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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래저래 일도 많았던 3월. 바람도 쐴겸, 아드님 위시 리스트 10종세트 중 가장 난이도 높은 바베큐도 먹을 겸, 원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어제는 날이 궂어, 영동은 대설주의보도 내리고 영서도 간간히 빗방울이 보였습니다. 바람은 날카롭고 공기는 촉촉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봄볕이 완연하더군요. 돌을 가르고 내리는 폭포는 따사로운 햇볕 속에 하얗게 부숴졌습니다. 예년보다 오래 얼었던 개울도 콸콸 녹아, 기분좋은 물방울이 날아다녔지요. 맑게 흘러 살랑이는 봄개울, 늦었지만 봄이 정말 오고 있었습니다.
주말 여행길에 수덕사를 들렀습니다. 입구부터 단정하게 정돈된 상가와 수많은 인파가 절의 명성을 잘 나타냈지요. 꽤 넓은 경내를 여러겹 문을 통과해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이 걷기도 좋고 운치도 있습니다. 사천왕상이야 큰 절의 문지기니 이상할 것 없습니다만 다른 부분들은 묘하게 눈에 거슬립니다. 우리나라 사찰에 흔치 않은 달마 조각상이나, 금칠한 탑은 흡사 중국에 온듯한 느낌이 듭니다. 도심의 교회보다야 낫지만 많이 상업화한 생경함이 까슬한 기분을 느끼던 찰나, 보석처럼 은은한 기운을 발하는 대웅전을 보고 모든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오래되어 단청마저 흐려 마치 서원같은 고즈넉함이 수수합니다. 단아하고 그윽한 고택의 향기가 한없이 바라보고 또 봐도 좋습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죄를 사하는 느낌입니다. 아담한 대..
전날 실패한 산보기에 다시 도전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졸린 눈을 쉽게 뜨지 못하는 아이들, 차에 싣고 길을 나섭니다. 권금성 올라가는 케이블 카를 탔습니다. 몽고의 침입 때 권씨, 김씨 두 사람이 쌓은 성이라는 설명을 듣습니다. 아이들, 몽고군이 무슨 일로 이 먼 곳까지 올까 의심을 합니다. 전설이긴 해도 좀 납득이 안가긴 합니다. 아.. 전에도 와본 곳이지만, 눈 덮인 정초의 권금성은 그 아름다움이 혼절하도록 아름답습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 속에, 눈이 부시게 빛나는 바위정상입니다.그 통바위 사이에 곧게 선 나무는 생명력의 극치입니다.온 주변의 산들은 백의를 입고 단정히 앉아 있습니다. 어찌나 영묘한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아들은 저 산의 peak 모양이 주식 그래프 같다고 합니다. 도..
크리스마스에 이어 1주일만에 또 연휴입니다. 서산 여행도 이래저래 비용이 꽤 많이 들었더랬지만, 연초는 또 다른 의미가 있으니, 식구들 색다른 바람 쐬주고 싶었습니다. Slippery way떠나는 날, 전국은 눈폭탄입니다. 특히 영서지방은 눈도 많이오고 춥습니다. 새로 뚫린 춘천고속도로 ~ 미시령터널을 지나면 속초는 꽤 가까운 거리인데, 날씨가 안 도와줍니다.아침 일찍 나선 길, 눈발이 흩날리는걸 보고 출발했는데 이내 폭설로 변합니다. 톨게이트 넘어서부터 차들이 엉금엉금입니다. 차도 많지 않은데, 속도가 안 납니다. 10분가다 한 대씩 어딘가 망가진 채 갓길의 차들이 보입니다. 정도가 심한 차는 차축이 부러져 바퀴도 빠져있고, 버스에 깔린 차, 반파된 차등 온갖 사고의 전시장 같습니다. 그냥 범퍼나 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