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전국축제자랑 본문

Review

전국축제자랑

Inuit 2023. 9. 30. 07:13

1️⃣ 한줄 

그녀가 돌아왔다. 그도 돌아왔다. [영희-철이 크로스]

 

Inuit Points ★★★★☆

김혼비 한명도 감당하기 힘든 곱하기 둘이면 얼마나 재미날까. 물론 둘이 써서 나빠지는 책도 있지만, 지금까지 손꼽게 매끄러운 공동저작입니다. 어떤 문장을 누가 썼는지, 중요하지도 않고 의식되지 않습니다. 글의 상황에 빠져들 뿐입니다. 어딜 보고, 무엇을 먹었고, 어떤 느낌인지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넷줍니다.

 

🧑‍❤️‍👩  To whom it matters

  • 추석 연휴에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읽고 싶은
  • 타인과 공동으로 쓰시려는  
  • 색다른 지방 여행을 하고 싶은

 

🎢 Stories Related 

  • 김혼비 작가의 작품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국내 여자 축구의 대중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 그의 둘째작인 '아무튼 ' 현웃 터지게 웃긴데, 돌아서면 생각이 깊어지는 책입니다.
  • 박태하 작가의 데뷔작은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입니다.
  • 우호여축과 괜괜K리그에서도 느껴지겠지만, 두 분은 저랑 축구장에서 친해졌다는 믿지 못할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김혼비 박태하 2021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그녀

개인적으로 현존 최고의 에세이 작가라 생각하는 김혼비입니다. 책이 나오면 양가감정이 듭니다. 드디어.. 하지만 읽으면 다음 책까지 어찌 기다릴지 금단에 대한 두려움이지요.

 

김혼비 못지 않은 글맛을 자랑하는 박태하. '못지 않다' 작가 데뷔 순서에 기댄 남루하고 게으른 형용사입니다. 예리한 관찰력과 점잖음 속에 녹아 있는 지적인 풍자, 선을 넘지 않는 아재개그가 곳곳에 숨어있는 작가지요. 우리집에선 김혼비, 아들은 박태하를 애정하는 정도로 갈립니다.

 

그리고 그들

알만한 분은 알지만 김혼비-박태하는 부부입니다. 혼비님의 포복절도페이소스취향저격 '아무튼 ' 두분의 술먹다 만난 스토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부부가 공동으로 지은 책입니다.

 

전국의 유명하지 않은 로컬 축제를 다니며 체험을 적다니, 기획부터 팝콘각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커버도 열기 전에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분의 . 로컬 축제가 있는건 알지만 가보지 않아 상상만 하는 감성이 있습니다. 분이 쫀득한 글맛으로 양손펀치 조져대면 얼마나 웃길까.

 

실제로 저자는 알뜰히 전국축제를 들릅니다.

예산 의좋은형제 축제(농심 스폰서인가?), 영암 왕인문화제(왕인.. 들어본듯 한데), 영산포 홍어축제(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인다), 의령 의병제전(아 맞다 의령), 밀양아리랑축제(날좀보소 던가?), 음성 품바축제(품바는 무안 아닌감?), 강릉 단오제(왠지 들어본듯), 청주 젓가랑페스티벌(젓가락도 심상찮은데 페스티벌), 완주 와일드푸드축제(몬도가네?), 양양 연어축제(연어라 보면서도 머릿속엔 산천어가 그려짐), 보성 별교꼬막축제(츄릅), 산청 곶감축제(곶감?)

제목만 읊어도 심상치 않지요. 하지만 따라 작가따라 축제를 따라가면 평면적으로, 피상적으로 느꼈던 축제는 눈앞에 있듯 생생히 펼쳐집니다. 유쾌한 말투에 휘적휘적 장터를 따라가고 개막식에 뻘줌하게 서있고 식당에 앉아 있다보면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스며드는 정서.

 

애초에 K스피릿을 살펴보는게 목표였습니다. K-민족주의, K-자본주의, K-스펙타클에서 K-공부까지 수많은 K들이 나옵니다. 관주도로 뻣뻣하고 억지스럽고 오버스러운 행사도 있고, 의외로 편하고 적절하며 이런게 있었네 하는 축제도 있습니다. 가보기 전에 단어로 가늠한다는게 얼마나 쓸모없는 짓인지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리고 뜬금없이 툭툭 튀어나오는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에 같이 피식 웃게 되고, 어이없이 들이대는 '정순 정신'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연어축제같이 생명을 낭비하는 살풍경을 짓쳐 들어갈 같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느껴지는 많은 감정이 책의 진가를 대변합니다.

아 언제 지방 축제 한번 가봐야겠구나.
쇠락하는 지방이라는 동결건조한 단어 뒤의 저 생생하고 절절한 애환과 실존은 어쩌누.

 

강릉 단오제와 영산포 홍어축제가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생전 생각도 안해본 이벤트인데 말입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피니트 게임  (0) 2023.10.07
다섯번째 감각  (0) 2023.10.03
세컨드 브레인  (0) 2023.09.29
소란  (0) 2023.09.28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0) 2023.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