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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지난 주말, 또는 저번 달 말렵, 아니면 작년 크리스마스에 서산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서산 내려가는 도중에 비가 억수같이 와서 여행을 망치나 싶어 근심이 깊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격물치지님네를 포함해 세 가족을 더 초청했기에 날씨가 아주 중요했거든요. 바베큐나 아이들 놀기에 비는 최대의 적입니다. 다행히 서산 도착할 즈음 기적같이 비가 그쳤습니다. 하지만 날은 춥고 땅은 질척입니다. 가장 처음 들른 곳은 서산 마애삼존불입니다.아.. 그 해맑고 순박하면서 장난기 가득한 저 미소란. 정말 마음속 수심이 구름 걷히듯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인간의 경계를 넘는 미소를 한참 바라보고 또 바라봤습니다. 백제 서민 미술의 힘을 보았습니다. 교과서에서 외우던 일곱 글자 '서산마애..
애들 시험도 끝났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말 나들이를 갔습니다.저도 어릴적 가보고 처음 가는 남이섬입니다.듣던대로 참 아름답습니다. 특히 마음까지 밝아지는 은행나무길이 제일 좋았습니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노란색이 일품이었지요. 반면, 때가 때인지라 남이섬에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가평오거리 초입에서 들어가는데만도 한시간 넘고 배며, 편의점이며 모든 곳이 길게 늘어선 줄이었습니다. 사람에 치이는 상황이라 예정보다 짧게 섬구경을 마쳤습니다. 근처로 잡아놓은 펜션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산속 깊이 조용히 자리잡은 숙소는 펜션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으로 더욱 즐거웠습니다. 아이들 왔다고 아주머님께서 직접 밭에 데리고 들어가 배추며 고추, 가지를 따도록 가르쳐 주셨고, 식사시간에는 바베큐를 위한 완벽한 숯을 준비..
그간 책쓰기 작업한다고 주말마다 집에 들어 앉아 있었기에 어디 가고 싶어 좀이 쑤십니다. 그러나 비오는 토요일. 다행히 오전이 끝나갈 무렵 비가 잦아듭니다. 어딜갈까 생각합니다. 가평, 청평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산에 가자는 아내의 제의에 청계산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가깝지만, 언제 가도 좋은 산입니다. 걷기 한 30분. 쉼터에서 온 식구가 뻗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교통사고로 운동 못한지 한달. 게다가 전 어제 밤 노닥거리다가 네 시간 정도 잔 상태라 극도의 저질체력입니다. 다들 지쳐서 정자에 누워 헉헉대는데, 누군가 부릅니다. "애기 엄마.."한 초로의 아주머님이 자긴 밥먹고 와서 배불러 음식이 남을거 같다며 한사코 음식을 건네 주십니다. 맛난 식빵에 사과, 포도, 요구르트까지. 정성껏 준비한 음식입니..
주말에 처가 식구들과 경주에 머물렀습니다. 이전이 애들 공부삼아 유적 보기에 바쁜 공부 모드였다면, 이번엔 가족 모임인지라 여유있게 휴식 모드였습니다. 제겐 경주의 새로운 발견이었지요. 휴양지로도 훌륭했습니다. 보문호는 아주 크진 않지만 시원한 경관을 제공했습니다. 경주 최부자 요리법 그대로 내온다는 한정식집인데, 괜찮았습니다. 한옥 그대로의 모습도 좋고 음식이 짜지 않고 슴슴한 맛이 입에 맞았습니다. 전래로 내려왔다는 반찬들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즐거웠던건 호숫가 산책이었지요. 호수를 따라 자전거로 다니는 기분이 매우 선선합니다. 풍경 좋고, 바람 좋고, 공기 좋아 지루한 줄 모릅니다. 특히, 아이들 전용 미니 스쿠터가 있는데 참 재미나더군요.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