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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가을의 끝자락, 바스락거리며 시들어가는 햇볕이 좋은 날 집에 있기 싫어 바람 쐬러 나섰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먹으러 영종도에 갔지요. 바다를 건널 때는 낮안개가 좀 더 짙어 신비로운 느낌마저 듭니다. 항상 그렇지만, 싱싱한 조개는 날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다문 입 열 정도만 살살 익혀 후루룩 먹었습니다. 팡팡 튀는 껍질 탓에, 익자 마자 허겁지겁 먹다보니 정신없이 식사를 마쳤습니다. 점잖지는 못한 식사지만, 배불리 먹어도 부담없는 해산물에 흡족할 따름입니다. 조개칼국수를 빼놓을 수 없지요. '선수'들은 딱 칼국수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비웁니다. 그만큼 조개가 많이 들어 있지요. 어찌보면 조개탕에 국수사리 넣었다고 보는게 옳을지도 모릅니다. 부른 배도 꺼뜨릴겸, 연륙교로 섬을 건너 잠진도에..
마드리드에서 수 많은 재미가 있었지만, 단 한 가지 기억만 남기라면 주저없이 고를 여정이 톨레도(Toledo) 관광입니다. 물론 톨레도는 마드리드 이외에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빠른 기차로 30분 거리라서 마드리드가 접근성이 가장 좋습니다. 톨레도는 우리로 치면 경주에 해당하는 도시입니다. 스페인의 이전 수도입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 쌓인 천연의 요새인 탓에 그 군사적 가치가 컸고, 로마시대부터 유명세를 떨쳤던 톨레도입니다. 로마가 공략할 때 하도 항복을 하지 않아, 인내가 대단하다 하여 톨레툼(Toletum)이라 부른데서 알 수 있듯, 그 지정학적 의미와 스페인 특유의 저항기질이 잘 나타난 도시지요. 서고트의 이베리아 정복 이후, 톨레도는 서고트 왕국의 수도로 출발했습니다. 그 이후, 이슬람의 이베리..
유럽 3대 미술관으로 불리우는 프라도 국립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토차(Atocha)역에 들러 내일 여행할 톨레도 기차표를 미리 사놓고 프라도로 이동했습니다. 미술관은 역에서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인데, 그만 지도를 잘못 봐서 엉뚱한 투르로 한참 돌았습니다. 이날의 실수로 인해, 그 뒤로는 아이폰 오프라인 지도와 GPS를 활용하게 되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길을 찾아다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 걱정스럽게 만들던 비가 그치니, 해가 반짝이는 유럽의 거리는 걷기에 그저 딱 좋습니다. 장중하고 음울한 중부 유럽의 도시와 달리 마드리드는 강한 햇살과 파란 하늘, 날렵한 건물들이 상쾌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아무튼, 지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