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김수영 전집 본문

Review

김수영 전집

Inuit 2023. 7. 29. 07:54

1️⃣ 한줄 

독한데 중독성, 신문지 냄새 같은 김수영, 내겐 한국 최고의 시인이다

 

Inuit Points ★★★★☆

시는 심상과 운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상하는 눈과 아름다움을 듣는 귀가 입력 기관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김수영의 시는 심장으로 읽게 됩니다. 피로 썼으니까요.

 

🧑‍❤️‍👩  To whom it matters

  • 투박하지만 펄떡펄떡 뛰는 한국 시의 초창기 모습을 느끼고 싶은
  • 시는 별로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 Stories Related 

  • 1921 김수영은 지주 집안 출신이지만, 후일 가난했고 추락을 깔고 읽으면 흥미로움
  • 한국전쟁 서울이 점령당하고 인민군에 끌려갔다 탈출, 다시 국군에 잡혀 거제포로수용소에 수용됨
  • 그의 죽음조차 극적인데, 문인들과 술자리 마치고 귀가하다 교통사고로 사망

김수영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앞머리 편을 읽을 때까진, 예전 글이라 투박하다 생각했습니다. 어느 새벽,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읽다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대체 이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글을 있지?

 

검색해보니 실제로 인민군에 잡혀갔다가 거제 수용소까지 끌려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에 심장이 쿵쿵 거렸죠.

 

생사가 창졸간에 갈리던 극심한 격변의 시대, 그리고 이어진 가난의 시절. 세상이 상처는 깊고도 아픈데, 그의 문장은 선비마냥 까랑까랑합니다.

 

특히 419 혁명 이후,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 권력과 그의 시종같은 언론을 향해 냅다 질러대는 소리는 시원하기보단 조마조마합니다.

 

탐미적 시라는 관점에서 보면 김수영 시는 매우 거칠고, 평범한 언어를 씁니다. 당시로는 이질적일 영어도 쉽사리 가져다 씁니다. 김수영의 매력은 언어적 맛이 아니라, 언어 뒤에 있는 강렬한 정신입니다.

 

요즘 시의 자기연민 감상, 질척대는 탐미주의, 강박적 수식어, 자아도취적 추상성에 저는 질려가고 있는데, 김수영의 시는 펄떡이는 생선을 만지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살아있음을 만져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만드는 기분이었습니다.

 

예전의 단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作胤, 능금, 지나인, 아메리카 타임지, 영사판

어떤 시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 들어 아릿했었습니다.

 

제겐 최고의 시인이 김수영, 이런 시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0) 2023.08.12
픽사 스토리텔링  (0) 2023.08.05
스카우트 마인드셋  (0) 2023.07.22
글루코스 혁명  (0) 2023.07.15
내일의 경제  (0) 2023.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