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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제 대학시절은 완전 아날로그였지요. 선생님이 분필로 판서하시고, 학생은 노트에 필기합니다. 다행히 XT (8086)나 AT (80286) 등 성능이 개량중인 PC가 있어서 과제는 컴퓨터로 제출했습니다. 보석글은 일찍 갖다 버렸고, 아래 한글이면 행복했지요. 숙제 끝날즈음, 9핀 라인 프린터가 찍찍거리면 퀭한 눈으로 담배 한대 꼬나 물고 다소 느긋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이란 말조차 낯선 채 학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에 가서야 갑자기 프리젠테이션을 집중 교육 받았지요. 제 사수인 선배는 랩에서 내려오는 비기를 자상하게도 전수해 줬습니다. 빈 종이에 스토리보드 만드는 법, TEX으로 수식 적는법, 그래프를 출력하고 복사해서 오려 붙이는 법 (copy & paste를 직접 손으로 해보신 분?), T..
소설가만치 대단한 이야기꾼들이 없지요. 게다가, SF 작가는 또 다른 독특한 이야기꾼입니다. 엄정한 과학적 지식을 사람 사이 이야기로 치환합니다. 그 변환의 유일한 매개체는 드넓은 상상력입니다. 기술적 토대가 깊고 정세합니다. 시공간의 넓이는 우주적 규모이기도 합니다. (원제)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당시, 젤라즈니의 가고 없음을 안타까워 했더니, 댓글로 아직 테드 창이 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무조건 사 놓았습니다. 혼자 지낸 시간이 많은 밀라노 출장 가서 반을 읽고, 나머지는 두었습니다. 야금야금 읽을 성질은 아닌지라 아껴뒀습니다. 좋은 와인 꺼내듯, 연말연초 집에서 보내는 휴가에 기분전환 삼아 홀짝 읽..
저명한 인간 생태학자인 Eibl-Eibesfeldt는 말했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포식자들에 대한 기본적 공포에 더해서 지적인 능력에 기초한 실존적 공포까지 지닌, 가장 공포에 찬 피조물이다. (원제) The emotional brain 정서(emotion)의 진화적 특징을 동물 뇌 실험을 통해 밝혀온 르두의 책입니다. 다마지오의 인문학적 글쓰기가 아닌 전형적인 의학적 서술입니다. 따라서 다소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굳이 하나로 줄여 말하면 핵심은 이중기억 가설입니다. 즉, 기억은 두가지 경로가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해마가 담당하는 명시적 (explit)이고 선언적 (declarative)인 기억입니다. 다른 하나는 암묵적(implicit)인 기억이며 편도핵(amygdala)이 담당합니다...
정년은 그대로인데, 수명은 자꾸 늘고.. 나중에 은퇴 후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위 말하는 제3시대(3rd age)에 대한 준비.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품어 봤을 마음속 질문입니다. 찰스 핸디는 포트폴리오 생활 (portfolio life)을 그 답으로 제시합니다. (원제) The elephant and the flea 말이 거창해 포트폴리오 인생입니다. 더 흔한 명칭은 프리랜서이고, 사업의 형태에 따라 개인사업자, 1인 기업, 자가 고용 (self employment) 등으로 불리우는 개인 사업을 저자는 벼룩으로 표현합니다. 그 대척점에는 코끼리로 상징하는 대기업이 있습니다. 결국 평생의 고용을 책임지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란 점에서 독립은 빠를수록 좋다는 견해를 표방합니다. 또한, 개인의 재능을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