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1/07 (18)
Inuit Blogged
오페라. 흔히 접하면서도 또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뮤지컬과 비슷하기도 하고, 클래식과 유사한 느낌도 들면서 티켓은 한도끝도 없이 비싼 공연. 저는 유명한 몇 개 아리아로 오페라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개 유사한 느낌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적절한 길잡이입니다. 흔히 나오는 책들처럼, 이미 오페라를 안다고 가정하고 좋은 오페라에 대한 소개를 하는게 아니라, 오페라 자체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대사가 없는 대신 레티치보로 이뤄지는 의미전달이 아리아와 버무려져야 제대로된 오페라일 뿐 아니라 뮤지컬과도 명확한 구분이 된다는 점이랄지, 원래의 목표가 그리스 비극을 르네상스 시대에 맞춰 재현해보고자 하는 지식인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예술장르란 사실은 가볍지만 묵..
(부제)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전에 소개해서 아이가진 블로거분들에게 열띤 반응을 얻었던 '아이의 자존감'의 원전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즉, '아이의 자존감'이 아이교육을 목표로 정리했다면 이 책은 보다 일반적입니다. 책의 내용을 한 단어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제목 그대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입니다. 마음이 다쳤을 때 시련에서 회복하는 능력이지요. 잘 보면, 어떤 이는 떨어져도 고무공처럼 되튀어 오르고, 어떤이는 유리공처럼 부숴져 버리는 그 차이에 대해 탐구합니다. 이 주제는 Kauai 실험에서 발견된 현상입니다. 하와이의 고립된 섬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의 성장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모았는데,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시계열 전수 조사인 셈이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누가봐도 잘못될 가능성이..
해외에 가면, 풍경사진 찍고, 음식, 특산물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지요. 왜 그럴까요? 다녀온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구, 그리고 가서 본 것을 남과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본능이 동기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사진찍는 행위는 특정한 예술의 장르이면서도 시간의 보존, 스토리텔링, 그리고 감정의 해석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는 창작행위입니다. (Title) Within the frame: The journey of photographic vision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해도 사진 찍는걸 좋아하고 잘 찍고 싶은지라, 가끔 사진에 관한 책을 봅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독특합니다. 일단, 사진 잘 찍는 테크닉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습니다. 시종일관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는 마..
최근 재미난 일이 있었습니다. 몇달 전 퇴사한 직원이 오랫만에 전화를 해와서,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심성 곱고 참해서 특별히 잘해준건 없어도 정이 가던 친구였는데, 결혼한다니 반가왔지요. 그런데, 주례를 서주면 안되겠냐고 어렵사리 부탁을 했습니다. 회사에 있을 때부터 저를 보아온 모습이나 전사 프리젠테이션 하던 인상이 좋게 남아 있었나 봅니다. 젊은 주례가 활기차게 진행하는 결혼식 컨셉을 원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이 친구가 독실한 신자라 주례를 못 구해서 부탁할 것은 아니란걸 압니다. 게다가 제 직속도 아니었는데 말꺼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을 것도 상상이 갔고, 그만큼 바람이 크다는 점도 느껴졌습니다. 핵심은 이제 40대 초반인 제가 주례로 적합한가하는 문제지요. 그자리에서 판단할 일이 아닌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