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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다섯번째 감각

Inuit 2023. 10. 3. 07:37

1️⃣ 한줄 

MVP(minimum viable product)로는 훌륭하다. 초기작이라 문장력이 아쉽다.

 

Inuit Points ★★★☆☆

깨발랄한 상상력을 뽐내는 국내 SF작가를 발견한 기쁨이 큽니다. 하지만 문장이 매우 둔탁합니다. 작가는 장치와 반전에 집중하고 글은 매끄럽게 쓰는 사람과 콜라보한다면 정말 대단한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쟁이는 많고, 창의쟁이는 항상 부족하니, 작가의 다른 작품은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줍니다.

 

❤️  To whom it matters 

  • SF 좋아하는
  • 요즘 왠지 모든 스토리가 밋밋해서 발칙한 이야기 구조가 땡기는

 

🎢 Stories Related 

  • 저자는 소설가가 되기 전엔 게임 개발팀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기획자로 활동했습니다
  • 그래서인지, 구조 짜기와 가상적 세계관에서 빼어난 면모를 보입니다.

김보영 2022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SF 매력은 두가지라 생각합니다. 하나는 기발한 장치로 자극되는 사유의 확장, 둘째는 기이한 세계관에서 외려 또렷이 보이는 인간적 모습이지요. 결국 카타르시스와 철학적 깨달음이 스파크 SF 장르적 매력을 발산합니다.

 

한국 SF 대표작가로 알려져 있다 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실린 작품은 그의 초기작이라 울퉁불퉁합니다. 하지만 그의 상상력과 반전은 놀랍습니다. 최소한 '우리나라 SF 이정도야?', 저는 놀랐습니다.

 

책의 열가지 단편 제가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다섯 번째 감각'입니다. 5 청각이 없는 세상을 꾸밉니다. 극소수가 청각을 갖고 있다면 어떨까요? 마치 우리가 육감에 놀라듯 청각은 초능력으로 여겨지겠죠. 밖에 발자국 소리를 듣고 사람이 온걸 미리 안다든지. 울음 소리를 듣고 벽너머 고양이가 있는걸 안다는 식이죠.

 

이렇게 청각 하나만 없다 쳐도 많은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언어적 표현도 좁아들고, 감각적 경험은 매우 제한됩니다. 얼굴을 봐야만 수화로 대화가 가능할테니까요. 그래서 이들의 초능력은 공포의 대상이 됩니다. 보통은 슈퍼 휴먼이나 미래를 아는 언어 처럼, 현재 우리가 안가진 능력 이야기가 많은데, 이미 알고 있는 능력이 없다는 상상은 예상을 전복하니 재미납니다.

 

다음 좋았던 스크립터입니다. 컴퓨터 게임안의 가상 공간에 인간이 플레이하는 캐릭터와 로봇 캐릭터가 서로 대화합니다. 뭐가 진짜고 뭐가 코드인지 모호합니다. 인공지능의 튜링테스트를 넘어, 신과 인간, 실존과 도덕 정말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기발한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움도 작품에서 극명해졌지요. 문장이 울퉁불퉁해서요.

 

사실 전편을 걸쳐 아쉬웠습니다. 반전의 장치나 세계관의 설정이라는 상부구조는 탁월합니다. 하지만 그걸 전달하는 문장은 기준엔 미흡합니다. 전개가 느리거나, 진전의 갈피를 못잡고, 인물의 대사는 어색해 학예회의 연기 같습니다. 드라마성을 강하게 문장적 장치가 분명 있을 같은데, 밑그림 그리듯 써진 문장들은 주제의식을 흐리거나, 반전이 뭉툭해지거나, 몰입없이 글과 유리된 스토리에 질질 끌려 갑니다. 같이 호흡하며 달리기 충분한 내용임에도 말입니다.

 

'스크립터' 그래요. 수많은 심상과 상징, 메타포를 꼼꼼히 엮어두면 세계적 작품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만 언급할게요. '거울애' 넷플릭스 시리즈를 만들 있을만한 재미난 상상입니다. 전개가 꺼끌거리고 클리셰가 많아 아쉬웠지만요. 그리고 '땅밑에' 심드렁하게 현실을 살짝 꼬아 만든 훌륭한 세계관입니다.

 

문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긴 했지만 제 눈엔 장점만 보입니다. 문장 쓰는 사람은 많되 이런 구조 만드는 사람은 희소하니까요. 김보영은 제가 앞으로도 주목할 작가가 되었습니다. 김동식 초단편 반전 강박만이 우리나라의 창의성 분출구일까 때때로 아쉬웠는데, 정도 길이에 정도 깊이의 이야기를 펼칠 있는 작가를 가져 지금 한국어 독자는 행복할거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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