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와 쓰요시

어느날 400억원의 빚을 남자

제목이 내용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수많은 지역 점포를 가진 사업을 물려 받았다. 4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빚도 함께. 대개 이런 정도의 빚이라면 상속포기를 해야 마땅한데, 그럴 겨를도 없었다. 경리 여직원 딸랑 하나 두고 많은 사업을 운영했던 아버지의 독불장군 경영스타일 탓이다. 당장 인감 찍을 사람도 없어 잠시 출근을 하고, 출근한 김에 독촉전화들을 받아 죄송하다 돈을 갚겠다는 인사를 하며 빚은 자연스레 저자의 빚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빠져 나오기 힘든 개미지옥에 발을 딛는다.

  

 

무모한 도전

이후 좌고우면하며 온갖 시행착오를 겪고, 나름의 생존법을 찾으며 사업을 정상화한다. 하지만, 요식업 특유의 인력 문제와 수습하고 돌아서면 생기는 사고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반복하는 모습은, 전문 작가가 16부작 드라마보다 극적이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처럼 무모한도전이기에 무한도전이다.

 

 

One point consulting

글은 매우 읽힌다. 읽다보면 함께 감상에 젖고 두려움을 느끼고 따라 미소 짓는 시청자적 즐거움을 느끼고 그것만으로도 책은 가치가 있다. 하지만 정없이 경영학적으로 분석해볼 필요는 있다. 컨설팅과 전략을 배경으로하는 내가 상황이었다면, 또는 젊은 쓰요시가 내게 멘토링을 요청했다면 나는 다음 두가지를 우선시 했을테다.

  1. 점포 구조조정
  2. 인력 투자

400 빚은 운영대금보다 부동산 담보 대출의 비중이 컸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려움을 확장으로 커버하던 사람인지라 매장은 필요이상 많았다. 경우 한계수익이 작은 매장과 건물을 정리해서 원금을 줄이고 비용도 줄이는게 가장 효용이 크다. 쓰요시는 나중에야 점을 깨닫긴 하지만, 부채와 비용의 복리적 성격을 고려하면 늦었다. 적어도 5년은 빨리 빚에서 빠져나올 있었다. 또한 요식업 고질의 인력문제도 그는 늦게 깨달았다. 10년이 훨씬 지난 후에. 늦어도 결국 답을 찾았으니 성공은 성공이고 잘난 사람 맞다.

 

Respect full

16년에 걸쳐 400 빚을 갚은 결과를 보인 인물을 놓고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쓰요시는 충분히 존경스럽다. 위의 두가지 포인트를 짚은건, 패닉에 빠졌을 전략적 사고를 실행에 옮기면 효과가 크다는 점을 쓰요시 사례에 기대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다.

쓰요시의 강점은 영업출신다운 저돌성, 엘리트의 관찰과 분석력이다. 경험도 없는 인더스트리에서 존경도 없는 인적구성을 가지고 스스로의 강점을 살려 어려움에서 벗어났다.

 

 

새기고 싶은 구절이 몇개 있다.

-일점돌파 전면전개. 한군데서 성공을 이루고 성공을 다른 지점으로 확산한다. 경영에서는 보편적이고 나는 이를 success case 전략이라고 부른다하지만 일점돌파 전면전개, 말이 훨씬 명확하고 입에도 착착 감긴다.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 한구절 건진 것만으로도 성과란 생각이 든다. 귀로 들으면 머리로 그러려니 하겠지만, 죽음과 결하며 살아온 이력을 곁에 두고 듣는 말은 울림이 크다. 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 아침 안오는 밤은 없을지니.

-사람이 빛나고 지역을 밝히며 행복을 퍼뜨린다. 수많은 역경과 시행착오 끝에 쓰요시가 정리한 회사의 이념이다. 이토록 간결하고 아름다운 모토는 오랫만에 본다. 특히 중소기업의 역할을 깨닫고 그에 맞는 운영체계를 재수립하는 실천적 구절이라 멋지다. 땀과 눈물을 응축해 만든 진주란 생각을 했다.

 

Inuit Points ★★★★☆

읽을 가볍지만 끝나면 묵직하다. 인간의 16 세월이라 그럴게다. 웬만한 막장 드라마보다 감동은 크고 짜증은 덜하며 부드럽게 교육적이다. 자영업이나 스타트업 하는 사람은 한번 읽어라. 사회 발을 내딛는 사람도 도움될거다. 그리고, 아버지가 미운 사람 무조건 읽어라. 400 물려받은 어떤 아들도 있는데, 거실에 얌전히 누워계신 아버지 보면 감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Next Money 비트코인  (2) 2016.12.04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  (0) 2016.11.13
어느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  (0) 2016.11.08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0) 2016.10.25
50년간의 세계일주  (0) 2016.10.23
비트레이얼  (0) 2016.10.19

변혜정 백승선

A book like choloate

이 책을 뭐라 비유하면 좋을까. 

딱 초콜릿 같다. 먹어서 한끼 배부르지도 않고, 안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보면 소유를 욕망하고, 간직하고 싶은.


딱 그렇다. 벨기에 곳곳을 간단히 설명한 내용은 타 여행서랑 그리 다르지 않다. 오히려 분량은 적다. 여행지 다니는 참조로 하기엔 내용이 빈약하다. 내용을 설명하자면 딱히 쓸말도 없을 정도로 한산한 글이다.

 

Warm touch

이 책의 강점은 감성이다. 감성 충만한 도시곳곳의 사진도 사진이려니와, 사진을 바탕으로한 일러스트가 일품이다. 그냥 벨기에 일러스트집이라 생각해도 소장가치가 충분할 정도다. 물론 책 자체도 감성이란 렌즈로 보면 빼곡하다. 문학적 감수성으로 여행자의 눈길 발길 닿는 순간을 잘 잡아두었다.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책일지도 모른다.


Travel without flying

그래서 이 책은 여행 준비서보다는 대리여행서라고 보는게 적당하다. 책은 스르륵 한두시간에 다 볼 분량인데, 비주얼이 좋아 야금야금 읽고, 다 읽고도 가끔 꺼내 사진과 일러스트를 본다. 심지어 직접 벨기에로 가는 비행에도 이 책을 넣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현실이 더 남루할걸 알기에.


 

Inuit Points ★★★

사람따라 호불호가 갈릴게 확실하다. 정보를 찾는 분에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중요한 점은 짚었으되 자체로 온전치는 않아, 여행의 길잡이로 삼자면 별도의 리서치가 새로 필요하다. 


하지만 벨기에를 느끼고 싶다면 좋은 시작점이다. 아니, 이 책 보면 마음이 쿵쾅거려 비행기 표를 지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Albert Podell

(title) Around the world in 50 years

 

Fascinating

많이 매력적인 책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 확장판 정도의 느낌으로 책을 잡았다. 런던 신사보다  많이, 오래 세계를 돌았겠지 여겼다. 추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저자는 " 세계" 도는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THE WORLD

모든 나라를 가본다는 말의 함의를 다시 생각했다. 글쓴이도 그랬다. 일단 ' 세계' 정의부터 다시해야 한다. 미국이 비자를 발급하는 '나라' 251개다. 자체 통화가 있는 나라로 정의하면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동티모르, 파나마 등은 나라가 아니다. UN 회원국이 그나마 가장 공정한 기준이지만 타이완과 바티칸 시티는 빠지게 된다. 심지어 50년에 걸쳐 전세계를 방문하다보면 나라가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저자가 방문했던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독립해 다시 방문하기도 한다.

 


Black Africa

나름 세상 많이 다녔고 스페인어와 라틴 문화를 좋아하니까 세계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었다특히 넓이 숫자에서 상당부분 지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는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책읽다 나라이름 나오면 생소한 나라도 많고 지정학적 위치는 죄다 몰랐다. 나이제르와 나이지리아, 콩고 공화국과 콩고 민주 공화국의 차이도 몰랐고, 자이레란 나라가 개명한것도 몰랐다. 관심이 없었으니까.




Virtual Travel

책을 읽는데 평소의 열배 이상 걸렸다. 자세하고 생생한 묘사 덕에 아예 구글 지도를 켜놓고 대조하며 읽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저자의 상황을 이해하고파서 그랬는데 그렇게 읽다보니 나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내내 그리 읽었다. 읽는 속도가 더뎌봤자 50년에 걸쳐 여행한 저자의 시간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지니. 그래서 책을 완독했을 왠지 모르게 뿌듯함과 피곤함도 느꼈다.

 

Inuit Points  ★★★★★
개인적
감동 더해 별다섯 만점을 줬다. 앞으로 세상 구경 더할 작정이지만 책에 나온 나라에 대한 경험은 여기서 끝일 나라가 대부분이다. 간접경험과 배움만으로도 책이 너무 고맙다. 아울러, 세상 모든 나라를 들러보겠다는 청춘의 꿈을 50년에 걸쳐 이룬 포델씨의 집념과 투지도 울림이 컸다. 복잡한 삶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시간 내어 읽어보면 좋다. 삶과 관계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더할테니.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  (0) 2016.11.08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0) 2016.10.25
50년간의 세계일주  (0) 2016.10.23
비트레이얼  (0) 2016.10.19
네덜란드: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0) 2015.09.12
하드씽  (1) 2015.09.06

Douglas Kennedy

(Title)  the heat of betrayal


  

Dramatic

소설은 읽는다. 드라마 보는 듯한 시간의 아까움도 하지만, 어떤 번역 소설은 없이 주절거리는 문학연의 장식이 버거운 탓도 있다. "인생수업"이 그랬다. 읽다가 '내가 이걸 참고 읽고 있나'해서 접은 있다.

그런 면에서 책은 일단 읽힌다는게 미덕이다.

 

 

Like a Movie

그나마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나처럼 번역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닿는 글은 대개 영화처럼 호흡이 빠르다. 미적거리지 않고 죽죽 나가며, 크고 작은 반전과 전환으로 관심을 이어가는 부류다. 크라이튼이 그렇고, 브라운이나 스티븐 그렇다

글쓴이 케네디의 다른 소설인 ' 픽처' 원작으로하는 동명의 영화를 있다. 비트레이얼도 픽처와 전개가 유사하다. 초반에는 일상의 이야기를 다소 정도로 끌고 간다. 이런 서술을 통해 인물의 입체감과 관계를 드러내며 후에 이어지는 사건의 복선과 전제를 정리하는 워밍업 단계를 밟는다.

 

 

Betrayal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betrayal, 배신이 맞다. 나이 차가 있지만 자유로운 예술인 남편과 삶을 꾸린 회계사 주인공. 각자의 환상 위에 올려진 결혼은 내밀한 상처로 위기를 잉태한다. 처음 미국 밖으로 여행 주인공. 하나 믿을만한 사람인 남편이 실종당하자마자, 사람도 자연도 풍습도 낯선 이방의 세계로 떨어지는 일상에서 마주지고 싶지 않은 악몽일게다.

 

 

Life is.. Uncertain

온갖 고생 끝에 실종된 남편의 단서를 모아가고 퍼즐이 맞춰질수록 또다른 요지경의 세계가 펼쳐지는건 삶의 아이러니와도 같다. 모르는게 마음 편한데, 존재를 알면 모르고 지나칠 없는 인간 개체의 호기심과 관계망의 구속감 때문이다. 나름 사소한 반전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게 이야기의 묘미이므로 스포일링을 하지 않으려면 줄거리를  여기 적긴 어렵다. 하지만, 읽고 나서 가슴 한켠이 서늘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야기 없다. 작가는 이런 서사를 택했을까.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인간의 미욱함, 호기심으로 신세를 망쳐먹는 퇴화되어야할 본능, 아니면 운명과 인연의 불가지성을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Self-Trap

짐작컨대, 작가는 이전작부터 집요하게 추구하던 주제를 다시 꺼냈을테다. 인간의 선택은 순간 자유의지인가, 아니면 스스로가 시간 쌓아놓은 함정을 선택이란 확신속에 받아들이는 과정인가의 문제다. 그리고 작가는 차갑게 후자의 얼개를 조립했다. 반면 작가가 공간을 두는 것은, '스스로 함정' 대처하는 또다른 자유의지와 뜻을 피우는 선한 관계망에 대한 믿음이다.

 

 

 

Inuit Points ★★★

 소설 놓고 철학적 주제를 깊이 따지는게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닐테다. 소설은 영양분보다는 식감으로 먹는 요리인 경우가 많으니. 그런 면에서 책의 또다른 재미는 모로코라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책을 읽다보면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 아름다우며 두려운 사막의 실체가 앞에 펼쳐진 듯한 생생함이 좋았다. 또한 가보기 힘든 모로코의 정서에 흠뻑 빠지며 유사 여행을 기분도 든다. 휴가 읽기 좋은 책이다. 다만 일상에서 이끌어낸 서스펜스라, 전개상 놀라움 진폭이 작을 밖에 없는 사정상, 오랫만에 읽은 소설에 기대에 흡족하진 않았다, 나는.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0) 2016.10.25
50년간의 세계일주  (0) 2016.10.23
비트레이얼  (0) 2016.10.19
네덜란드: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0) 2015.09.12
하드씽  (1) 2015.09.06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주경철

이런 외국 소개 책을 읽을 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편협되거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일반 관광서에 나오는 내용보다 국소적이라도 깊이를 원한다
-가능하면 문화를 알고 싶다
-특히 현지인의 정서를 알고자 하는게 가장 크다
-바라건대 역사가 뒷받침되면 이해가 쉽다
-더 바라자면, 잘 읽혔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기준에 적절히 부합한다. 균형이 잡혔다. 고매하게 딱딱하거나, 어설프게 감상에 빠지기 쉬운 현직 교수의 책 치고는 웰메이드다. 책은 크게 두 파트다. 전반부는 네덜란드의 문화를 다룬다. 후반부는 역사다.

실은 이게 쉽지 않다.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네덜란드는 이래.. 라고 말하긴 쉬워도,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서적에서 어느 나라의 문화를 똑똑 부러뜨려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소심하면 두루뭉술해지고 내지르면 편향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자 특유의 감각으로 다양한 소스에서 확인 가능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문화를 세심히 추렸다. 네덜란드 전역을 여행한건 아니지만, 몇 차례 스키폴에 내려본 나로서도 다 수긍이 간다. 많은건 새로 배웠다.

Verzuiling. 이게 가장 크게 배운 점이다. 지주화(columnization)라고 번역되는 네덜란드 특유의 정서다. 종교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각자는 마음의 기둥(zuil)을 지니고 있고 이를 통해 사회의 틀과 역동성을 유지하는 네덜란드 특유의 정서다. 페르죄일링을 알고 네덜란드 역사와 문화를 보면 훨씬 잘 읽힌다. 

또한 우리 스스로를 아는데도 도움이 된다. 

쇠젖메주 무슨 뜻일까? 

치즈를 일컫는 우리 옛말이다. 또는 졋떡(ㅼㅓㄱ)이라 불렀단다. 어감이 이상하지만, 꽤 수긍가는 번역이다. 

화란. 말 나온김에 네덜란드의 한자 표기인 화란도 언급하자. 화란은 알다시피 홀란드의 음차다. 중요한 점은 홀란드가 네덜란드의 영어식 명칭이지만, 실제 홀란드는 네덜란드의 중심 주일 뿐이다. 누가 한국을 경기라고 부르면 황당하겠다.

그 외에도 자잘한 재미가 많다. 네덜란드의 식민지 수리남이 지금의 뉴욕과 바꾼 결과의 땅이랄지, 신이 세상을 만들었으면 네덜란드인은 네덜란드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여자친구 만나기 전에 일(work) 부터 하라든가 아낀 1센트가 번 1길더보다 낫다는 경제관념, 무엇보다 오랜 지방연합의 특성상 끝없는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국민성 같은 부분은 알아둘만 하다.

최고의 미덕은, 책 전반에 배여있는 시선이다. 자본주의의 요람인 네덜란드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지나치게 숭상하지도 않고 폄하하지도 않는 시선이 참 따습다. 시대 상황은 이해를 하고, 공은 공대로 인정하면서, 자본주의의 성립에 피흘리며 고생한 네덜란드와 식민지의 기층민에 대한 꼼꼼한 배려는 책을 덮고도 한참 생각나는 그윽한 향기다.

Inuit Points 
2003년작이라 근 10년의 공백이 아쉽다. 최근 판이었다면 주저않고 별 다섯을 주었을게다. 실상, 나라 전체가 변할만한 시간이 아니라 책의 대부분은 그대로 유효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21세기 초입의 정서들이 읽는 동안 자꾸 눈에 밟히는건 어쩌기 어렵더라. 전에 "교수님 책"에 당한적이 있는지라, 깔끔하고 경쾌하게 잘 써주신점 너무 고맙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년간의 세계일주  (0) 2016.10.23
비트레이얼  (0) 2016.10.19
네덜란드: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0) 2015.09.12
하드씽  (1) 2015.09.06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Ben Horowitz

(Title) The hard thing about things


읽기 괴로웠다. 소설도 아닌데 감정이입이 이렇게 깊은 책은 처음 아닌가 싶다. 내용은 스타트업의 CEO로서 겪은 난관을 설명하며, 배운점 공유할 점을 적어내려간 특이하지 않은 전개다. 하지만, 하이테크 기업의 CFO와 CEO를 하면서 내가 경험했던 많은 부분이 오버랩 되었다.

리더는 외롭다. 고독한 자리다.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을 결정해야 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매순간 크고작은 승부를 하는 셈이고 피를 말린다. 하지만 내색도 어렵다. 센척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해야 리더의 성과도 나지만, 조직의 성과도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 앓고 있는 경영자가 대부분이다.

자잘하다. 이 책의 특이점은 여기에 있다. 자잘한 부분을 담담히 펼쳐놓는다. 벤 호로위츠는 기업가로 성공하고, 다시 투자자로 성공한 사람이니 과거의 일을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좋은 위치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내밀한 수년간의 경험을 담담히 적어 공유하는 용기는 높이 평가한다. 거기서 배울 사람들이 많으니.

인사가 만사다. 책의 여러 귀절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가장 크게 느껴진 부분은 채용 부분이다. 딱 마음에 들기 전에 뽑지 마라. 뽑기전엔 교육과 훈련에 대한 계획을 미리 가져라. 채용 면접은 사람을 이해하는데 집중하라. 뭐 이런 이야기들이 지극히 평범해 보여도 여간 고수가 아님을 읽으며 느꼈다.

그리고 스스로를 의심하라. 하나 더 인상깊은 구절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마라'는 말. 리더는, 다른사람에게 하는 거짓말 보다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이 더 심각하다. 자기 의심은 고통스러운 프로세스지만, 부단한 자기 부정만이 조직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막아준다. 그런면에서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Inuit Points 
별점 다섯이다. 스타트업은 물론, 경영에 관심있는 사람은 모두 관심가질만 하다. 책에서 살풋 마키아벨리즘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또는, 경영학이 아닌 장똘뱅이 철학처럼 여길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증한다. 저자는 내공이 깊다. 마음으로 동조하지 않더라도 그냥 이런 세계가 있구나라고만 느껴도 읽는 본전은 뽑고도 남는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트레이얼  (0) 2016.10.19
네덜란드: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0) 2015.09.12
하드씽  (1) 2015.09.06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생물학 이야기  (0) 2015.07.12
  1. BlogIcon 스피닉스 2015.11.05 11:28 신고

    좋은 책 감사합니다.

박지영

여행은 지리인가? 

필요조건은 맞다. 당장 어느 방면으로 가야할지, 어딜 찾아가야할지도 모르니 지리를 알 필요는 있다. 하지만, 뜻깊은 여행에는 지리에 더해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비행기 탈 계획이 잡히면 그 도시를 읽는다. 이스탄불이 그랬고,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상파울루 등등 그랬다.


그나마 유명도시는 낫다. 역사에 대한 책은 뒤지면 좀 나온다. 하지만 문화에 대한 책은 찾기 어렵다. 그런면에서 파묵의 이스탄불은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현지인의 정서를 느끼기에 좋은 책이었다. 런던에 관해서라면 이 책이 문화에 대해 맛을 보기 좋은 길잡이다. 찬란하다.

A la carte
기자 출신으로 경영학 공부를 런던에서 한 저자의 포지셔닝은 깔끔하다. 비즈니스란 안경으로 본 런던이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주제를 구석구석 쉽게 접근해 간다.

필립 그린, 리차드 브랜슨, 제임스 다이슨, 데미언 허스트 같이 영국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를 통해 장사에 밝은 런더너의 일면을 보게 된다. 또한 시티 (City of London)와 랜드마크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풀며 겉보기 이면의 차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있다. 그외 런던의 튜브, 박물관을 통해 종횡무진 런던의 문화를 짚어본다.

책은 뒤로 갈수록 더 소소한 부분으로 접어들며 흥미가 더하다. 골목시장의 중고 가게, 히트친 TV 프로그램, 직장인의 반복적인 삶과 그 속의 재미, 부동산과 먹거리까지. 특히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쁘레따 망제(Pret A Manger)는 우리 가족 여행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살인적인 물가의 런던에서 적당한 가격에 품질있고 맛난 음식 찾는건 꽤 큰 요소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고로 쁘레따 망제 말고도 EAT. 이란 체인도 신선한 샌드위치가 일품이다.

오직 하나 아쉽다면, 런던, 아니 영국의 상징인 펍과 축구문화에 관한 챕터가 약하다는 점이다. 저자가 인정하듯 축구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니 피상적 관찰과 감상에 머무르는 점은 옥의 티다. 하지만 제일 출장가기 싫은 런던과 친해진게 펍과 축구고, 그에 대해선 잘 아니 오케이. 그냥 완성도 차원에서 아쉬운 점이라 적어둔다.

Inuit Points 
런던 많이 가본 사람도 이 책 읽으면 다음 가볼 때 더 많은 부분이 보일게다. 처음 가보는 사람은 일반 관광객과 색다른 코스를 구성해서 런던의 진미를 만끽할지도 모른다. 책은 글쟁이 저자답게 깔끔하게 적었고, 사진도 풍부해서 직접 날아가지 않더라도 피상적 낭만으로 생각하는 런던을 좀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별점 넷을 주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덜란드: 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0) 2015.09.12
하드씽  (1) 2015.09.06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생물학 이야기  (0) 2015.07.12
런던에 미치다  (0) 2015.07.11

Lorant Deutsch

(Title) Metronome illustre

 
보는 순간 환호했다
멋진 컨셉이다. 1세기부터 21세기까지, 각 세기마다 중요한 파리의 건물이나 지역을 정하고 그 곳에 닿는 메트로(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구조다. 공간에 흩어져 있는 파리를 시간축과 공간축에 따른 변화로 이해할 수 있기에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이기도 하다.


막연히 알던 부분이 명확해졌다
처음 로마인이 왔을 때 갈리아 사람들이 살던 곳은 시테 섬이 아니라 지금 파리로는 외곽 쪽이다. 하지만, 파리의 기원과 시발점은 시테섬이 맞다. 이후 도시로 성장하면서 시테 북쪽, 또는 센느 우안으로 공적 건물이 커 나가고, 센느 좌안은 학교나 수도원, 시장 등이 발달하게 된다. 


파리의 골격
부르주와란 말이 나오게 된 파리의 성 역시, 시테섬을 중심으로 조금 더 큰 동심원이었고, 그 외곽이 성밖이었다. 지금의 에펠탑은 예전 강남처럼 빈땅이었고. 이렇게 파리가 진화한 경로를 알면, 꽤 큰 파리도 그 뼈대가 보인다. 이 하나만으로도 큰 수확이 있었던 독서다. 


숨겨진 이야기들
부가적으로는 파리의 다른 이름인 뤼테스(Lutès)가 고대 파리지역의 늪에서 나온 이야기랄지, 루브르가 독일어 Loewer에서 나왔다는 등, 우리나라 여행서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소한 이야기도 눈여겨볼 부분이 많다.


Inuit Points 
전체적으로, 파리 살지 않는 이방인에게라면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소상하다. 뒷골목과, 역사적 배경을 물고 이야기를 풀어가므로 시원시원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파리지앵을 위한 교양서니까. 하지만, 매우 클리어한 컨셉과, 많은 고대자료와 실물 사진이 뒷받침 되어 꽤 인상깊은 파리 소개서다. 별점 넷을 줬다. 그리고, 우리 서울에 대해서도 이렇게 세기마다 중요한 의미를 정리해도 재미있겠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드씽  (1) 2015.09.06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생물학 이야기  (0) 2015.07.12
런던에 미치다  (0) 2015.07.11
왜 따르는가  (4) 2015.07.05

김용진

호흡이란 무엇인가?

책은 첫머리에 묻는다. 숨쉬는거지 뭐.. 난 생각했다. 아니었다.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셔 체내에 축적된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래서 동물은 호흡을 한다. 반대로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빛의 에너지를 축적한다. 이렇게 햇빛, 물, 산소에 기대 지구의 생명체들은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경쟁하고 유전하며 번창하거나 절멸한다.


깜짝 놀랐다
호흡의 비밀을 알아낸 나는 아이들과 대화시간에 호흡이 뭔지 아냐 물었다. 고3인 딸은 냉큼 대답한다. 에너지 생성이요. 뭐지? 나만 몰랐나. 아내에게 확인해보니 아내도 이제야 알았다고 한다.


급속성장 생물학
이유는 그랬다. 내가 생물을 배운 30년 전과 지금 교과체계는 많이 다르다. 그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생물학의 결과를 충분히 수용하여 가르치고 있다. 사실 생물학에 뭐 새로운게 있을까 싶었다. 화석이나 인체, 동식물을 연구하는 오래된 학문이라 새로 더 발견할게 있을까 했다. 반대다.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생물학은 해가 다르게 더 많은걸 알아내고 있는 중이다.


뇌과학
뇌과학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정리해본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쓸 때만해도 뇌과학이 처음 뜰 때였고 나는 흥분했었다. 경험적으로 느꼈던 부분의 과학적 이유를 알게 되었고, 과학이 그렇듯 그 기제를 이용하면 효과적 반응이 가능하므로. 그 뇌과학도 큰 틀에서의 생물학, 좁게는 분자생물학과 신경학, 유전학, 비교생물학 등 첨단 분야의 토대에서 핀 꽃이었다.


재교육
과학이 진리라 생각하지만 회고적으로 불변일 뿐이다. 과학이 아직 새롭게 발견할 부분은 많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엘레건트 유니버스' 등 내가 천착했던 물리학 뿐만 아니라, 생물학 분야도 이렇게 발전한줄 솔직히 몰랐다. 반성한다. 그리고 과학 좋아하는 사람은 최신 연구결과에 꽤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 책은 좋은 길잡이다. 생물학의 발전과 종합적인 관점을 읽기 좋다.


Inuit Points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저자의 관점이다. 생명의 신비에는 한없이 따뜻하고 경외감과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비과학적인 태도에는 명료하게 선을 긋는다. 과학자의 순수한 자존심이 페이지 곳곳에 묻어 있다. Fact보다 저자의 철학을 강하게 드러내는 마지막 챕터는 압권이다. 종교, 음모론, 미신처럼 비과학적 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인류의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저자의 태도는 낭만적이다. 읽는 내내 즐거웠고 다 읽고 나니 아쉽다. 별점 다섯이다. 요즘 운이 좋은가 보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 비즈니스 산책  (0) 2015.08.29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생물학 이야기  (0) 2015.07.12
런던에 미치다  (0) 2015.07.11
왜 따르는가  (4) 2015.07.05
스타트업 바이블  (0) 2015.07.04

최은숙

발랄한 책이다

쨍하는 감동은 없지만, 목적에 충실하다.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 소개 책이라면 갖춰야할 미덕을 다 갖고 있다. 간결하고 적절한 설명, 다시 찾기 쉬운 편제, 장소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지도, 이해를 돕는 생생한 사진까지. 


풍성한 깔끔함
이 책의 장점은 깔끔히 분류한 다양한 테마다. 널리 알려진 장소는 짧게 넘어가고, 문화, 대중예술, 음식, 쇼핑 등 주제로 분류해 각 분류 별로 알뜰히 내용을 담았다. 흔히 가는 명소 이외의 덜 알려진 장소를 통해 런던을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음에 맞는 주제를 좇아서.


숨은 명소
특히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런더너의 숨은 명소와 시장에 대한 분류였다. 여행중 짧은 기간에 이 많은 곳을 다 방문하긴 어렵겠지만, 미리 알고 있으면 길가다 들러볼 수 있고, 오히려 출장 때처럼 아예 어디 갈 짬이 없을 때라면, 근처에 있는 곳만이라도 간단히 구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읽으면서 몇군데는 디지털 지도에 표시를 해 놓았다.


살짝 아쉽다
칭찬 일색 같지만, 처음 말했듯 묵직한 감동이나 쨍한 느낌은 없다. 정보 중심의 안내서에서 정서적 느낌까지 바라는게 무리이긴 하지만, 잘 된 책은 그런 부분도 있긴 하더라.


런더너
그나마 이런 부분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마지막 두 카테고리다. 영국다움에 대한 저자의 단상과 런던 사람에 대한 입체적 조명. 사실 이 부분에서 글 다루는 역량이 힘에 부쳐 정서적 울림이 적은 탓도 있지만, 그래도 시도는 박수칠만 하다.


Inuit Points 
판에 박은 듯한 안내서를 탈피해서, 좀 더 다양하고 생생한 내용을 전달하는게 목적이었다면 이 책은 충분히 목적을 달성한 책이다. 넉넉히 별점 넷을 줬다. 여행 가기 전에 휘리릭 읽어도 좋고, 그냥 런던이 궁금해도 읽어 두면 즐거울 것이다. 발랄하고 생생하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역사 기행  (0) 2015.07.18
생물학 이야기  (0) 2015.07.12
런던에 미치다  (0) 2015.07.11
왜 따르는가  (4) 2015.07.05
스타트업 바이블  (0) 2015.07.04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2) 2015.06.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