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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제목만 보면 약빠른 회사생활의 지혜를 담은 처세술에 대한 책 같다. 그러나 'People Styles at Work'이라는 원제처럼, 조직내 사람들의 특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성향을 이해함으로써 인간관계를 원만히 할 수 있다는 다소 대중적인 학술서적이라고 보는게 빠르다. 따라서, 성격 고약하고 욕심많으며 멍청한 상사를 다루는 법이나, 게을러 터지고 의욕도 없으면서 잔머리만 쓰는 부하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별무소용일 것이다. 이 책의 세계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불과 물이 어울리지 않듯 서로가 다른 성정을 갖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그를 감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효과적인 직장생활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
쾌도난마라는 제목만큼이나 경쾌하게 복잡한 세상사를 경제학이란 렌즈를 통해 해부한 책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꽤나 날렵하고, 구어체의 대화를 기반으로 정리했기에 알아듣기 편할만큼 단정적이다. 장하준 선생은 '개혁의 덫'에서 세계관의 단면을 읽은 바 있지만 정승일 교수와의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논점이 더 잘 드러나서 재미있다. 적절히 템포를 조절하고 추임새를 넣는 엮은이 이종태의 감각도 좋다. 이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닥가닥 단편이 아닌 세상을 보는 경제학적 구조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신자유주의가 금융자본의 이데올로기라는 공식을 받아들인다면, 저성장, 저투자, 고용불안을 본질적으로 옹호하는 금융자본의 속성상 현재의 안정적 저성장의 경제 현상이 쉽게 설명가능할 수도 있다...
오랫만에 보는 양질의 경영관련 국내 서적이다. 가상의 한계 기업이 BSC (Balanced Scorecard, 균형성과표)를 도입하는 과정을 소설로 쓴 것이다. 이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소프트한 경영서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품질이 차별적으로 좋다. BSC에 대해서는 할말이 좀 있지만 나중으로 미루고.. 이책의 장점은 아주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겅호, 하이파이브를 쓴 블랜차드를 연상케 한다. (특히 회사에 몸담고 있다면) 독자가 동일시하기 쉬운 주인공에 몰입하여 난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권의 끝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겠다. 경영이 특정인 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라 모든이의 일상일진대, 전략과 실행..
디벨로퍼란 직업 자체도 일반인에게 퍼뜩 어떤 일인지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어찌 사는지에 대해 소상히 알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친한 선배가 잠시 디벨로퍼의 길에 몸을 담을때 간간히 들리는 소식들로 인해 관심과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실물경제 섹터중 부동산이 내게 가장 생소한 분야이므로 궁금증이 많던 차였다. 마침 부동산 기자가 꼼꼼히 정리했다는 이책의 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다. 디벨로퍼란 직업은, 부동산 개발의 기획단계에서 땅을 구입하고 인허가 이후 시공, 분양후 관리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관장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부동산의 흥행 성패에 따라 영욕이 한몸에 모아지고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담장위를 걷는 직업이다. 물론 일반인이 디벨로퍼를 기억하는 경우는 상당수가 부동산 사..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대상일지라도, 다른사람의 연대기를 읽는 것처럼 시간낭비가 있을까. 이는 나이먹어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투의 이미 많이 진행된 삶에 남의 행적이 참고가 얼마나 될소냐하는 문제가 아니다. 자서전류의 책들은 물론 사실의 재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진실과는 일정 간격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표피를 가지고 실체를 유추해야 하는 과정이 무척 피곤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손이 안간다. iCon은 그런 유추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통짜로 사실이랴만은, 궁금했던 내용의 200%이상을 알 수 있어서 손익분기점은 분명히 넘겼기 때문이다. 아득한 옛 시절, '애플=스티브 잡스'라는 등식이었던 거인이 자신의 왕국에서 쫒겨났다는 놀라운 소식이..
다소 기발한 제목만큼이나 재미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분야가 어디라도 평생을 걸쳐 연구하고 경험하면 생의 황혼무렵에 세상에 내놓기 당당한 글모음은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수업시간에 강의와 함께 선생님의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든다. 흥미롭고 경이로운 수많은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지루한 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는데, 사실은 거대한 계획하에 체계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책은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론을 가르치셨던 선생님을 계속 떠올리게 했다. 나의 선생님도 국제변호사로 평생을 이런저런 국제협상에 몸 담으시고 볼것 안볼것 수많은 일화를 남기고 은퇴후, 후학에게 경험을 전해주고자 강의를 하고 계신 분이다. 그래서, 하버드 협상학파의 통합적 방법론 면면을 정확히..
모든 어려운 대화는 닮아있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대화했네 (Inuit) 원제는 "Difficult conversation"이며 따라서 일반적인 대화 상황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물론 심리학은 제목의 반을 차지할만큼 중요한 위치도 아니고 이를 바랬던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많을 수 있는 판촉용 요소이다. 이 책은 협상론의 종가 하버드의, 협상프로젝트 팀이 interpersonal skill 과정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어려운 대화'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나쁜소식을 전할때, 업무성과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 무례한 행동에 직면했을때 등등 난처하거나 곤란한 대화 상황에서의 해결법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주장은 어려운 대화는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1. 갈등대화: 진실, 의도, 책임소재 등..
들어가기 전에 잠깐.. 제목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60 트렌드, 60 찬스'라고 한글로 썼다면 차라리 이해를 하겠다.원제는 '60 Trends in 60 Minutes'이다. (설마 이제야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깨닫지는 않았으리.) 원래의 제목과 디자인을 엉뚱하게도 베꼈다. 시작부터 제목가지고 시비냐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콩글리시 범벅의 짝퉁같은 제목이 바로 이책의 비운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샘 힐이라는 양반인데, 책에 나온 소개처럼 Fortune이 극찬을 했는지는 내가 포춘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검색해보면 "top ten mind"라고 칭했나보다. 그보다는 내 주변의 마케터들이 즐거이 보던 'Radical marketing'이나 'Buzz monkey' 같은 책을 저..
책의 두께나, 식상한 제목이나, 뻔해 보이는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전혀 관심이 없던 책이었다. 겅호!를 읽고 나서야, 같은 저자가 지은 팀웍에 대한 내용이라는 책옆구리 설명문구를 보고 선뜻 집고 읽게 되었다. 경영학적 분석은 좀 뒤로 미루고, 개인적으로 찬탄이 나올만큼 깔끔하게 쓴 책이다. 그렇다고, 뭐 스티븐 킹이나 시드니 셀던 같은 명문을 바랄까. 독자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나, 적당히 재미와 감동이 녹아 있고, 앞뒤가 어색하지 않게 꽉 짜여져 들어 맞는 것은 경영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글 치고는 수작이라는 뜻이다. 내심, 건조한 경영학에 편벽되지 않고자 하는 내게 더욱 인상 깊은 탓일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책은 한사람에 의해 저술되지 않은 팀 작업의 결과다. 팀작업으로 저술하..
처음 이책에 대해 들었을땐 제목이 차이니즈 풍이라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고, 나중에 내가 멋대로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안 후에도 별로 손에 잡히지는 않던 책이었다. 막상 읽어보니 꽤 잘 쓴 책이다.내가 늘 고민하는 변화관리 (change management)에 관한 내용이라서 눈에 확 들어온 탓도 있지만, 구조적인 관점에서도 칭찬할 만하다.보통 경영학적 소재를 비유적 프레임으로 포장해서 만든 책이 많지만, 하나의 유행처럼 우격다짐으로 얽어 만든 책들이 많아서 마뜩치 않았던 점이 많았다. 딜리트도 그랬고 레밍 딜레마도 그랬고, 하고자 하는 내용은 잘 이해가 갔고 그런 비유체계를 사용하는 것도 수긍은 하겠지만, 핵심과 표현이 물과 기름마냥 떠도는 점이 마음에 걸렸었다.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