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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리뷰에서 종종 번역 제목의 어처구니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제목 까기' 스포츠처럼 되어버린 점이 아쉽습니다. 그만큼 마케팅에 절박한가보다 정도로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제목도 완전한 오독을 유발합니다. 인생을 운에 맡기지 마라. 그러니까 제대로 의사결정해라. 이런 뜻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책의 진심과는 반대방향으로 뻗댔습니다. 책은 이런 내용입니다. 당신의 의사결정 방법을 맹신하지 마라. 운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라. 결이 완전 다르죠. How to decide: Simple tools to make better choices Annie Duke, 2020 이 책은 애니 듀크를 찾아 읽은 책입니다. 저자는 포커 세계챔피언 출신입니다. 다른 책 보다 듀크가 포커 은퇴후 의사결정 전문..
우연히 조시 웨이츠킨이란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체스 영재로 스토리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체스 챔피언이 되고는 돌연 태극권을 배워 여기서도 세계 정상에 올랐다고 합니다. 체스 챔피언이 바둑 챔피언만 되었다해도 신기 터지는데, 몸쓰는 무술이라니요. 정신 경쟁과 육체 경쟁의 끝판왕을 한 사람의 배움론은 너무도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책이 있을까 찾아보니 있습니다. 서점 사이트에 가보니 절판입니다. 중고라도 사려고 가격을 보니… 45,000원이군요. 무슨 내용인지 궁금은 한데, 저 돈 내고 확인해보긴 아깝습니다. 공립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 읽었습니다. The art of learning: An inner journey to optimal performance Josh Waitzkin, 2007 하..
우리편 궤변가를 만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복잡계 공부를 위해 읽은 두번째 책입니다. 결론적으로 복잡계 공부 목적에는 안 맞는 책이고 외려 반하는 책이었습니다. 배운건 없고 마음만 복잡해졌.. 다기 보다는 복잡계의 전형적 특성인 상호작용과 비선형성, 자기조직화 등의 원리와 반대로 용감한 선형적 논리, 단순한 인과관계, 톱다운식 해결 의지 등으로 복잡계의 철학과 반대방향에 계신 양반이었습니다. Age of resilience: Reimagining existence on a rewilding earth Jeremy Rifkin, 2022 부제: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상상하다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2장, 테일러주의와 열역학 법칙입니다. 공학을 전공한 저도 재미나게 읽었을 정도로 서구 근대 사..
테세우스의 배, 어찌 생각하시나요? 테세우스의 모험을 기려 보존한 배. 세월 지나 낡은 나무를 교체하다보니 죄다 바뀐 그 배는 테세우스의 배일까요 아닐까요. 홉스가 꼬았듯, 원래 나무를 다 떼어다가 옆에 새로 만들었다면 어느게 진짜 테세우스의 배일까요. 실존이 무엇일지 생각할게 많은 철학적 질문입니다. 하지만 시스템 사고를 하는 사람(systems thinker)이라면 간단히 답할 수 있을겁니다. Thinking in systems Donella Meadows, 1993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를 읽고 관심이 생겨 복잡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첫째 책은 고전이면서도 101에 가까운 내용을 골랐고, 완전 좋습니다. 전체 내용은 시스템의 기본 구조, 그 구조가 나타내는 거동, 그리고 현실문제에 대한 함의로..
'아 이 출판사는 이 책을 아무도 못 읽게 하려고 작정했구나.' '근데 혼자만 이 책을 알고 싶다면 아예 번역을 하지 말았어야지?' '아, 그럼 남이 책을 낼 수 있으니 사전 차단하는건가..?'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습니다. 어도비(익숙하지만 하품 나는 회사죠)의 CPO(제품 다루지 않는 사람에겐 무관한 책인가?)가 말하는 혁신(CPO의 혁신??)에 관심이 갈까요. 이 책 좋다고 소개 받고도 리스트에 넣어두고 절대 안 사다가 이제야 비로소 읽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PO들 조직화를 할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놀랐죠. 아 이 출판사는 아무도... 책은 어도비 또는 CPO와는 거의 무관합니다. 그냥 저자의 최근 직책입니다. 솔직히 어도비가 독점력 빼면 대단한 제품을 지속 반복해 만드는 회사도 아니니 ..
부.. 부럽다. Andrew Chen, 2021 플랫폼 사업하는 곳은 습관처럼 사용하는 용어,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주요 기제는 멧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입니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노드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어떤 네트워크는 비용이 선형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노드가 증가하면 네크워크의 이익은 급도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positive feedback까지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노드 수가 많은 네트워크가 가치가 있어 다시 노드가 증가하는 걸 말합니다. 하지만, 이 쉽고 마법같은 네트워크 효과를 왜 모두가 누리지는 못할까요. 저자는 이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듭니다. 결론은, 멧칼프의 법칙은 이론적이라 실제와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노드가 증가하는 초기에는 안티 네트워크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눈여겨 봐 두었던 곳이 '스몰 자이언츠가 온다'에 또 소개되어 급관심이 생겼습니다. 유니언 스퀘어 카페로 시작해서 그래머시 태번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나중엔 쉐이크섁을 만든 식당 모굴, 대니 마이어의 이야기입니다. Setting the table: The transforming power of hospitality in business Danny Meyer, 2006 모태 사업장 이름을 따서 만든 USHG(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를 제가 주목했던 이유는 '서비스업에서의 확장성(scalability in the service industry)'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바리스타에 집중해 균질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이렇게 써야지." 'XX의 공통점 책'에 대해 푸념했듯, 어떤 기계적 기준으로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을 뽑는건 f큰 의미 없습니다. 이 책은 감히 앤디 그로브,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라는 -한명도 제대로 커버하기 쉽지 않은- 세명의 마왕급 경영자를 불러놓고, 공통점 비교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잘 썼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 Strategy Rules: 5 timeless lessons from Bill Gates, Andy Grove, Steve Jobs David Yoffie, Michael Cusumano, 2015 요피와 쿠수마노도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교훈을 추출하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맹목적 바텀업이 아닙니다. 경영학자로서 먼저 큰틀에서의 성공구조를 생각하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서..
생각보다 재미난데? 몸담고 있다보니,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깊이, 많이 생각도 했고, 살아가는 부분이기도 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생각 정리 겸 읽었는데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고 생각거리도 많았습니다. The startup community way: Evolving an entrepreneurial ecosystem Brad Feld, Ian Hathaway, 2020 이 책은 전작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증보판입니다. 콜로라도 볼더 테제에 대한 설명이죠. 전 책은 읽지 않았고 볼더 테제만 요약본으로 알던 개념입니다. 볼더는 콜로라도 덴버의 위성도시 정도 됩니다. 캘리포니아의 혁신이나 동해안의 자본도 없는 외딴 도시가 스타트업의 중요 허브가 된 핵심교리가 볼더 테제(Boulde..
연말에는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글도 폭식하듯 읽게 됩니다. 많이도 읽거니와, 마음 바쁜 연중엔 손 잘 안 나가는 책도 읽습니다. 제겐 엣지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연말이면 습관처럼 찾게 되지요. Thinking John Brockman etc, 2013 도킨스 왈, 세상에서 가장 값진 주소록을 가진 사람이라는 브록만 씨입니다. 저는 지식소매상 팀 페리스 그리고 브록만씨는 지식 도매상이라고 부르죠. 아카데미아에 있던 고요한 연구자를 스타 과학자로 만든 경우가 수두룩 해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제레드 다이아몬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대니얼 골맨을 포함해 수많은 석학을 책으로 대중과 연결하여 지식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든 사람이지요. 그런면에서 옵저버가 그를 '지식의 효소'라 표현한 것도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