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필로소피

1️⃣ 한줄 평

스토아로 수 놓은 1년

 

♓ Inuit Points ★★★☆☆

365일 책이라해야 할까요. 매일, 날짜별 한 글씩 1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의 말들과 간단한 해설입니다. 이 부류의 책은 내용보단 형식이죠. 매일 해당날짜를 읽어 딱 1년 걸린 독서였습니다. 내용은 스토아 관련한거니 제겐 좋았습니다. 별 셋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매일 책 읽는 루틴을 지키고 싶은 분
• 스토아 철학에 관심 있는 분

🎢 Stories Related 

•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로버트 그린의 제자임을 자랑스럽게 프로필에 적는 사람입니다.
• 라이언 홀리데이의 전작은 '스토아 수업'입니다.
• 즉, 한번 정리해 둔 자료를 새롭게 울궈먹는 기술을 로버트 그린에게 배운 수제자인거죠.
• 반면, 울궈먹더라도 내용이 충실한게 이들의 장점입니다 예전 책 공장장 공 모씨랑은 다르죠.
• 이 책의 번역도 신기합니다. 의역을 넘어 초월번역입니다.
• 문장이 좋아 원문 찾아보면, 원문이 더 초라한 수준이에요.
• 역자가 자신의 내공을 더해 공동창작을 해버렸습니다.

The Daily Stoic

: 366 meditations on wisdom, perseverence, and the art of living

Ryan Holiday, 2016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짧은 내용이 적혀 있는 책은 벽돌입니다 양도 많고, 내용도 딱딱합니다. 스르륵 읽어나가기엔 사전같은 지루함이 있죠. 로버트 그린의 '오늘의 법칙'과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도 그랬어요.

 

전 이런 책은 처음부터 읽지 않고, 독서하는 날의 글만 딱 읽습니다. 혹시 놓치면 하루이틀치 따라잡되, 더 나가진 않습니다.

 

이건 장점이 있는데, 음악의 비트같이 삶의 리듬감을 줍니다. 하루의 맥락을 조율하죠. 혹은, 침대보를 정리하는 것과도 같아요. 그걸 한다고 당장 더 위생적이되거나 더 생산적이진 않지만, 매일 이불보를 개켜 정리하는 루틴에서 나오는 힘, 하루를 움켜쥐는 힘 처럼 말이죠.

 

책 자체는 함량이 미흡합니다. 로버트 그린의 '오늘의 법칙'은 글마다 타율이 높은 편인데, 이 책은 '아 이거 정말 좋다' 싶게, 마음 때린 타율이 낮습니다.

 

두가지 이유인데요. 하나는 그린에 비해 할리데이의 내공이 부족해, 인용 이후 덧댄 작가의 통찰이 펑퍼짐 합니다. 그나마 잘 쓴 몇 개는 저자보단 번역자가 덧칠해둔거고요.

함량이 모자란 다른 이유는 스토아 학자의 말을 재료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재료가 원래 부족해요. 고대 학파니, 스토아의 자료가 현재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아우렐리우스, 세네카 등이 저술이 있고, 다른 스토아학자는 기타 철학자의 인용을 뒤져야합니다. 그러다보니 저술 편향도 큽니다. 365개를 인용해야하니 글 남긴 사람이 대부분의 인용을 차지합니다. 느낌상 반은 아우렐리우스 느낌. 그러니 인용 글귀만 다르지, 지향하는 점이 유사해서 중언부언 느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루 하나라는 속도 제어 독서는 다른 효용이 있습니다. 1년간 책을 읽으며 전 좋았습니다. 스토아를 좀 더 삶에 들여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게 와 닿은 큰 틀은 이래요.

• 겸허해져라
  • 우주는 변하는것이다. 인생은 의견일 뿐이다.
  • 복수는 내지 않을 때 최상인 요리다. 
  • 희망을 버리면, 두려움도 멈춘다
• 인내하고 견뎌라
  • 강한 영혼이 행운보다 낫다
  • 불운을 겪어보지 못한게 최고의 불운이다
  • 침착한 마음으로 시험을 견디는건, 불운에게서 힘과 무게를 강탈하는 것이다
• 삶에 중요한 것
  • 너를 곤란케 하는 것은, 어떤 사물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 화내지 말고, 해야할 일을 하라
  • 정의, 자제, 용기, 자유
  •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스토아는 수련이고 실천입니다. 전에 '스토아 수업'을 읽었을때도 좋았지만 읽을 때 뿐입니다. 기억이 희미해지며 교훈도 스러져갔습니다. 하지만 날짜 별로 읽으며 조금씩 채우고 제 마음을 물들이니, 훨씬 더 스토아적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책의 효험을 봤습니다. 제가 평생 어려워하던 개념인 amor fati를 조금 더 받아들이기 쉬워지기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