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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나이 들면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맥락은 다르지만 이 책도 그러합니다. 제목만 봐서는, '장수에 대비하는 중년이나 노년의 자세' 쯤 되어 보입니다만, 나이들어 읽으면 이미 늦은 감이 듭니다. 이 책의 진정한 독자는 지금 현재 20대 입니다. 왜 20대가 이 책을 읽어야 할까요? 100세 시대가 이미 와 있기 때문입니다. 1840년 이후로 매년 평균 3개월 씩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즉 10년이면 2.5년이 연장되고 있으며 아직도 그 기세는 줄지 않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요즘 태어나면, 105세까지 사는 아이가 과반수라고 합니다. 그냥 더 오래 살면 좋은것 아닌가요? 돈이 있어야 장수도 의미가 있겠죠. 책에서 단순화한 계산을 예로 들겠습니다. 베이비 부머는 42년을 일하고 8년 ..

요즘 커뮤니티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고, 일 관련해서 개인적 관심도 많습니다. 커뮤니티는 사회 자본의 한 요소란 점에서 몇가지 개념을 구글링하다가 문득 사회자본(socail capital)을 학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제일 먼저 느낀 점은 학문적으로는 꽤 복잡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의 생산가치가 급여의 교환가치보다 클때 잉여가치가 생긴다는 고전적 마르크스 주의의 자본론에서 출발해, 인적 자본과 문화 자본 등으로 확산합니다. 개인 수준의 미시적 설명과 행위자로서 개별 노동자에게 축적되고 유동하는 가치를 포착한다는 점에서 신자본이론이 대두되고 사회 자본도 그 맥락 위에서 나온 단어란 거지요. 그냥 만든 신조어나 레토릭의 수준을 넘습니다. 즉 세속적 의미에서 내포되..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바쁘고 힘들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지금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문제는 없는걸까? 우리나라는 비교적 치안이 좋고, 흡족하진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미래, 아니 당장 반년 후가 불확실하고 슬몃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홍콩과 칠레, 볼리비아 등에선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있고, 중동은 아직도 총성이 멈추지 않았고, 아프리카는 전쟁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럽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와중에 영국은 유럽과 이혼하네 마네 어지러이 왔다갔다하고, 미국은 MAGA 대통령 이후 파퓰리즘과 양극화의 첨예한 대립으로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지구는 잘 있는건가요. 흔히 '석학'이라는 8인의 지식인..

제 첫 직장은 대전의 연구소였습니다.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그룹'의 방침에 따라, 전 연구원은 의무적으로 6개월 공장에서 근무해야 했습니다. 창원의 방산 공장에 배치됐고, 라인에 들어가 일을 하며 작업자 형들과도 친해졌습니다. 담배를 피우며 간간히 듣던 이야기 중 당시 느낌으로는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창원에서조차 '아프리카 정도의 오지'로 치는 거제에는 '돈이 넘치는데 쓸 곳은 없어 술집이 발달했고, 러시아 아가씨들도 와 있는데 그리 이쁘다카더라.'는 이야기지요. 당시 저는, 현실성 없어 보이는 이야기지만 반대로 굳이 화자가 거짓말을 할리도 없고, 실제 (북방정책을 펼치기 전이라 우리나라에 별로 없던) 러시아 미녀가 있건 없건 그저 바그다드 쯤 이야기처럼 느껴졌었지요. 그 별세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