참여했고, 소련 수립 이후 고리끼 등과 함께 중요 문인이 됨
  • 그러나 독재성향이 강해지는 조국을 보며 반체제 작가로 전향했고, '우리들'이 그 상징적 작품.
  • 디스토피아 3대장 중, 1984는 조지 오웰이 '우리들 영향을 받았다'고 긍정했고
  • 멋진 신세계의 올더스 헉슬리는 영향받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

We

Yevgeny Zamyatin, 1924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에서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현대를 작중에서 '고대'라고 부르는 구조입니다. 과학-독재적 미래 세계에서 지금을 평가한다는 구조지요. 해서 현대 사회를 독특한 필터로 있습니다.

- 지금은 모두가 '시간표'대로 효율적이며 행복하게 움직이면 되는데, '고대'에서는 모두가 제 맘대로 살았다니, 수백만을 서서히 죽이는 국가적 무책임이야
- 개개인의 사랑으로 새끼를 마음대로 싸지르다니, 정교한 매칭으로 질투도 없고 표준부성, 표준 모성의 현재는 얼마나 좋은가
- 고대엔 도둑놈처럼 자신을 숨기고 몰래 투표를 했다지. 선거결과를 모른채 우발적으로 결과를 맞이하다니. 미신적이거나 심지어 범죄적이지. 지금은 결과를 정확히 알고 투표하니 얼마나 안전한가
- 고대인은 24시간 내내 바다가 해안만 때리도록 방치했다니 얼마나 비효율인가

이런 식입니다. 고대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가' 정신 세계를 설명하면서, 지금 우리가 기정과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관념을 비틀어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조지 오웰은 책을 보고 경악하며 영감을 받아 25 1984 내죠. 정말 충격적이었을 합니다.

 

굳이 흠을 살피자면, 저항세력이 너무 비논리적이고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약세가 전제되어 있고, 동료의 포섭과정이나 감정의 발생 등 이벤트가 느슨하게 쌓여갑니다. 그럼에도, 전 마지막 결말을 애정합니다. 파괴적인 후대의 디스토피아 장르와는 달리, 말미에 온정을 두죠. 물론 '한국가' 워낙 강고해서 그 희망도 태풍 앞의 성냥개비 같지만요.

 

가다듬으면 영화에서도 사용할만한 재료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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