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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렇게 써야지." 'XX의 공통점 책'에 대해 푸념했듯, 어떤 기계적 기준으로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을 뽑는건 f큰 의미 없습니다. 이 책은 감히 앤디 그로브,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라는 -한명도 제대로 커버하기 쉽지 않은- 세명의 마왕급 경영자를 불러놓고, 공통점 비교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잘 썼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 Strategy Rules: 5 timeless lessons from Bill Gates, Andy Grove, Steve Jobs David Yoffie, Michael Cusumano, 2015 요피와 쿠수마노도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교훈을 추출하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맹목적 바텀업이 아닙니다. 경영학자로서 먼저 큰틀에서의 성공구조를 생각하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서..

생각보다 재미난데? 몸담고 있다보니,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깊이, 많이 생각도 했고, 살아가는 부분이기도 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생각 정리 겸 읽었는데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고 생각거리도 많았습니다. The startup community way: Evolving an entrepreneurial ecosystem Brad Feld, Ian Hathaway, 2020 이 책은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증보판입니다. 콜로라도 볼더 테제에 대한 설명이죠. 전 책은 읽지 않았고 볼더 테제만 요약본으로 알던 개념입니다. 볼더는 콜로라도 덴버의 위성도시 정도 됩니다. 캘리포니아의 혁신이나 동해안의 자본도 없는 외딴 도시가 스타트업의 중요 허브가 된 핵심교리가 볼더 테제(Boulde..

연말에는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글도 폭식하듯 읽게 됩니다. 많이도 읽거니와, 마음 바쁜 연중엔 손 잘 안 나가는 책도 읽습니다. 제겐 엣지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연말이면 습관처럼 찾게 되지요. Thinking John Brockman etc, 2013 도킨스 왈, 세상에서 가장 값진 주소록을 가진 사람이라는 브록만 씨입니다. 저는 지식소매상 팀 페리스 그리고 브록만씨는 지식 도매상이라고 부르죠. 아카데미아에 있던 고요한 연구자를 스타 과학자로 만든 경우가 수두룩 해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제레드 다이아몬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대니얼 골맨을 포함해 수많은 석학을 책으로 대중과 연결하여 지식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든 사람이지요. 그런면에서 옵저버가 그를 '지식의 효소'라 표현한 것도 또..

윤년 기준 366일, 각 날짜 별로 하나의 주제를 말하는 두꺼운 책.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이죠. 두껍고 지루하며 답답하고 지겹습니다. 이런 책은 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같은 식으로 써진,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읽을 때 그랬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읽는게 아니라, 시작한 날짜부터 매일 해당 날짜의 글을 읽습니다. 오피스에 두고 점심 후 바로 읽는걸 루틴으로 했습니다. 출장이나 주말로 못 읽은 부분은 되는대로 캐치업합니다. 하루에 두세개 정도만 읽어도 됩니다. 이렇게 달력을 따라가는 독서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우선 짧은 분량을 읽으니 행위의 허들이 작습니다. 잊지만 않는다면 빼먹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되니 습관이 됩니다. 루틴이 되지요. 인생은 무엇인가를 읽을 때도 점심시간을 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흔히 PCT라 부르는 기나긴 길이 있습니다.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 서부를 따라 종주하는 코스입니다. 네바다 사막을 따라 캘리포니아를 종단한 후, 오레곤 주와 워싱턴 주를 통과하죠. 지형도 험난합니다. 사막을 통과할 땐 물 없이 가야해서, 짐 말고 몇 리터의 물까지 지고 며칠씩 걸어갑니다. 눈 덮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따라 걷기도 하고, 고원지대, 숲길 등 단 며칠 사이에도 기온이 사막에서 영하를 왔다갔다 합니다. 걷기만도 먼 길인데 야생이라 위험하기도 합니다. 가장 조심할 건 방울뱀이고, 코요테, 곰 같은 동물도 조우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독초도 위험하고 낭떠러지와 비탈길이 널렸습니다. 미국을 종단하다보니, PC..

작지만 강한 기업. 그들의 비밀은 무엇인가. 지난 글에서 말했듯, 제가 안 좋아하는 책의 부류 중 하나가, '~한 기업들의 특징' 책입니다. Good to great에서 상업적으로 대박을 내고 내용적으로 망신을 당했듯, 이런 책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가혹한 기준을 설정하고 통계와 숫자로 시간의 검증을 견딘 사례를 뽑습니다. 수천 수만개중 여남은 회사 정도가 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특질을 뽑아내고 분류한 후, 공통적인 것을 범주화합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경영이론을 붙입니다. 뚝딱 책 하나가 완성되지요. 여기에 적절한 글빨과 매혹적인 수치와 그래프 정도 붙여주면 걸작이 탄생합니다. '아 이걸 해보면 우리도..?' 돈만 벌고 빠지는 떴다방에 가깝지만 더 나쁜 건 후견지명(hindsight bias)이란 ..

저는 전향한 전략가입니다. 강의 때 종종 말하지만 전략의 학파를 포지션 파와 실행파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제가 붙인 이름이니 뭐 다르게 불러도 좋습니다. 톱다운의 조망을 강조하는 포지션 파는, 흔히 말하는 전략에 가깝고 결정론적 자세를 취합니다. 정점은 마이클 포터입니다. 산업을 분석하고 예리한 사업 전략을 수립해서 회사의 발전과 영생을 꿈꿉니다. 모니터, BCG 등 전략 컨설팅 회사의 유전적 설계도이기도 합니다. 전 컨설턴트를 꿈꾸던 비즈니스 스쿨 시절 이 학파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포터를 공부하고 손자병법을 여기에 맞춰 해석하고, 동서고금 전쟁사를 읽고, 전략 들어간 많은 책을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현업 가서 전략을 지휘하는 입장이 되니 뭔가 허전했습니다. 기업이 성과가 안나는 백..

몇달전 모임에서, 한가지 숙제를 드렸습니다. 책 마니또 합니다. 다 읽은 책 중 하나를 가져오세요. 일곱 명 정도 되는 모임이었는데 가장 이쁜책, 감명 깊은 책, 가족이 쓴 책 등등 소중한 스토리가 있는 책들을 가져오셨고 책 고른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선물하는 자체로 재미났습니다. 그런데, 그 날 놀랍게도 같은 책이 두권 나왔습니다. 바로 이 책이죠.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Carol Dweck, 2016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어서 두 분이나 가져온 소중한 책, 마인드셋입니다. 전 예전에 읽었는데 이참에 다시 읽었습니다. 제가 신뢰하는 분들이 중히 여긴 책이라 연말에 읽었는데 완전 좋았습니다. 고정형 마인드셋과 성장형 마인드셋의 결정적 차이는 재능과 노력의..

Inuit이라는 블로그 필명으로 알려진지 거의 20년이 다되어가네요. 제 책 리뷰를 오래 봐온 독자들은 아시지만 제가 질색하는 책이 세 부류가 있습니다. 일본 실용서 개인 또는 기업의 자서전 성공한 xx의 공통점 일본 실용서는 뼈한덩이 넣고 들통 가득 우려내는 그 밍밍함이 싫습니다. 컴팩트하면 좋았을 글이 시간낭비로 변하니 아쉽습니다. 성공한 xx의 공통점은 후견지명(hindsight bias) 때문에 싫어합니다. 재미는 있지만 쓸모는 없습니다. 실화 기반의 소설 정도로 생각하고 봅니다. 개인과 기업의 자서전은 필연적인 자기본위 편향(self-serving bias)이 있어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치인, 셀렙 류의 대놓고 해대는 윤색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미필적 거짓말이 많습니다. 스스로는 진실이라 믿..

기묘합니다. 헤르만 지몬인줄 알고 샀는데, 유필화가 적은 글입니다. 그럼에도, 지몬의 냄새는 강합니다. 이 책의 세세한 태생은 모르겠지만, 지몬의 이익 관련한 글을 라이선스 받아 국내 저자가 개질한게 아닌가 추정해봅니다. Herman Simon, 유필화, 2022 M = P*Q -C 이익 = 가격*판매량 - 비용 이익은 단순한 공식입니다만, 혼돈계의 복잡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책의 주장은 명확합니다. 기업 경영의 목표를 이익으로 삼아라. 너무 당연한 말을 왜할까요. 사실 당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경영 현장에선, '매출 xx를 달성하자', '점유율 yy를 차지하자', '이번 달엔 성장률 zz가 관건이다' 등등의 모토로 경영을 합니다. 이익 자체를 목적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바로 저 공식의 미묘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