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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의 지하철 행상

Inuit 2007. 2. 4. 10:04
저는 시내 외출을 할 경우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책을 읽거나 생각하기 좋기 때문이지요.
한가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어김없이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하철의 외로운 벤처 사업가 노마진, 또는 잡상인이라고 불리우는 행상들이지요.
아이템도 참 다양합니다.
볼펜에 구두약, 손전등, 인삼파스까지 희한한 물건이 많아요.

빈자리가 있어 앉아 가는 경우, 저는 PDA에 음악을 틀고 이어폰으로 외부를 차단하고 책을 읽습니다. e-book이든 실물책이든.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행동 패턴 조사겸 주변을 가볍게 그러나 꼼꼼히 둘러보는 편입니다.
젊은 분들은 대부분 MP3P나 PMP 혹가다 DMB 단말기를 통해 음악이나 영상을 감상합니다. PSP도 심심치않게 눈에 띕니다.
아직도 전화기는 좋은 놀이감이지만, 예전보다는 전화기를 붙들고 소일하는 사람의 비중이 작아보입니다.

이렇게 저마다의 세상에 몰입하고 있을때 돌연 행상이 나타나면 객차안에는 가벼운 긴장감이 돌지요.
저마다 하는 일에서 눈을 떼고 잠시 무슨일인지 식별을 한 후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의외로 연세있는 분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특별히 갖고 놀 만한 놀이감이 없던 차에 지하철 행상은 무료함을 달래는 일종의 공연이자, 자각하지 못했던 잠재적 욕구를 일깨우는 선전물인게지요.어떤 어르신들은 썰렁한 유머에 함께 웃어주며 호흡을 같이 합니다.
프리젠테이션이 성공적이면 한두분은 지갑을 열기도 하더군요.

저같이 잠시를 가더라도 조용히 가고 싶은 사람이나, 무언가 할일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성가신 spam일 뿐이지만, 무료하고 답답한 분들에게는 infortainment 컨텐츠로 받아 들여지나 봅니다.
세상일 한가지 성격으로 규정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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