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400)
Inuit Blogged
베를린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vivid입니다. 통일된 독일의 수도로서 정치적 기능을 담당하면서, 유럽의 관광객 유치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IFA를 필두로 수많은 전시회와 베를린 영화제, 베를린 마라톤 등 다양한 행사가 손님 몰이에 한 몫을 합니다. 그러나, 큰 행사를 유치할 만한 베를린의 매력과 힘, 도시 전체를 떠받치는 하부구조가 그만큼 튼튼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IFA만 해도 그렇습니다. 약 23만명이 참관한 대규모 전시회입니다만, 제가 가본 전시회 중 가장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동선이며 곳곳의 식사시설은 대규모 인원이 효과적으로 전시회를 활용하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친 다리와 눈에 쉴 기회를 주는 중앙광장(Sommergarten)은 베를린 메세만의 장점입니..
며칠 전 일입니다. 딸이 성남시 주관의 학교대항 육상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모란종합운동장엘 가야했지요. 저 어렸을 때야 어린이의 생활반경이 넓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지요. 예를 들면, 저는 30분 넘는 거리도 걸어서 통학하고, '국민학교' 때도 시내 명동에 차 타고 다녀오고, 중학교는 집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다닐 정도였지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고등학교 아닌 이상 걸어서 10분 넘지 않는 곳에 학교가 있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교가 있는 경우도 흔한 편이지요. 그러다보니, 중학생 딸아이 모란구장 보내는 일도 여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버스타고 몇정거장 가서 모란역 내린 후 5분만 걸어가면 되는 길인데, 설명하면 할수록 아이는 미궁에..
비행기 타기전 약간의 여유. 절친은 오후 시간을 빼내어 프랑크프루트 인근을 보여줍니다. 오늘이 목적지는 뤼더스하임(Rüdesheim)입니다. 뤼더스하임의 특징이라면 두 가지, 라인강과 와인입니다. 그리고 그 둘이 만나 만든 유복하고 아름다운 마을이 소복히 내려앉아 있지요. 독일의 젖줄인 라인강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물살도 거셉니다. 라인강의 기적이라 칭해지는 이유로, 한강과 비견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은 완전 오산입니다. 거대한 화물선 여러대가 동시에 다닐 정도로 강의 폭과 깊이가 넉넉합니다. 취리히의 호수, 루체른의 호수가 흘러흘러, 프랑크푸르트를 지나는 마인강을 포함해 각지의 강물이 만나 라인 강을 이룹니다. 고대에는 라인강이 그 물이라는 생명 요소로 인구를 흥하게 했고, 현대에는 그 유량으로 물동..
상식은 뭘까요. 과학적 원리가 바로 상식은 아닐겁니다. 어쩌면 상식은 인류가 경험한 인과관계의 패턴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효용은 패턴화에 따른 인지적 에너지 세이빙이겠지요. 이러한 경우는 이렇게 되더라는 식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가끔가다 상식과 반하는 현상이 생기면, 눈을 확 잡아 끕니다. 정치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지요 강력한 중앙집권을 원하는 미국 민주당 어느 나라든지, 민주당은 지지기반이 서민이고, 자유와 권력의 견제를 숭상하지요. 그러나, 미국 민주당은 강력한 중앙집권을 지지합니다. 전에 글썼듯 전통적으로 미국의 민주당-공화당 이념 대립의 핵심은 중앙정부가 갖는 비중이기도 합니다. 보수를 대변하는 공화당은 지역기반의 유지들이므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크게하는 지방분권을 강하게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