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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지난 주말 아이들에게 강의한 내용입니다. 주말에 가족 행사가 있을 때를 빼고 8강에 거쳐 이제 겨우 도입부를 마쳤습니다. 아이가 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바로 안돼!라고도 하지 않고, 그래!라고도 하지 않은 이유는, 주식에 대해 도외시할 필요도 없지만 환상을 가지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하려고 긴 시간을 소요했네요. 즉, 투자와 투기를 혼돈하면 안된다는 점, 투자의 전제는 리스크에 대한 감내범위라는 점을 어렴풋이라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격(price)과 가치(value)의 차이를 배웠고, 기업가치의 본질과 형성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다소 따분한 수요-공급의 원리와 시장경제의 본질을 토론했습니다. 이제 겨우 도입부가 끝났으니, 이제는 간단한 재무제표와 기업분석의 초보적인 지표들..
올해 들어 블로그가 아주 뜸했지요. 설 연휴가 끼어 있기도 했지만, 나름 바빴습니다. 특히, 주말에 스페셜한 프로젝트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투여했기 때문입니다. Español 우선, 다리 다친 후 중단되었던 스페인어 학원을 1월부터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아직 걷기만 가능하고 불편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거동이 되니 재개를 했습니다. 더 쉬면 그간의 노력이 거품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Seoul Tour 연말, 가족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딸아이가 바라는 바를 말했습니다. "전 명동에 가보고 싶어요. 인사동도 가보고 싶고, 홍대도 어떤지 궁금해요.." "그래? 아빠가 다 보여주마." 아이가 장난 반, 진심 반 칠판에 적은 리스트를 사진으로 각인해 놓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마침 딸이 방..
xxx 고객님이시지요? (네) 네 저희 체크카드를 이용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네.) 그런데 저희가 보니까.. 최근 고객님이 사용실적이 없으셔서요.. 그동안 멀리하셨던 카드 사용해 보시라고 5천원짜리 쿠폰 두장을 고객님 댁으로 보내드리겠고요... (네.) 뿐만 아니라 주유시 할인혜택, 쇼핑시 적립금이 주어지는 신용카드를 발급해 드리려고 (신용카드요?) 네 고객님. (신용카드 필요 없는데요.) 딸각! 이건 뭐 듣기 테스트도 아니고, 처음에 멋모르고 네네 하다가 교묘히 이야기를 하다가 덜컥 신용카드 발급 동의를 하도록 만드는 현란한 텔레마케팅이네요. 그리고 내 뜻을 확인하자마자 인사도 없이 끊어버리는 극도의 효율성. ^^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공부를 시키고자 하는게 제 일관된 목표이자 그간의 행보입니다. 산업 경제, 논리학, 토론, 고전 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함께 해 왔습니다. 12월 들어서는 투자/경제를 가르치기 시작 했습니다. 몇달 전부터 아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며 투자해보고 싶다고 졸랐던 터였습니다. 사실 어린 아이들이 주식을 잘 못 맛들이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어 멈칫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이들 가르치던 몇가지 원칙을 생각해보니 미적거릴 이유가 없더군요.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1. 아이들을 아이라 생각하지 않고 어른처럼 공부할 수 있다고 믿는다. 2. 다행스럽게도 투자 관련한 부분은 내가 가장 많이 공부했고, 실무를 통해 잘 아는 분야이다. 3. 그리고, 함정이 많은 분야일수록..
* 수술 잘 마치고 어제 퇴원했습니다. ** 생살 찢고 뼈를 깎고 무른 뼈를 다듬는 수술이 어찌 가볍겠습니까만, 그래도 의사선생님의 '가벼운 수술'이란 말에 과대한 희망을 걸었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깬 후, 좀 괜찮겠다 싶어 화장실 가려 다리에 힘을 준 순간, 순수한 고통의 세계를 맛 봤습니다. 인어공주가 처음 다리 생기고 걸을 때 유리 위를 맨발로 걷는 고통에 비했던 동화가 순식간에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게 제법 현실성 있는 마법이구나.. 그리고 한 다리에 힘을 줘 딛지 못하는 한, 단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몸으로 배웠습니다. *** 원래 예정했던 연골성형술은 작게 살을 찢어 내시경을 넣어 시술할 예정이었습니다. 열고 보니 상태가 더 나빠 연골에 구멍을 뚫..
오늘 입원하여 수술을 합니다. 지난주 회사에서 운동을 하다가 무릎을 다쳤습니다. 자고 나면 나아지겠지 했지만, 새벽에 아파서 잠을 깼습니다. 아침에 검사나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더니 십자인대와 연골 파열이 의심된다고 정밀검사를 받잡니다. 이 무슨.. 내가 운동선수도 아니고 이름조차 현란한 부상을 입다니. MRI결과 연골 파열이 확인되어 신속히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관절내시경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빨리 아물고 예후가 좋을 것이라고는 하는데, 후유증이 남을까봐 걱정도 크네요. 아무튼, 올해 자전거는 더이상 못타게 되었습니다. 남은 시즌 아웃. ㅠㅜ
요즘, 아들이 철학적인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늘 명랑하던 아이가, 가을을 타는지, 사춘기가 된건지 삶이 단조롭다느니, 의미를 못 느끼겠다는 등 복잡한 속내를 비칩니다. 금요일부터 아들과 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늦게 퇴근하고 토요일은 지방에 결혼식 다녀오느라 하루종일 집을 비웠더랬지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러 나가려던 중 우연히 아이의 요즘 트윗을 봤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말수 적은 녀석이지만 그 속에서 미묘히 혼란스러운 기미를 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자전거 타려던 계획을 바꿔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잠에 취해 눈도 못 뜨는 아들, 살살 깨워 묻습니다. "아들! 아빠랑 자전거 탈래, 산에 갈래?" "우웅.. 산.." 아이 기준으로 새벽 댓바람인 일요일..
오피스 책상 위에 향수와 구강 스프레이(mouth freshener spray)를 놓아 두고 있습니다. 낮에 골똘히 생각을 하다가 입안이 텁텁하여 스프레이를 뿌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향수를 입에 넣고 뿌린거지요. 바로 물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까지 했는데 어찌나 향수 냄새가 오래 가는지. 기왕 먹은 거 품평을 하자면.. 맛은 살짝 달콤, 쌉싸름한데 향수답게 잔향이 오래갑니다. 그러나 공기가 아니라 비강을 타고 들어오는 아로마는 썩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아울러 페인트를 입에 머금고 있는듯한 풀바디 감이 특징이네요. (차라리, 바뀌어서 구강 스프레이를 손목에 뿌렸으면.. ㅠㅜ)
요즘, 스마트폰이 생활속에 들어오면서 더 이상 전화기는 하나의 기계가 아닙니다. 분신이기도 하고 감성이지요. 모든 데이터와 사회적 관계망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고가입니다. 만일 아이폰을 버스에 두고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제 실제로 그런일이 발생했습니다. 딸과 함께 스페인어 학원이 있는 강남역에 갔을 때입니다. 보통 수업 시간보다 일찍 가서 차한잔 마시면서 숙제 등을 합니다. 어제도 평소처럼 도착해서 커피 값을 치루는데 딸이 전화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차에 두고 내린 겁니다. 딸이 즐겨입는 바지 주머니가 헐렁해서 몇주 전에도 택시 안에 전화기가 빠졌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바로 조치가 가능했습니다. 콜택시라 전화번호를 알아 바로 기사분께 전화해서 뒷자리 전화를 챙겨주십사 부탁을 했..
저희집 독서교육은 그 사상체계도 굳건하지만, 매우 빡셉니다. ^^; 지난 겨울 30권 읽고 난 이후 다시 또 맞은 여름방학. 이번에도 탑쌓기에 도전했지요. 이번 독서 프로그램은 또 새로운 의미가 있습니다. 짧은 여름 방학에 휴가까지 다녀온지라 목표는 10권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책의 선정을 전적으로 아들이 했습니다. 아이와 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고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읽은 책 중 아이에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책을 이유를 설명하며 추천하는 형식이었지요. 이제는 아이도 많이 컸고, 스스로 고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못 고르는 실패도 경험이고, 생각보다 재미난 책을 고르는 기쁨도 교육이니까요. 물론, 주제가 편중되지 않도록 가이드는 주었습니다. 경제/경영, 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