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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Title) Leben in Venedig 베네치아는 참 매력적인 곳입니다. 세계의 모든 관광객이 모여드는 꿈의 도시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곳에 터잡고 사는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관광객을 관광하는 정주민일까요, 일상과 특별함이 뒤섞인 혼돈의 공간일까요, 아니면 그냥 사람 사는 경치좋은 동네일까요. 여행자는 항상, 매우 잘 잡힌 구도와 고화질의 여행 사진, 그리고 다녀온 사람들의 찬미에 에둘려 떠나기 전에 과도한 환상을 갖습니다. 현지에 도착하면 기대와 다른 다른 평범함, 예상에 없던 불편함에 다소간의 실망을 합니다. 하지만, 또 상상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잊지 못할 추억, 감정, 이야기거리를 한껏 싸들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내 다시 그곳을 그리워하게 마련이지요. 그런면에서 미리 여행..
여행 갈 때마다, 여행지에 대해 샅샅이 훑는 것은 여행 이전의 즐거움이자, 여행 자체의 충실함이고, 다시 여행 이후의 여운을 되살리는 첩경입니다. 제겐 하나의 의식과도 같지요. 그런 면에서 가이드와 지도는 당연히 숙지하고, 그 수준을 넘어 그 나라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를 섭렵하는게 저만의 여행 비법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로마산책'은 흔치 않게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입니다. 건축가 출신의 작가는 로마에서 살면서 경험한 세월과, 미학도로서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로마의 주요 명소를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건물은 언제 세워져 어떤 특징이 있다는 수박 겉핧기 식의 가이드북과는 전혀 다른 관점을 선사합니다. 꽤나 매력적이지요. 특히, 라틴어와 현지어의 지식을 동원한 역사 찾기는 함께 세월을 더듬는 재..
전에도 말했지만 제가 가장 애호하는 여행 가이드 북인 큐리어스 시리즈의 이탈리아 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웨덴, 체코, 독일, 스페인 등 통틀어 지금까지 본 중 최악이라고 평하겠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의 특징은, 생생하고 정세하다는 것입니다. 즉, (주로 영미권의) 외국인이 해당 국가에서 십년 이상을 살면서 얻은 경험을 정리한 것이 큐리어스 시리즈의 고갱이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만큼 생생하지만, 외국인의 객관적 시선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이 좋지요. 그 나라의 역사, 지리, 문화, 음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필치는 거침 없이 발랄하고, 매력이 드러나도록 열정적입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책의 이야기고 이탈리아 편은 해당이 없습니다. 하긴, 이탈리아가 하나의 나라인가요? 통일된지 불과 150년. 그 ..
오페라. 흔히 접하면서도 또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뮤지컬과 비슷하기도 하고, 클래식과 유사한 느낌도 들면서 티켓은 한도끝도 없이 비싼 공연. 저는 유명한 몇 개 아리아로 오페라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개 유사한 느낌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적절한 길잡이입니다. 흔히 나오는 책들처럼, 이미 오페라를 안다고 가정하고 좋은 오페라에 대한 소개를 하는게 아니라, 오페라 자체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대사가 없는 대신 레티치보로 이뤄지는 의미전달이 아리아와 버무려져야 제대로된 오페라일 뿐 아니라 뮤지컬과도 명확한 구분이 된다는 점이랄지, 원래의 목표가 그리스 비극을 르네상스 시대에 맞춰 재현해보고자 하는 지식인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예술장르란 사실은 가볍지만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