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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책은 저자의 편린이다독서할 때 그런 느낌이 종종 들지만, 이책을 읽으며 내내 절감했다. 책은 아끼는 동생이자 인생 친구인 EBS 김민태 PD가 썼다. 글이 글쓴이를 빼닮았다. 아이의 자존감저자는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이자 그 책버전이기도 한 '아이의 자존감'을 쓴 바 있다. 내가 그를 알게 되기 훨씬 이전에 자존감 책을 읽었고, 우리 아이들 교육에도 많은 참고를 했고 도움이 되었던 터다. '아이의 자존감' 이후로도 책을 내는 족족 베스트 셀러가 되어 나같은 1쇄 작가에겐 넘을 수 없는 벽같은 존재감이기도 하고. 한번 하기의 힘책 내용은 명료하다. '한번 해보기'의 힘이다. 지하철에서 책 몇장 읽어보기, 짧은 거리 걸어보기, 먼저 연락해보기 등 간단한 실천으로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담담히 그리고 ..
Lonely at the top제가 항상 사장의 마음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장사가 잘되든 못되든, 남들 보기엔 좋아보이고 강해보이는 사장. 하지만 사장도 인간인지라 고뇌와 한숨은 직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역할 상 티를 내지 못할 뿐. 외로움 vs 고독 (loneliness vs solitude) 아마도 그 미묘한 차이를 잘 설명하는 단어가 외로움과 고독일겁니다. 사람과 말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고민 털어놓고 이야기할데도 별로 없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실행은 어렵고 사무치게 외로운게 사장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받는 느낌인 외로움을 극하고, 주도적으로 이격된 상태로 견디는 고독함의 경지에 가야 사장 역할 좀 하게 되는겁니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저는 읽지 않았지만, 전작인 '사장으로 산다는..
십년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대학동기가 톱 클래스 학교에서 공학 박사를 마치고 회사를 다니다 뜻한 바 있어 경영학 공부를 하고자 했습니다. 필요한 퀄리피케이션은 만족했는데 의외로 거절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유가 가관입니다. 이미 박사를 땄으면 공부하는 이치를 아는데 굳이 새로운 박사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100년전이야 박사가 이것저것 학식이 많아 박사지만, 요즘 박사는 아주 좁은 분야에서 기존보다 작은 진전을 이루는게 박사과정의 주된 임무지요. 전공하지 않은 다른 학문이라면 새로 배울게 많고 다른 학위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학문의 정수를 아는 사람이 제발로 와주면 고맙다 해야할텐데 말이죠. 이게 불과 10년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세상 일에 관심 많은 물리학자저자는 입..
참 독특한 책이다시체와 죽음을 다루는 내용이라, 께름칙한 마음에 사 놓고도 한참을 미뤘다. 죽음을 다루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생겨 큰 맘먹고 열어 읽었다. (title) Stiff 영리한 저술이다주제의 어두움을 문체의 발랄함으로 커버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더 힘들었을게다. 시체처리소, 해부학 교실, 인체 실험실, 장례식장 등을 발로 뛰며 글을 썼다. 물질로서의 사체와 인격이 담겼던 인체의 간극은 찰나다. 그러므로 사체의 원주인인 인간에 대한 연민과 공감은 자연스러울 터. 의도적으로 쾌활한 문체로 거리두기를 해야, 그나마 딱딱한 논문이 되는걸 방지하면서 수년간의 취재를 글로도 적어내릴 수 있을게다. 그냥 곱게 죽여주오사체가 토막나면 부활의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