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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한달 반 가량 열과 성을 다했던 프로젝트가 어제 마감이 되었습니다. 내일 몇가지만 처리를 하면 기억할만한 또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꽤 굵직한 딜이었는데, 보안 유지가 필요한 탓에 CEO 직통 채널만 열어놓고, 혼자 이것저것을 다 하느라고 무척 힘이 들었었지요. 막판으로 갈수록 복잡해지게 마련이니, 저번주쯤에는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었는데 정신력으로 버텨야 했습니다. 정말 오가다 교통사고라도 나면 안되는 상황이었으니까 긴장이 심했습니다. 재무학에서 협상론까지 제가 아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녹였기에 다시 또해도 이보다 더 잘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프로젝트였습니다.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게 만들었으니까요. 몰입의 깊이와 폭, 그리고 지속성을 보면 마치 20년전 입시준비를 하던 ..
밥을 위해 살판 벌이는 연예인, 뒤에서 계산하는 정치인, 그리고 그들에 일희일비하는 손님은 왕 덧. 지금까지 고수하던 30자 평에서 한줄평으로 바꾸었습니다. 언어를 갈고 닦아 30자에 맞추는 퇴고의 미를 연마하는 것은 재미있는 작업이지만, 너무 엄격한 형식주의는 자못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솜씨없이 한줄로 쓰니 역시 늘어지는 느낌.. -_-
비르발 포스팅을 하고 나서 식사중에 아이들에게 유사한 문제를 내 보았습니다. 1. 담벼락의 선 문제 (앞 포스팅 문제) 처음부터 문제가 좀 강했는지 갈피를 못잡고 두 녀석이 자꾸 페인트로 칠해서 줄이고 싶어 하더군요. ^^ 하나의 답을 가르쳐 주었을때 아이들이 환히 웃으며 눈이 반짝하는 그 느낌이란.. 2. 자동차 문제 많이들 아시는 문제지요.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버스 정류장에 세명이 기다리고 있어. 한명은 다 쓰러져 가는 할머니, 또한명은 예전에 내 생명을 구해준 의사, 나머지는 내 이상형의 사람이야. 비바람이 심해 차도 잘 안다니는 날인데 내 차는 2인승이라서 단 한사람만 더 탈 수 있어. 누굴 태울까?" 큰 녀석은 의사라고 자신있게 답합니다. 그분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sulution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있습니다. 단순한 퀴즈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답을 들었을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었지요. 그래서 20여년전에 들었음에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Q. 어느날 황제가 벽에 선을 긋고 말했다. "벽을 부수거나 선을 지우지 말고 이 선을 짧게 만들어 보아라." 모두들 끙끙 앓기만 하고 속시원히 해결할 수가 없었다. 이 때 한 신하가 나서서 그 선 밑에 더 긴선을 하나 그어서 원래의 선을 짧게 만들었다. 이 문제를 풀었던 신하가 바로 비르발(Birbal)이라는 무굴의 대 재상이라고 합니다. 원제가 'Solve your ploblem: The Birbal way'인 이 책은 비르발이 그가 섬겼던 무굴의 3대 황제 악바르(Akbar..
좀처럼 그런일이 없는데 오후에 후배와 통화를 하는 도중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되어 끊어져 버렸습니다. 아마 어제 충전기에 잘못 꽂았던 것 같네요. 주로 정착민의 생활을 하지만, 종종 외부 업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노트북을 대신해서 웬만한 일을 처리해주는 PDA입니다. 요번 라스베거스 CES에 갔을때도 PDA 하나로 메일 보고 간단한 웹 검색도 했으니까요. 집이나 사무실을 떠났을때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배터리입니다. 사실 모바일 기기 업계의 화두 역시 배터리 지속시간이지요. 오늘 낮에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가 재미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옆에 보이는 태양열 충전기인데, 9온스 그러니까 약 250그램 정도 되는 이 장치를 좍 펴고 태양열을 받아서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
제목만 보면 약빠른 회사생활의 지혜를 담은 처세술에 대한 책 같다. 그러나 'People Styles at Work'이라는 원제처럼, 조직내 사람들의 특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성향을 이해함으로써 인간관계를 원만히 할 수 있다는 다소 대중적인 학술서적이라고 보는게 빠르다. 따라서, 성격 고약하고 욕심많으며 멍청한 상사를 다루는 법이나, 게을러 터지고 의욕도 없으면서 잔머리만 쓰는 부하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별무소용일 것이다. 이 책의 세계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불과 물이 어울리지 않듯 서로가 다른 성정을 갖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그를 감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효과적인 직장생활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
쾌도난마라는 제목만큼이나 경쾌하게 복잡한 세상사를 경제학이란 렌즈를 통해 해부한 책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꽤나 날렵하고, 구어체의 대화를 기반으로 정리했기에 알아듣기 편할만큼 단정적이다. 장하준 선생은 '개혁의 덫'에서 세계관의 단면을 읽은 바 있지만 정승일 교수와의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논점이 더 잘 드러나서 재미있다. 적절히 템포를 조절하고 추임새를 넣는 엮은이 이종태의 감각도 좋다. 이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닥가닥 단편이 아닌 세상을 보는 경제학적 구조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신자유주의가 금융자본의 이데올로기라는 공식을 받아들인다면, 저성장, 저투자, 고용불안을 본질적으로 옹호하는 금융자본의 속성상 현재의 안정적 저성장의 경제 현상이 쉽게 설명가능할 수도 있다...
(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오늘 보니 Mr. Market이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만, 너무 오래 그리고 깊이 우울했던 탓에 기계적으로 웃는 듯하기도 합니다. 최근 장에 대해 지인과 이야기를 잠시 나누는데 흥미로운 견해를 말하더군요. 요즘 투자 패턴이 적립식 펀드 등 간접 투자로 무게중심이 많이 옮아간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여기에 이러한 기조의 변화를 통해 증시가 건전해질 수 있다고 수많은 낙관이 덧입혀지며 '묻지마 펀드 매수'라는 현상까지 갔었던 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적립식 펀드가 패닉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은 감정적으로 패닉에 빠지기 쉽지만 반면에 손절을 잘 못하고 머뭇거리는 경향이 강한 반면에, 펀드 매니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우 냉정하게 던질 수 ..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우는 워렌 버핏이 도입한 탁월한 비유가 있다. 당신이 시장씨(Mr. Market)라는 사람과 동업을 하는데 매일 사무실로 와서 당신의 지분을 사겠다고 하거나 자신의 지분을 넘기겠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양반이 하이퍼 울트라 조울증 환자란 것이다. 어느날은 매우 기분이 들떠서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미래는 장미빛으로만 느껴져서 매우 비싼값에 당신 지분을 사겠다고 오퍼를 던진다. 그러다가 다른 날은 자살할 정도로 비관에 빠져서 헐값에 자기 지분을 넘기겠다고 말을 한다. 지금 당신 사업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도 그의 기분(mood)에 따라서 값이 매일 바뀌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실제로 그렇다. 어떤 때는 실적이 나쁘다고 경고를 던져줘도 스스로 말하길 현재 수급이 좋고 경기..
International communication에서 한꼭지 다루는 개념 중 하나가 지밀거리 (intimate distance)입니다. 지밀거리는 proxemics (근접공간학)의 시조인 Edward Hall이란 분이 도입한 개념인데,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공간 뿐 아니라,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bubble type의 심리적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미국인을 기준으로 할때 아래와 같은 물리적 거리가 있습니다. Public space(12 ~ 25 feet): 청중과 연설자간의 거리 Social space(4 ~ 10 feet): 비즈니스 관계 (외부에서 낯선사람과 있을 때 편하게 느끼는 거리) Personal space (2 ~ 4 feet): 친구나 가족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