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전통음식의 특징은 해산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아주 맞습니다.

 

포르투갈 여행 식당에서의 주의점은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자리 앉으면 빵과 버터, 올리브를 내오는데 이게 유료입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관광객 대상으로 사기치는 식당 말고, 처음 세팅된 거에 돈받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포르투갈은 이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이유가 있다고 해요. 해산물 요리가 주문 후에 요리를 시작해서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실제 주문해보니 최소 30 어떤데는 거의 한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입맛 다시며 빵과 올리브를 먹는게 현지인의 습성인데, 타국의 관광객과는 문화코드의 충돌이지요. 맛나게 먹고 계산해보니 별도 계산이 거의 10유로 추가되면 기분이 나빠지니까요저희가 집중적으로 애용하는 trip advisor에서 훌륭한 식당인데도 계산서보니 사기당했다고 별점 테러한 미국인들 봤어요.

 

자리 앉고나서 바로 빵을 내오면, 돈받냐 물어보거나 안먹겠다면 알겠다고 가져갑니다. 눈도 안흘겨요. ^^ 포르투갈 음식이 양이 많은 편이라, 먹고 인당 요리 하나씩 정도 시키면 먹기 힘들기도 합니다그런데 나오는것도 케바케 같아요. 관광객이 흔히 오는 곳은 국제화되어 미리 물어보거나 달라기 전에는 아예 줍니다. 그러나 저희처럼 현지인 많은 식당만 찾아다니면 알아두는게 도움 됩니다. 어떤 식당에선 우린 안주고 포르투갈 손님은 갖다 주던데 올리브가 너무 먹고 싶어서 따로 주문을 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먹어야 하는가.

 

일단은 대구와 정어리입니다. 대구는 국민음식으로 천가지 넘는 레시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김치처럼 집안마다 독특한 조리법이 있을 정도지요. 재미난건, 포르투갈에선 대구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구는 영국 인근 북해나 원해에서 잡아 옵니다. 해양국가 포르투갈에서 국민 식재료인 대구를 전량 수입한다는게 믿어져서 여러 문헌을 봤는데 정말 그래요.

 


역사적으로는 포르투갈의 얼치기 황금기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은 금과 향신료가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유럽 왕실 한때 가장 많은 금을 보유했다고도 하고요. 브라질과 동남아 식민지 덕입니다. 문제는 눈부신 성장의 시기에 넘쳐나는 국부를 국가 개발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귀족 문화가 매우 강한 포르투갈에서 대중을 위한 정치는 뒷전이고 귀족의 삶만 살핀게 문제입니다. 최소한 왕실이 자신들의 안위라도 장기적으로 근심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러지도 않았지요. 공짜로 재물이 마구 들어오다보니 오늘 온건 오늘 쓰고 내일은 내일의 배가 들어와 해결해줄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점을 카르발류, 폼발 후작은 우려했던거고요.

 

덕에 유럽에서 가장 문맹율이 높고 독실한 (이라고 쓰고 미신같이 믿는) 가톨릭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신으로 윽박지르면 통치하기도 쉽고, 실은 왕가도 맹신을 했어요. '미친왕' 아폰수 5세는 여섯살인가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 사제인 친척들 손에 키워졌다고 해요. 결국 자신과 포르투갈이 가톨릭을 구할수 있다고 믿고 계란으로 바위치는 전쟁에 나가 전략은 물론 교리와 전술도 없는 전쟁을 일으켰지요. 결국 젊은 왕이 후사도 없이 적진으로 무모하게 돌진하다 허무하게 죽고, 이후 포르투갈은 왕위계승전의 복마전으로 빠져들기도 했었지요.

 

이런 정황으로 당시 맛난 대구를 수입해 먹는게 산업적으로 경제적으로 대수가 아니었고 포르투갈 국민은 수입대구에 입맛이 길들여져 버린겁니다. 그래서 포르투갈 대구의 특징은 먼바다에서 가져오느라 아주 강한 염장이 상태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대구 조리법의 핵심은 염장된 간을 빼내어 대구의 맛을 다시 부드럽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심지어 냉장기술이 발전해 이상 강한 염장이 필요없는 현대에도, 냉장대구를 가져와 굳이 다시 염장해서 판다고 해요. 사람의 입맛은 합리로만은 설명이 안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반면 정어리는 포르투갈 바다 전역에서 잡힌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어리는 포르투갈 음식에서 대구처럼 왕의 지위는 아닐지라도, 동네 친구처럼 계절 메뉴를 메우는 친숙한 존재입니다. 실제로 이날도 알파마 골목을 지나는데 현지인들이 밖에서 정어리를 굽는데 냄새에 급속한 허기를 느껴 식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외에 포르투갈 음식의 특징은 쌀을 매우 많이 먹는다는 점입니다. 자기들 말이지만 유럽에서 인당 소비량 1등이 포르투갈이라고 하네요. 쌀이 많이 나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유명한 빠에야가 있다면, 포르투갈에는 해물밥, 아호스 마히스쿠(arroz de marisco) 있습니다. 빠에야가 사프란을 넣어 좀더 고급스럽고 고슬고슬한 맛이라면, 포르투갈 해물밥은 해물탕 마지막에 퐁당 넣고 졸여준 맛과 비슷합니다. 이탈리아의 리조또와도 다른 풍미에요. 매우 맛있고 서민적입니다. 저는 탄수화물 안먹겠다고 버티다가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맛에 쉴새없이 숟가락질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다소 곁다리지만 포르투갈 감자는 정말 맛납니다. 종자가 다른지 토양이 달라서인지 다른 감자와 사뭇 다릅니다. 먹으면 포슬포슬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삶은 감자는 쳐다도 안보는 제가, 앉은 자리에서 먹고 먹어 알이나 먹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배가 불러 디저트는 생략하더라도 커피 한잔은 해야죠. 포르투갈 커피는 매우 진합니다. 진한 풍미의 이탈리아보다도 한등급씩 진하다고 보면 됩니다. '커피' 주문하면 매우 진한 에스프레소가 나오고, '아메리카노' 시키면 이탈리아의 카페 정도 진한 녀석이 나옵니다. 물론 커피가 연료인 저에겐 맛만 있으면 상관 없습니다. 아무튼 맛이 상당히 좋으니 현지가면 묽게라도 드셔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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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클래식맨 2018.02.03 20:05 신고

    맛있겠네용 ㅎㅎ

둘째 날은 밝았고 제일 걱정이 되는 날입니다. 예보상 가능성이 높았는데 다행히 아침 예보에 비는 없습니다. 다만 종일 흐린 상태에서 해가 감질나게 나왔다 들어가는 날씨이고, 나가보니 실제 온도보다 춥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 원데이 교통카드를 사고, 트램을 탔습니다. 리스본의 트램은.. 정말 정서적입니다. 언덕을 오르내릴때는 샌프란시스코의 느낌과도 비슷하지만, 유럽의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을 헤집고 다닐때는 테마파크에 가깝습니다. 리스본 여행자들의 수호신 28 트램은 주요 관광지를 죄다 커버해서 유명한데, 페소아의 100년전 책에도 나오는것이 신기합니다. 어쩌면 도시로서 시간속에 박제된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덕에 수도의 산업적 기능에는 제약이 있었겠지만, 세월 견디고나니 세상 어디에도 없는 관광적 가치가 생긴점도 아이러니 합니다. 전통과 현대, 기능과 미학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안되는 도시입니다.

 


전망대에서 잠시 바다, 아니 구경을 했습니다. 리스본 항구에는 거대한 강이 흐릅니다. 지리를 모르고 가면 영락없는 바다인데, 실은 테주 (Rio Tejo)입니다. 영어로는 타구스(Tagu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이란걸 아는 저도 보면서 말할 바다라고 말실수를 계속 정도로 대단한 강폭을 자랑합니다. 리스본은 어마어마한 테주 덕에 천혜의 바다 도시가 되었습니다. 대형 선박이 쉽사리 들어올 있지만 바다의 폭풍은 피할 있는 내륙의 항구. 바다의 확장적 접근성과 내륙의 통합적 기반이 뒤섞이는 도시.

 


그로 인해 고대부터 힘센 이들은 리스본을 장악하려 노력했습니다. 십자군 전쟁 안되는 성과를 이룬 곳도 리스본 수복인데요. 폭풍으로 길잃은 십자군이 포르투에 입항했습니다. 그리고는 포르투 대주교의 설득으로 리스본 공성 중인 왕을 만납니다. 왕은 함께 성을 치자고 했고 십자군은 양아치 기질을 발휘해서 거절합니다. 결국 리스본 왕이 3일간 약탈의 권한을 준후에야 만족해서 공성에 참가합니다. 리스본을 무슬림에게서 수복했지만, 십자군이 동료 가톨릭의 도시를 탈탈 털어버린 흑역사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물리적으로 강물이 벌떡 일어선 적이 한번 있었는데, 리스본 대지진이었습니다. 처음에 건물이 무너져 사람들이 깔리고, 한시간 정도 후에 쓰나미가 오면서 강물이 도시를 덮쳐 2 피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부수고 씻어 내린후, 화재가 도시를 며칠간 불태웠습니다.

 

아무튼, 밀려드는 상념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조르주 성으로 갑니다.

성은 윤곽이 매우 아름답고, 바이샤 지구 왠만한데서는 항상 보이기 때문에 관광객이라면 위에 뭐가 있는지 필요도 없이 본능적으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성은언덕 고도에 걸맞는 엄청난 풍경을 자랑합니다. 딸램은 불과 리스본 3일차인 조르주 성에서 인생 최고의 도시로 랭킹을 바로 바꿨을 정도지요. 이날 바람이 매워 원하는만큼 충분히 머무르진 못하고 성을 내려왔습니다.

 

성문에서 내려 걷다 비센트 동상을 봅니다. 비센트는 리스본의 수호 성인입니다. 비센트가 리스본으로 복귀할 배가 길을 잃었는데 까마귀 떼가 길을 열어주었고, 두마리 까마귀가 끝까지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스본의 도시 문장도 배와 두마리 까마귀입니다. 비센트 수호성인은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수도사가 배나 까마귀랑 함께 있으면 비센트입니다.

 


이어서 구불구불한 골목에서 길을 찾으려 구글 맵에 나침반까지 켜고 방향을 찾습니다. 골목 골목이 자체로 볼거리지요. 노후해도 사연이 숨은듯해 아름답습니다. 특히 글을 못읽던 시절 집주인을 표시하던 관습으로 주인의 사진이 문패로 걸려있는건 매우 인상적입니다. 주인의 아름다웠던 시절이 상상이 갑니다. 현지말을 안다면 눈마주칠때 커피라도 한잔 청하고 싶은 정도.

 


시내가 넓지 않고 언덕이 가파른 편이라, 걷기에 익숙한 한국인 걸음으로는 '벌써 다왔어' 정도로 빠른 시간에 평지에 도착했습니다. 의도하고 간건 아닌데 알파마 지구로 내려오니 파두 박물관이 보입니다. 가기 전에 일단 주린 배를 채우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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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은 일곱개 언덕위에 세워진 도시라고 불리웁니다.

 

실은 로마가 일곱 언덕위의 도시로 유명한데, 리스본도 그렇답니다. 로마와 비교하자면 리스본은 훨씬 밀집된 상태란 점이 차이입니다. 모퉁이를 돌면 바로 가파른 언덕이 나오고, 오르락 내리락이 여느 도시보다 심한 편입니다. 지도상 봤을때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일지라도 언덕을 내려와서 다시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 경우에는 생각보다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스본의 주요 지구를 알아두는건 여행자로서 유용합니다. 일반 여행지는 의미상 구분이라면 리스본은 지리상 구별이기 때문입니다.

 

리스본의 기본이 되는 중심축은 바이샤(baixa)입니다. 호시우 역과 광장에서 꼬메르시우 광장까지 직선 도로와 이를 가로지르는 도로들로 이뤄진 지구입니다. 낮은 지대란 뜻인데, 언덕의 도시에선 귀한 평지라 예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드는 중심지역입니다. 서울로치면 종로 쯤이겠지요.

 

대항해시대, 타국의 유럽인들이 바이샤를 보며 경탄했던건 체스판 같은 도로, 반듯한 도로입니다. 요즘 같아서야 무슨 대수냐 싶지만, 중세 말기 유럽의 거점 국제도시 이런 레이아웃은 단연코 리스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탁월한 기능과 미학에 대가가 없었겠습니까. 천년수도에 미래지향적 도시계획이 가능했던 이유는 리스본 대지진 탓입니다. 저도 이번에 '운명의 ' 읽고서 소상히 알게되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독실한 카톨릭, 아니 이를 넘어 미신처럼 맹신하던 리스본에 진도 9짜리 지진이 닥쳤습니다. 1755 11 1, 위대한 도시는 하루아침에 평지가 되었습니다. 왕마저 멘붕에 빠져 손만 부들거리고 사고능력 제로일 , 수습을 권한게 '외무'대신 카르발류입니다.

"전하 수습을 하셔야지요."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잠시 생각

"죽은자는 묻어주고, 산자는 먹여야지요."

간단한 답에 왕은 카르발류를 무한지지하고 리스본 재건의 총책과 재상으로 임명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운빨 좋은 사내의 이야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카르발류는 갈수록 국력을 잃어가는 포르투갈을 안타까워 하던 선각자입니다. 출신은 시골 무명 귀족인데, 아버지를 따라 리스본에 와서 살다가 일찌감치 과학과 이성을 숭상하는 대역죄인 스터디 그룹의 신지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으로 그가 개명한게 포르투갈엔 축복이 되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지요. 그는 꾸준히 유럽 지식인과 교류하며 중상주의와 이성적 사고법을 수련하고 포르투갈 중흥의 기회만 노리던 차에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상황 고려하면, 죽은자는 묻고, 산자는 먹인다는 그의 답은 짧지만 생각은 깊은 겁니다. 죽은 자를 빨리 매장하지 않으면 전염병이 도는데 가톨릭의 의례를 존중하면 불가능 합니다. 산자를 먹이기 위해서는 치안가 식량 확보 및 다양한 행정적 통솔이 필요합니다. 카르발류는 그 짧은 시간에도 계엄에 준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하는 복잡한 조치를 시뮬레이션 했을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튼 졸지에 재상이된 카르발류는 전권을 가지고 일련의 특별법을 발동합니다. 가장 시급한 치안부터 잡습니다. 훔친자는 사형해서 잘 보이게 효수합니다. 치안이 잡히니 행정명령이 먹히기 시작하지요. 다음은 재건에 필요한 인력확보입니다. 하느님이 노했다고 기도만 하고, 리스본이 저주를 받았다고 도망가는 장정들에게 동원령을 내립니다. 재건의 인력을 확보한거죠. 다음 고정가격 강제매입과 징발 등으로 긴급식량을 확보하고, 특별세를 도입해 긴급 상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합니다. 듣고 보면 고개 뜨덕여지는 이야기지만, 도시가 평탄화되고 왕에서 백성까지 모든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나갔을 때 하나하나 순서대로 수술하듯 진행한건 행정가와 전략가의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일이라, 저는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리스본 재건 플랜. 런던 대화재 이후 탁월한 도시계획이 나왔지만 지주들과 이해관계로 실패하고 지금봐도 난개발의 런던이 사례를 통찰한 카르발류는 법과 여론조작, 요인 숙청  자기가 가진 권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끈기있게 리스본을 재건합니다. 마키아벨리즘으로 적도 많이 생기지만, 후세의 제가 봐도 카르발류 아니었으면 포르투갈은 동유럽과 다름없는 3 국가가 자명합니다. 동유럽 비하가 아니라 역사적 변곡점이 나라에 미치는 임팩트가 그러합니다.

 

아무튼 독재에 가깝게 리스본과 포르투갈의 정비안을 실행하여 리스본은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지진의 지독한 상처로 포르투갈은 이후 2류국가로 머무르게 되었지만, 당시 상황 고려하면 그나마 많이 건진거라 봅니다. 침몰하던 포르투갈 호의 경종이 되어 수습을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호시우 광장에서 북쪽으로 가면 폼발 동상이 있습니다. 바로 카르발류가 후에 작위를 받은게 폼발에서 후작 Marques de Pombal입니다. 바이샤를 폼발이 만든 거리라해서 폼발리나스라고도 합니다.

 

리스본 주요지역 한군데 소개가 길었네요. 나머지 여행객에게 중요한건 지구입니다. 바이샤의 서편 언덕인 바이후 알투(bairro alto), 동편의 알파마(alfama) 알면 됩니다.

 

바이후 알투는 우리로 치면 강남 정도 될까요. 젊은이들이 모여 놀고 깔끔한 새건물이 비교적 많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까몽이스 광장도 있습니다. 


반면 알파마는 삼청동이라 할까요. 리스본 재건계획이 닿지 않은 곳이라 예전 그대로 모습이 남아 있고, 오히려 관광객의 눈을 끕니다. 굽이굽이 미로같은 골목은 현지인도 잠깐 한눈 팔면 길을 잃는다는 곳이지요


드디어 리스본의 첫 여정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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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여정은 호까 (Cabo da Roca)입니다.


여긴 제가 무척 가보고 싶던 곳입니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품은 이스탄불도 봤지만, 징기스칸이 그토록 닿고자 했던 서쪽의 땅끝은 왠지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바로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이란 하나로 유명한 호까 곶입니다.

 

원래 유럽에서 유명한 포인트는 땅끝이라는 이름 그대로 피니스테레(Finisterre)입니다. 포르투갈 북쪽 스페인 땅인 갈리시아에 있지요. 유명한 까미노길의 종점 산띠아고 꼼뽀스뗄라 성당에서 서쪽으로 걸으면 나옵니다. 중세와 현대의 순례자들이 들르기도 했고,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도 시차를 두고 주인공들의 상황 전환이 이뤄지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발견의 시대 전에는 피니스테레가 세상의 한계점이었지요. 거기서 바다로 나가 끝까지 가면 물밖으로 떨어지거나 괴물들이 나와 항해자를 죽게 만든다는 신화적 안전한계선.

 

하지만, 지리학이 발전되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 근처에 진짜 서쪽이 있다는게 알려지고는 지리상 땅끝은 이젠 확실히 호까곶입니다. 까몽이스를 빌리면,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도다'라는 감성.

 

헤갈레이라 별장에서 호까 곶을 가려면, 신트라 패스로 버스를 타고 다시 신트라역에 가서 호까 가는 버스를 갈아 타야합니다. 시간이 세시가 넘어 버스를 두번 기다려 갈아타면 호까 곶에 가도 해가 떨어질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무어인의 , 페나 , 헤갈레이라 별장까지 모두 산을 헤집고 다닌 일정이라 첫날부터 체력도 상당히 소비한 터라, 우버를 불렀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포르투갈의 우버는 환상입니다. 가격도 착하고 차도 깨끗하고 기사님은 훌륭하고 모든게 좋았습니다. 중턱의 헤갈레이라에서 호까 곶까지 16km 되는 길을, 심지어 행정구역도 바뀌는 거리를, 14유로 정도에 가니 이래도 되나 싶었습니다.

 

호까 가며 이야기 나눈 기사님은 조지 클루니 같이 멋진 수염을 기른 분인데, 브라질에서 오래 살다가 왔다고 합니다. 기사님의 처가인 아마존 동네 그리고 슈하스까리아나 까이삐리냐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다 보니 순식간에 땅끝에 도착했지요. 재미난건 리스본에 돌아와 산지도 십수년인데, 양반 호까 곶을 오늘 처음 가본다고 합니다.

" 됐네요. 우리 내려주고 구경 하다 가요."

말없이 웃기만 하던 기사님은 진짜 그럴 작정으로 콜을 잡았는지, 주차를 하고 담배 한대 멋지게 피워 물고 해변으로 갔습니다.

 


드디어 마주한 대서양. 기분 탓인지 감흥이 다릅니다. 베니스의 아드리아해, 아테네에서 보던 에게해, 바르셀로나의 지중해와는 원래 규모가 다르지만, 하와이에서 사방이 물이었던 태평양도, 끝없이 햇살이 부서지던 캘리포니아의 태평양, cape cod DC, 마이애미에서 보던 해오르는 대서양과 느낌이 다릅니다.

 


땅끝이란 상징성에 대항해시대의 영광이 스러진 파두(fado) 같은 문화에 남아 서려 있는 , 몸이 날아갈듯 강한 바람 등이 묘하게 종말적 느낌마저 듭니다. 춥지만 않다면 점심 먹고 앉아서 해질때까지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평생 노동하신 할아버지의 굳은살 배겼으되 닿으면 온기가 전해지는 손을 잡은 기분이었습니다.

 

의미를 접어두면 호까 자체는 섬과 해안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풍경입니다. 등대가 있고 깔끔하게 정돈된 투어 라인이 있는 그런 장소. 여행 내내 놀랄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특히 호까 곶은 방금 관광버스로 한국 손님들을 쏟아 놔서, 제주 섭지코지에 있는 느낌과 같습니다. 그정도의 외국인과 정도의 한인들.

 


뒤집어 말하면 아직 중국인 단체 여행객에 오염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유럽 주요 관광지 아닐까 싶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호까 곶에서 일몰을 보려던게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름에도 한기를 느낀다는 곶의 바람이 너무 맵습니다. 우버를 타서 절약한 시간이 한시간 정도 되니, 원래 계획엔 있었으되 빠듯해서 포기했던 카스카이스에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대서양을 남면하고 있는 해안 마을입니다. 풍경이 아름다워 부자들의 별장 마을이라고도 하지요. 잠깐 봐서는 그런 사회경제적 의미는 모르겠고, 그냥 아름다워요. 상점이 늘어선 골목에 들어서면 심장까지 들어오는 깔사다(Calçada) 매혹.

 

포르투갈의 거리 미술 세가지라고 하면 세가지를 꼽습니다. 구석구석 꼼꼼히도 벽들을 점령한 그래피티, 색과 형태가 일품인 도자기 타일 아줄레주(azulejo) 그리고 공공 시설 만들라하니 예술을 해버린 깔사다.

 

저희 가족이 깔사다를 처음 본건 마카오였습니다. 광장에서 성당까지 물결치는 파도같은 무늬의 신선한 생경함이란. 기분이 좋은걸 넘어 유럽에 듯한 기분을 흠뻑 느꼈지요. 식당에서 세트로 끼워준 맛좋은 포르투갈 와인과 깔사다 깔린 광장이 포르투갈 여행을 은밀히 추진해온 의식속의 음모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호텔 주변에서도 깔사다를 봤겠지만 급히 이동 중이라 기억 없었는데, 여행객의 완보로 즈려 걷는다면 이야기는 완전 다릅니다. 단지 이름 모를 골목을, 광장을 걷는데 멋진 행사의 주인공이라도 기분입니다. 조금 수다 떨며 기다리면 뭔가 근사한 일이라도 벌어질 정황입니다. 공간이 지어내는 정서는 디자인의 공공재적 역할을 넘어 인본적 존재의미까지 되새기게 합니다.

 

깔사다는 실제로 돈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장인들이 전체 그림을 생각해서 그에 맞춰 색돌을 픽셀처럼 박아 넣고 모래를 뿌려 틈새를 메운 , 나머지는 행인의 몫으로 둡니다. 그래서 유명한 광장은 사람들의 발굽에 닳고 닳아 매끈해집니다. 돌과 돌의 점묘가 아니라 거대한 얼음판처럼 면발광을 합니다. 모습은 저희같은 포르투갈 초짜는 매번 놀라는데, 흡사 방금 비온 느낌입니다. 점포에 있다 나오면 바닥에 사물이 비춰 비가 왔었나 흠칫하면 마른 . 무척 아름답고 기분 좋고 걷는게 행복한 포르투갈의 깔사다입니다. 마카오 가보신분들은 느낌 아실듯.

 


해변과 바닷가 마을의 골목, 광장을 정신없이 걷다가 리스본으로 열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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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세트가 아니라고?

페나성(Palacio de Pana)은 여행 사진으로 볼때부터 아기자기한 미감으로 기대가 컸습니다. 허나 실제로 가보니, 초현실적이었습니다.

 


무어인의 성에서 버스로 정거장, 걸어도 15분거리지만 오르막입니다. 체력을 아껴야 하는 여행객은 신트라 패스로 버스를 타고, 여정이 넉넉하면 산길을 걸어도 좋습니다. 좁은 산길에 거의 꽉차는 버스는 구불구불 길을 잘도 가는데, 마지막 모퉁이를 돌면 눈앞에 튀어나오는 노란 성은 소리가 나옵니다.

 

페나성은 유명한 관광지라 무어성보다 줄이 몇배 깁니다. 하지만, 딸램의 사전조사로 무어성에서 통합 입장권을 샀기 때문에 우리는 안서고 바로 입장했습니다. 피같은 여행지에서의 시간을 최소 반시간 이상 아꼈고, 괜히 기분으로 흡족히 입장했습니다. 페나성은 정문에서 자그마한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데, 다리가 불편하면 3유로 정도하는 카트를 타도 됩니다. 우리는 내면 마음이 불편하니 신나게 걸어 갔습니다. 사실 포르투갈 정도 언덕은 한국사람에겐 귀엽습니다. 연일 다니는게 힘든거지.

 

신트라 마을에는 리스본 왕가가 더위를 피하던 여름궁전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트라 여행의 주요 목적이라 정도로 페나성이 유명하지요. 기암절벽위에 강렬한 원색의 성은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성은 페르디난트 왕이 부인에게 선물했다고 전해지는데, 부자의 왕놀이보다는 자체의 생김새가 눈을 잡고 놔주지 않습니다.

 


건물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슬람 양식과 고딕, 심지어 포르투갈 고유의 마누엘 양식까지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오랜 오욕의 세월을 견뎠다는 이야기고, 한발 물러서 보면 사실 건물이 욕볼일이 뭘까 싶기도 합니다. 거주하는 사람이 서로 이기고 바뀌었을 뿐이지.

 

아무튼 인생사진 건진다는 페나성에서 아이폰X 초상화 모드로 사진을 잔뜩 찍고 다음 장소로 향합니다.

 

 


멋진 점심을 먹고 싶었지만, 레스토랑 가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카페(Tasca보다 캐주얼해서 음료와 가벼운 빵을 파는 식당의 통칭)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산위에서 바람을 많이 맞아 뜨끈한 빠니니가 매우 반갑습니다.

 


다음은 헤갈레이라 별장(Quinta da Regaleira). 장소를 점지한 딸램은 어떤 곳인지 알고 갔지만 저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다가 가장 즐거웠던 곳입니다. 왕궁도 아니고 백만장자의 별장이 대수라고.. 생각했던 저는 짧았던 소견을 뉘우쳐야 했습니다.

 

정원의 여러가지 탑과 인공호수, 건물들도 아름답지만 이런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수도 없이 봤으니 넘어가고.. 별장에는 매우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3차원적이고 매립형이라 사진으로는 제대로 보여주기도 힘들어요.

 

일단 설명하면 언덕의 위에 작은 돌무더기가 있습니다


돌무더기 사이에 돌판으로 문이 있는데 문을 열면 동굴입구가 나옵니다. 그리로 바로 들어가도 되고 돌무더기에서 약간 내려오면 작고 평평한 운동장이 있는데 여기에도 비밀의 돌문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듯, 돌판인데 밀면 회전하면서 한명이 빠져나가도 다시 닫히는.

 


입구로 들어서면 밑으로 깊이 파인 원형 계단이 있습니다. 결국, 언덕속에 묻혀있는 탑인겁니다


탑을 따라 내려가다가 길이 아닌듯 어둠속으로 분기해서 수도 있습니다. 깜깜한 동굴을 믿음 하나로 걸어 밖으로 나가면 전체 언덕의 중턱으로 빠져 나옵니다. 광장과 분수도 있고요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고 중간이므로 다시 원형계단을 따라 탑의 끝까지  내려갑니다. 탑의 바닥에서는 손바닥만한 하늘이 멀리 보입니다


다시 원형 바닥에 어두컴컴 뚫린 구멍으로 몸을 낮추고 걸으면 미로 동굴이 나옵니다. 미로 동굴의 끝에는 폭포가 보입니다


폭포 넘어에 언덕 아랫자락인거죠. 언덕 속에 거대한 탑과 미로 동굴이 폭포와 숨은 돌문 속에 숨어 있는 구조입니다.

 

철학적으로는 탑의 최상층에서 아래로 가서 폭포로 나오는 과정이 죽음 이후의 환생 과정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매순간이 매우 기이하지만 가슴 설레이는 경험입니다. 어른을 위한 놀이터라고나 할까요. 헤갈레이라 별장은 브라질과의 커피무역으로 돈을 많이 아들이 만들었다고 하는데, 돈만 있다고 이런걸 쉽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니, 주인장의 세계관이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페나성과 헤갈레이라 별장, 정말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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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ibest 2018.02.02 08:57 신고

    열혈독자가 다음 포스팅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요.
    페나성 딱 내 스똬일~

  2. BlogIcon Inuit 2018.02.03 10:51 신고

    응 페나성 가서 너가 이거 보면 꽤 좋아하겠다 생각했었네. 근데 사실 헤갈리이라 가면 더 좋아할걸. 완전 인디아나 존스같은 느낌..

여행에 있어 계획은, 사전 정보의 정리본일 뿐이다

 

자유여행으로 수년간 가족여행을 하며 배운 점입니다. 장소와 시간까지 철저히 계획해봤자, 현지에 가면 모든게 달라집니다. 가족의 체력, 입맛, 날씨, 현지의 갖가지 돌발상황으로 계획이 어긋나기 일쑤지요. 특히 동선 짜서 식당 봐두는건 2~3년차에 관뒀습니다. 장소에서 배고파 식사할 확률은 희박하니까요.

 

아무튼 포르투갈의 첫날, 신트라에 가리라고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포르투갈 겨울 날씨는 한국보다 온화합니다. 여행 2주부터 모니터링 해보니 7도에서 17 사이에서 움직이네요. 늦가을 날씨 정도로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리스본이 유럽 부자들 겨울 휴양지로도 자주 활용되는 곳이란 점도 참고했고요.

 

그런데, 리스본 관련 글들을 읽어 가다 보니 느낌이 합니다. 대서양에 인접한 리스본과 포르투의 겨울은 그리 상냥하지 않은듯 합니다. 바다에 면한 탓인지 습해서 체감은 춥고, 기후상으로도 연중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가 겨울이라합니다.


 

해가 변수다

 

그래서 가급적 좋은 예쁜 곳을 가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첫날이 햇살 매우 좋은 날이란 점을 감안해 여행 순서를 완전히 바꿔, 교외의 신트라(Sintra)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로 치면, 서울 도착해서 바로 기차타고 경주 놀러간 셈입니다. 왜냐면 신트라는 딸램이 매우 기대를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가장 좋은 가고 싶었습니다.


 

우리 숙소가 시내 한복판이라 잠깐 걸어 호시우역에 갔습니다. 신트라 패스가 있어 당일 여행에 최적입니다. 리스본에서 신트라까지 가는 교외 기차와 신트라 지역 모든 버스가 당일 무제한입니다.

 

포르투갈은 스페인이 아니다 

신트라 가는 기차에서 메모한 내용입니다. 제가 오해했듯, 흔히 포르투갈은 스페인 문화의 부분집합으로 생각하지요. 말이 매우 유사하고, 떼어내면 지도에서 이가 빠져 보일 정도로 나라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역학관계로만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의 부분집합이라고 보는 정도로 심각한 오독이란 점을 포르투갈 역사를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부르고뉴에서 젊은 기사가 이베리아 왕국을 도와주고나서 공주와 결혼해 한명은 스페인, 한명은 포르투갈의 왕조를 것조차 출발선의 유사성이지 혈연적 연관성은 아닌거죠. 물론 60 정도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시기도 있지만, 바로 독립했습니다. 역사에 걸쳐 포르투갈은 대국 스페인이 병합하는게 매우 심각한 위협이었을 정도로 독립 상태를 내내 유지했고, 스페인 여러 왕국중 그냥 이탈한 나라는 아니란 점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까딸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안함을 전제하고) 까딸루냐는 스페인의 부분집합으로서 마드리드 정권이 철저히 억압하고 통제를 해온거고요. 심지어 포르투갈 독립도 까딸루냐 반란을 막는 혼란의 와중을 틈탔을 정도입니다. 까스띠야 정권은 포르투갈은 욕심 내지 말고 까딸루냐만 확실히 때려잡자고 결정했었지요.

 

아무튼, 신트라 가는 와중에 메모를 한건, 이런 역사를 상기해서 쓴게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적은겁니다. 풍경과 정서가 사뭇 달랐습니다. 지중해의 살랑이는 바람. 쨍하고 따끈한 햇살, 와글와글 웃음과 수다가 폭발하는 사람들 같은 스페인의 보들보들함과 차이가 컸습니다. 뭔가 풀먹인 옷감 같은 서늘한 느낌. 그러나 살에 닿으면 이내 따스해지는 느낌이 첫째 차이면, 펼쳐지는 풍광은 그냥 달랐습니다. 물론 까스띠야와 까딸루냐 지방만, 그것도 잠깐 정도로 온전한 비교는 아니지만, 단박에 말할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포르투갈은 포르투갈 자체로 읽어야 그나마 맛을 조금 느낄 있습니다. 여행 마친 지금은 대서양 정서와 지중해 정서의 차이로 이해합니다.


 


신트라역에서 버스를 타고 무어인의 (Castelo dos Mouros) 갔습니다. 무어인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지요. 지중해의 입을 다무는 지르롤터 해협 같은 경우 대륙간 거리가 10km 조금 넘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베리아가 지척이지요. 로마와 맞짱 카르타고의 사례처럼, 중세 이전의 북아프리카는 문화적으로 군사적으로 매우 강했습니다. 심지어 사막화도 진행되기 전이라고 하니말입니다.

 

따라서 로마가 떠난 이베리아 반도는 쉽사리 아프리카 세력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그들을 바로 무어인이라 부르죠. 스페인이란 나라는 무어인을 쫓은 대찬 기독교 커플, 이사벨과 페르난도 이후에 역사가 비로소 시작되었지요. 포르투갈은 스페인보다 이백여년 일찍 무어인을 몰아냈습니다. 스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변방이라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무튼 무어인이라고 오랑캐처럼 부르는 사람들은 실은 학문이나 문화적으로 우월한 사람들이었고 오랜 지배를 받은 탓에 이베리아 전역은 영향이 물씬 배어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풍성하고 미학적으로도 탁월하고요. 스페인 쪽은 예전에 이야기 많이 했는데, 포르투갈도 마찬가지입니다. 파두 같은 음악이나 알가르베, 알파마 지명에 흔적이 많이 남아있고, 리스본의 모우라 언덕을 비롯해 지금 가는 무어인의 성도 그런 역사의 편린이지요.

 




신트라 역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무어인의 성은 신비롭습니다. 기상예보에도 날이 좋다고 나왔고 아래는 해가 쨍쨍한데, 성에 접어 들자마자 안개에 감싸이고 빗방울도 수시로 후두둑거립니다. (과학적으로보면 산에 구름이 걸려 비로 변하는 국지적 현상입니다만 낭만적이지 않으니 패스)

 

여기도 우리나라 성곽처럼 성벽을 따라 걸을 있습니다. 실제로 걷다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골조가 남아있을 정도로 단단하단 , 가파른 경사의 정상에 있어 공략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을거란 생각, 공성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을까, 생각하는 와중에 펼쳐지는 아래마을의 안온한 미감이란. 잠시 들르 객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고. 전쟁에 장수의 목을 효수하듯 관광객을 위해 달아놓은 아랍어 국기의 처연함이 이슬비 아래서 그리 도드라지게 이쁜건지.

 


한참을 성에서 놀고 싶지만 신트라를 하루에 떼어야 하는 급한 마음에 다음 목적지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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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ibest 2018.02.01 12:47 신고

    빨리빨리!!
    담글!! 담글!! ^^

  2. BlogIcon Inuit 2018.02.03 10:50 신고

    엉.. 분발하고 있다 ^^

모든게 급작스러웠습니다.

 

둘째의 입시 일정이 안풀리는데서 모든게 시작됐습니다. 매년 가족여행을 가는데 수험집안으로 2년간 가족여행을 못했습니다. 딸은 방학되자 여행 가고싶다 노래를 부르는데, 엄마는 마음 편해지기 전엔 아무데도 안간다 못을 박았습니다. 중간에 끼인 저는 이래저래 멋적게 치어 있었고요.

 

안되겠다싶어, 연말 즈음 저랑 , 둘이만이라도 일단 가자 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휴가가 없었기에 쉼표가 필요했지만, 딸아이 성화를 마냥 눌러두기도 힘들었지요.

 

"둘만이라도 갈래?"

 

아내와 딸은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흔쾌히 답을 했습니다.

 

어디로 갈까..

 

생각하니 막상 갈데가 없습니다. 왠만한데는 거의 가본지라 번거롭고 지루한 여행 계획 과정의 필수요소인 "피끓는" 정열이 타오르는 여행지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호주와 미주를 왔다갔다하다가 제가 던진말.

 

"포르투갈 갈까?"

 

실은 포르투갈은 꼭꼭 숨겨둔 인생의 목적지입니다. 어릴 파두(fado) 들으며 자라난 환상은 대항해시대의 글과 게임을 접하며 무르익었지요. 아이들 크면 아내와 둘이 호젓하게 가려던 곳인데, 궁해지니 어렵사리 내어놓았습니다.

 

"그래!"

 

이런건 말이 길어지면 수포가 된다는걸 아는 딸은, 1 생각안해본 여행지지만 덜컥 받습니다. 아내는 남의 일처럼,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추임새를 넣어줍니다.

 

막상 저는 말해놓고도 황당합니다. 소중한 여행지는 그에 맞춰 소중히 다루고 싶었습니다. 다른 유럽은 제가 출장으로 먼저 접해보고 가족을 데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저도 처음입니다. 처음 가는 곳은 여행지건 출장지건 미리 현지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현지 가서 최대한 많이 느끼고 오는 '저렴한' 습관을 가진터라 포르투갈로 결정해 놓고도 짧은 여유에 눈앞이 아득합니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진 . 이스탄불 파묵의 자전적 글이, 이탈리아 때는 오페라 책이 급속히 현지화를 도와줬듯, 이번 여행에 도움될 책들을 최대한 찾았습니다. 포르투갈 관련한 책은 거의 없더군요. 그래도 최대한 검색하여 책을 다섯권 골라 구매했습니다. 문화 역사서 세권과 페소아의 그리고 소설 하나.

 

많은 미팅과 강의, 심사 요청을 여행 기간 앞뒤로 정리하다보니 여행 전주가 특히 바빴는데, 와중에도 책까지 급히 읽느라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바쁜 와중에 포르투갈은 신용카드 받는 곳이 유럽보다 많다고 하니 집에 남은 유로로는 택도 없어 은행가서 환전까지.

 

그리 금방 시간이 가고 어느덧 여행 전날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짧은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와인 한잔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하다가,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 계획은 되어 있고, 비행기만 끊으면 되는데.."

 

갑자기 집안 여론이 엄마도 가자고 급물살을 타고, 아내는 아들도 간다면 가는걸로. 아들은 고심끝에(?) 예스. 갑자기 부녀만의 여행은 가족 여행이 되었습니다. 비행기타기 15시간 전인데 말이죠.

 

그때부터 집안이 난리통이 되었습니다. 워룸(war room) 열렸고요.

  • 최고 이슈인 부녀조와 같은 모자의 비행편 확보. 다행히 자리가 있었음.

  • 같은 일정, 같은 숙소 추가 확보. 이건 상대적으로 쉬움. 다만 요금 혜택따윈 없음

  • 포르투갈 기차 이동편 같은 객실로 확보. 딸램이 순식간에 잡아옴.

  • 그와 병행하여 아내는 부랴부랴 자기 짐싸기 시작

  • 아들은 제가 읽은 책들 던져주고 읽기 시작.

  • 다음날 아침에도 아들은 머리깎고

  • 저는 은행 열자마자 추가로 환전하고..

  • 군사작전하듯 긴밀히 각자 움직인 공항행 리무진에 모두 무사히 탑승완료.

 이렇게 급작스레 가족은 포르투갈로 떠나게 됩니다. 얼떨떨했지만, 당시 읽던 책의 포프 말이 힘이 되었습니다.


  1. minibest 2018.02.01 12:46 신고

    당분간 점심먹고 난 후 상상의 여행이 되겠군요.

  2. BlogIcon Inuit 2018.02.03 10:51 신고

    응. 그렇게 되면 좋겠어 ^^

블록체인 스터디의 세번째 책은 각자 자율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저처럼 블록체인 밑단 기술에 밝지 못한 사람들이 택한 책입니다과하게 기술적이란 평에 시작 부분에 읽기는 건조하고 소화하기 힘든 편입니다하지만윗단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래쪽 기술이 어떤지 궁금할 때 딱 맞는 책입니다.

 

Andreas Antonopoulos

(title) Mastering Bitcoin

  

우선 이 책은 Mastering Bitcoin이라는 원제처럼, 비트코인에 관련한 책입니다. 만나는 분들께는 늘 말씀드리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코인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다만, 이 책은 비트코인에 관련한 책이지만, 블록체인의 기술을 이해하기 좋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은 비트코인의 기본 철학, 작동원리, 클라이언트와 지갑 그리고 거래가 구성되는 방식 등을 필요한 코드와 함께 설명합니다. 이중 비트코인에만 해당되는 부분을 대충 넘겨 읽으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구상했던 블록체인의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반위에서 이더리움 등 다른 체인시스템이 돌아가므로 전체적 이해의 기반이 됩니다.

 

매우 기술적(technical)이고 따분한건 사실입니다만, 그 기술적 상세함이 주는 정세한 서술은 상위 개념서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키의 작동 개념: 공개키는 계좌번호, 개인키는 PIN

Hash: 스도쿠 푸는건 오래걸리지만 검산은 금방할 수 있음

BTC 거래: (미국식) 수표 발행

수신지갑주소: 수표의 pay to the order of

M of N 다중서명: 전원 동의 없어도 작동하는 공동계좌

Full node는 도시 지도,Light weight node는 길물어보기

블록의 적층: 퇴적층이므로 시간을 거슬러 조작이 힘듬

10분마다 비트코인 블록 생성: heartbeat of bitcoin

채굴 난이도: 주사위 목표숫자

 

이책을 처음 추천해 주신 분이, 후속편인 Mastering Etherium을 이제나 저제나 고대한다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더리움 관련해서 이런 책 하나 더 읽으면 블록체인을 더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nuit Point ★★★★

기술적 내용이 많고 코드를 봐가며 읽는 과정이라 읽어나가기 힘들었습니다. 아침 독서 중 간간히 졸았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블록체인을 이해하고자 시간을 할애하며 공부하는 제겐 이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달라질 정도로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좀 깊게 이해하고 싶은 분께는 좋은 독서가 될 것 입니다. 저는 별점 다섯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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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전술은 장교의 전략이고, 장교의 전략은 사병의 전술입니다


, 큰 그림을 그리고 조직 내 넓은 범위와 소통하여 뜻을 이루는게 전략이라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하는게 전술이지요. 우열 개념보다는 시야의 차이입니다.

 

그런면에서 마케팅 관련해서 전략 개념이 필요한건 그로스해킹과 브랜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브랜딩은 온전히 실행하려면 사업 전략과 기업 정체성 그리고 조직의 운영을 물고 들어가기 대문입니다.

 

홍성태

그리고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 한권이면 브랜딩 관련해서 개념을 잡기 좋습니다. 저도 명료하게 머릿속이 정리되어 좋았습니다.

 

저자의 말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말은, 브랜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란 지적입니다. 수많은 브랜딩의 실패는 선언적 명사형인 브랜드에 있습니다. 하지만 동사형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소통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 자체로 보면 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확실한 효과를 봅니다. 그게 브랜딩입니다.

 

책은 크게 두 덩이로 나뉩니다.

브랜드 컨셉을 정하는 7C와 실행에서 브랜드 체험을 목적하는 7E. 각 항목이 일곱개나 되며 말을 만들기 위해 우격다짐으로 갖다 붙인 7C7E입니다. 곧이 곧대로 외우기 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주목하는게 더 현명합니다.

 

브랜드 컨셉을 잡는 7C

Customer Orientation

고객의 눈으로 내사업을 ()정의하라. 예컨대 현대백화점이 생활제안업(life style)로 스스로를 재규명하고 이룬 성과는 눈부시지요. We shall (  ). 이 괄호를 채우는데 공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Condensation

다양한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무손실 압축해서 정리해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됩니다. 핵심을 간직하여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띵동이라면 '현관에서 만나는 세상'에서 서비스의 지향점을 조직 내외부에 명징하게 알릴 수 있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Creativity

How to tell 관점입니다. 좋은 뜻도 쉽게 전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선입견을 깨는 화술을 개발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Continuity

브랜딩이 동사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선언적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봐야합니다. 조직 관점에선 실행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경영자가 브랜드 관점이 약하거나 고객관점이 부족한 조직에서 종종 아니 꽤 자주 생기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브랜드 론칭해 놓고 바로 수정하고 또 바꿔 말하는 경우, 돈은 돈대로 쓰고 브랜드는 고스란히 망쳐먹습니다. 어떨 때는 나빠도 꾸준한 브랜딩이 효과가 큽니다. 이는 브랜드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과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Combination

이는 브랜딩보다는 브랜드 믹스에 더 의미있는 관점인데, 결국 다양한 제품군이 있을 때 어떻게 포지션을 잡아갈지의 방향을 말합니다. , 수익성이 낮아도 대중의 관심을 끄는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을 들여오고, 수익은 저관여 고수익 제품에서 내도록 설계하는 건 조합을 잘 구성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Consistency

시간으로서의 지속성이 continuity라면, 조직의 어느 분야라도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consistency는 실행에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동사로서의 브랜딩이 성공하고 실패하는건 이 조직적 일관성의 함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관리를 물고 들어가기 때문에 전략으로서의 브랜딩을 제가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Complementarity

역시 조직의 이슈입니다. 조직내 상호보완과 조직 전체로서의 완결성입니다. 저는 굳이 consistency와 갈라서 설명하는게 효율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랜드 컨셉을 정하고 실행해 나가는 아웃바운드 관점에서 일곱가지 항목을 정리했습니다. 결국 좋은 이름, 히트칠 개념을 쫓아다니는게 브랜드가 아니란 점을 명확히 알기만 해도 성과라고 봅니다.


 

브랜드 체험의 7E

Extrinsic Marketing

비본질적 욕구, 주변적 요소에 집중해서 소비자의 만족을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대박입니다. Needs에서 wants로 옮겨가면 수요와 가격에서 자유롭습니다. 물론, 이상적입니다. 매우높은 수준의 역량과 자원이 뒷받침해야 하므로 실행은 매우 어렵단 점을 짚어 둡니다.

 

Emotional Marketing

흔히 말하는 감성 마케팅입니다. 특별한건 없지만, 아래의 8情 프레임웍은 제게 신선했습니다.

 

Cognitive

Affective

Relational

Joy / Anger

Love / Hate

Situational

Happy / Sad

Desire / Fear

감성마케팅의 전개는 Be > Have > Do > Mean의 순서로 전개하는게 무리가 없는데, 이는 소비자의 인간적 인식의 흐름과 채널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 존재를 알리고, 그 특성을 좀 더 소개하고, 효익을 적극적으로 소통한 후 고객 마음에 이미지로 의미를 남기는 과정입니다.

 

Emphathy Marketing

흔히 말하는 공감 마케팅입니다. 저자의 지적처럼 실은 화성에서 온 마케터와 금성에서 온 소비자 만큼이나 간극이 넓은게 기업과 소비자의 사이입니다. 하지만 실행하다보면 기업의 관점에서 소통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요. 문제 해결은 고객이 당연히 기대하는 사항이고, 공감하며 고객을 이해할 때 진정한 교감이 형성되고 연결이 됩니다.

 

Esthetics Marketing

감각적 체험입니다. 디자인이 기여할 부분입니다. 브랜드가 what to say를 말하는 conception이라면, 디자인은 how to say를 고민하는 perception입니다. 기능(function)에 느낌(feel)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문제 해결이라는 제품/서비스의 기본 기능에 더해 와우!를 끌어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한가지 고려할 점은 브랜드의 유형에 따라 디자인이 기여할 부분이 다릅니다.

Concept

Direction

Value

Meaning

Design

효능충족

function

utility

What this brand does to me

Make buy this than others

긍지추구

face

social

What this brand says about me

Make buy this even if not necessary or expensive

경험유희

fun

personal

What this brand says to me

Make buy again or other related product/service

 

Episode marketing

제가 제 책에서도 누누히 강조했던 스토리의 힘입니다. 스토리는 인식의 단계를 거쳐 관계를 좁히고 동화되는 열망의 관계로 승화시키는 마력이 있습니다. 다만, 마케팅 관점에서는 스토리보다는 짧지만 강렬한 에피소드의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ntertainment marketing

가장 중요한건 소비자를 돈 내는 호구로 보는게 아니라, '사람'으로 인식하는게 출발점입니다. 감정이 있는 인간임을 이해하고 타겟 고객층의 VaLS(가치관과 생활방식; value & life style)에 따른 희로애락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AIO를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핵심입니다. 고객이 24시간을 어찌 보내는지 (activity),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interest), 세상 다양한 이슈에 어떤 생각을 갖는지 (opinion) 묻고 공부해야 합니다.

 

Ego marketing

마지막은 페르소나입니다. 이것도 제 책에서 강조한 소통원리 WHISP 중 마지막과 상통합니다. 브랜드가 갖는 정체성에 색을 입혀 페르소나화 하는겁니다. 기업의 규모와 소비자 특성, 제품과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페르소나는 다릅니다. Empire, hero, expert, friend, righteous 등으로 나뉘고, 이는 기업이 의도해서 선택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심상에 자연히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상 일곱가지 브랜드 체험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브랜딩이 설립되고 생장하는 과정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책 한권을 소상히 정리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책이 다소 교과서적이라 지나치게 큰 그림만 이야기하고 끝내긴 아쉬웠고, 저도 다시 복습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Inuit point ★★★★

저는 매우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교과서적이라 썼지만, 구어체로 강의하듯 써있어 술술 잘 읽힙니다.  사실 이 모든걸 다 실행하긴 어렵고 기업 상황과 맞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체 개념을 머리에 두고 브랜딩을 해나가면 꽤 효가가 클 것입니다. 저는 저와 함께 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여기 내용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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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스터디 첫번째 책인 '블록체인 혁명' 매우 풍성한 함의와 깊이 있는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악급의 번역이 진가를 빛바래게 만든 점이 아쉽다는게 중론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저자가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기계적 번역을 하거나 오역에 가까운 무리한 번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견 이해도 갑니다. 블록체인 개념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난해함 때문에 도입과정이 '2 인터넷' 아니라 '2 리눅스' 경로를 따르지 않을까하는 비관적 견해도 최근 화제가 되었습니다.

 

William Mougayar

그런면에서 스터디의 두번째 책인 '비즈니스 블록체인'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자, 멘토로 대중적 눈높이를 이해하며 기술을 풀어가는 저자의 솜씨가 돋보입니다. 눈에 전혀 거슬리지 않는 깔끔한 번역은 감지덕지의 보너스입니다.

   

이책의 장점은 보다 비즈니스 친화적으로 정리해 나간 부분입니다. 블록체인의 복잡한 기술보다 비즈니스적 함의에 집중해서 배우고자 하는 저와 스터디 멤버에겐 적절한 가이드가 되었던 같습니다.

 

줄임말(acronym)은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ATOMIC 소개하고 싶습니다신뢰가 보장된 블록체인에서 가능해지는 것들의 앞글자를 따서 뭉쳤습니다.

Asset

Trust

Ownership

Money

Identity

Contract

솔직히 보고 돌아서면 바로 잊혀지는 조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요소들을 뜯어보면 비즈니스와 세상 변화의 기회가 생깁니다.

 

예컨대, 모든 실물 자산은 블록체인 기반이 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 가능합니다. 여기에 스마트 계약이 들어가면, 소유권 이전의 조건이 발동하면 바로 거래와 계약이 동시에 이뤄지고, 여기에 크립토 코인을 얹으면 지불과 정산까지 완료됩니다. 과정에서 신원은 필요한만큼 가리되 충분한 정도로 확인시켜줄 있고요.

 

흥미롭게도 저자는 블록체인이 확산되면 가장 먼저 타격 입을 섹터로 금융을 꼽습니다. 지금까지는 '신뢰할만한 미들맨'으로서 분에 넘치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지만, 신뢰를 분산화된 합의로 이뤄내는 블록체인이 등가의 신뢰를 담보한다면 거대한 비효율 덩어리는 스스로 무너질 밖에 없긴 합니다.

 

외도 차고 넘치지요.

우선 정부가 그렇습니다. 특히 혼인신고, 여권 발급, 차량 자산 등록, 출생 신원 증명, 자산의 등록 세금 거의 대부분의 활동이 미들맨 없이 증명가능한 투명한 신뢰기반의 블록체인으로 서비스할 있습니다. 헬스케어와 에너지 산업은 불보듯 빤한 섹터이고요.

 

물론 앞서 말한 부분은 지극한 상상일 몇 년뒤일 수도 있고 수십 년 뒤의 일이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기득권인 거대 기업은 저항할 것이고, 정부는 권력의 상실이란 의미이므로 강하게 규제 길들이고 싶을 것이고, 스타트업에서 시작하기에는 인프라가 여의치 않은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도입되어 의미있는 기회로 변환되기까지 거의 7 걸렸습니다. 그리고 당시 웹페이지를 개설하려면 무선 라디오 라이센스를 부과해야 한다는 말이 바보같아도 아주 이상하지 않게 들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멀리 없이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공대에서 석사과정을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도입된 실험용 인터넷을 사용했습니다. 엄청 신기해했지만 기술이 오늘의 세상을 만들거란 상상은 못했습니다. 회사에 들어갈때쯤 모질라 브라우저를 보고 기술이 이렇게도 쓰이는구나 놀랐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점진적인 효과 증명이 응축되어 폭발하는 순간 인터넷을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꿨습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상상은 뒤에 돌아보면 꽤나 유치했다 느껴질 있습니다. 그러나, 상상이 다른 상상을 만나 크고 작은 실험을 하고 결과들이 모여 폭발성을 보일거란 점은 어렴풋 이상으로 느껴집니다.

 

Inuit Points ★★★★

책은 매우 경쾌하게 읽힙니다. 물론 1번책인 '블록체인 혁명'에서 압도적 깊이와 난삽한 번역의 더블 펀치에 호되게 당한 후라 쉽게 읽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서술과 사례가 적절하며 그러면서도 깊이를 크게 희생하지 않는 균형감이 좋습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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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나리 2017.07.08 20:38 신고

    정리 고맙습니다. 독서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으로 대면나눔이 제맛이라는 걸 요즘 새록새록 느낍니다. 고수 스타디는 하셨으니 소규모로 앵콜 독서토론 하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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