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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뭄바이의 유명한 관광명소로 누구나 꼽는 곳이 코끼리 섬과 인도관문(Gate of India)입니다. 코끼리 섬은 석굴 사원으로 인도관문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가량 가야 하는데, 시간도 많지 않고 바다가 좋지 않아 관람을 포기했습니다. 뭄바이가 초기에 번성하게 된 것이 바로 유럽의 동방항로의 길목이기 때문이지요.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해본 분은 알겠지만 유럽에서 지중해를 나와 아프리카의 험한 바다를 통해 희망봉을 돌아 다시 마다가스카르 섬 사이를 지나 아라비아해를 건너면 바로 인도의 뭄바이 쪽에 닿습니다. 그래서 전략적 중요성이 컸으므로 포르투갈이 점령했다가, 결혼 혼수리스트 한귀퉁이에 끼어 영국에 넘겨졌습니다. 뭄바이의 본격적인 성장은 영국이 동인도주식회사를 설립한 이후였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브리튼 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서, 첫날의 칵테일 파티 때 이것저것 서빙해오는 것을 죄다 맛을 보았지요. 그런데 그 중 향이 매우 강한 양고기를 먹고 갑자기 구토가 목까지 밀려오는데 아주 곤혹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와인을 가득 들고 가는 웨이터가 있어 한잔 집고 통째로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다행히 큰 실수는 막았지만 그 후로 입에서 계속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와인과 맥주를 조금 더 먹는 선에서 식사를 마무리했지요. 그 뒤로 며칠간은 식사때에 허기만 면하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음식도 눈과 입에 익고 제법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막판 무렵에는 요리사에게 '내가 인도까지 왔는데 도대체 매운 커리가 없으니 웬일이냐. 매운 것..
더러운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힌두교에서는 빨래만 전문적으로 하는 도비(Dhobi)라는 카스트를 두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스펠은 다르지만 영국의 롤링 여사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노예 집요정 도비(Dobby)라는 이름을 여기에서 따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도비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빨래를 걷어 세탁을 한후 다시 배달하는 것만을 합니다. 그리고 이 도비들의 집단 작업장이 바로 Dhobi Ghat입니다. 인도 가기 전에 읽어본 여행책에서 도비 가트에 직접 내려가 사진찍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다고 해서 책에서 알려준대로 철길위에서만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세탁기를 직접 쓰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소문처럼 동시에 1000개의 빨래터가 돌아가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위..
힌두와 이슬람 말고도 인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습니다. 시크(Sikhs)교는 구루 나나크가 힌두교에 염증을 느껴 창시한 종교라지요. 카스트가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힌두교의 유사종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카스트가 드러나는 성(姓)을 쓰지 않고 남자는 Singh (사자라는 뜻), 여자는 Kaur (암사자, 공주 라는 뜻)를 일률적으로 씁니다. 따라서 시크교도는 성만 보아도 알아 볼 수가 있습니다. 시크교도는 머리를 자르지 못하기 때문에 터번을 두르고 다닙니다. 그래서 한눈에 알아 보기가 쉽지요. 게다가 미혼 남자는 터번에 우리나라 상투같은 꼬투리가 달려있어 혼인여부까지 알 수 있습니다. 시크교도는 힌두의 금기에서 벗어나 있어 육식을 하며, 시크교의 성립과정에서 아침저녁 예배를 제외하고는 무술 훈련을 받아 체..
인도인의 절대 다수가 믿는 종교는 단연 힌두교입니다. 약 80%가 힌두교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무굴제국 이후 생긴 이슬람 교도가 꽤나 많아졌으나 힌두교도와의 내전으로 상당수는 파키스탄으로 독립하여 나갔고, 현재는 10%를 좀 넘는 수준의 이슬람 교도가 있습니다. 그외에 소수의 불교, 시크교, 기독교, 자인교, 조로아스터교 등의 신자가 2~3%씩 있습니다. 힌두교는 다양한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종종 이름을 알리는 Brahma, Vishunu, Shiva, Ganesh 등이 유명한 신에 속하지요. 알려진대로 쇠고기를 먹지 않고 소를 신으로 여깁니다. 여기에는 고대 농경사회의 귀중한 노동력인 소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무튼 인도에서 쇠고기를 보기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
재미나게도 뭄바이는 17세기까지 7개의 섬이었다고 합니다. 이 섬간에 다리를 놓고 섬사이를 점점 메워 뭄바이라는 도시를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섬사이의 다리를 계속 건설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정치수도가 델리라면, 뭄바이는 미국의 뉴욕에 흔히 비유될 정도로 인도의 경제중심입니다. 인도 GDP의 1/3이 뭄바이에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인도의 금융, 제조 산업의 요람이기도 하고 영화산업이 매우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만드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뭄바이라는 지명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텐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지명은 봄베이입니다. 봄베이는 처음 이곳을 점령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아름다운 만이라는 뜻으로 (bom bay)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어를 배우지 못한 시골사람들이 봄베이..
제가 하는 일로 미뤄보면 매우 진귀한 인도 출장이고, 다시 또 오기는 힘든 곳이 뭄바이 같습니다. 마침 비행기 일정도 잘 안맞고 하여, 뭄바이에서 토요일 하루를 더 머물렀습니다. 간 김에 이것저것 많이 보고 오라는 사장님 신신당부도 계셨고, 저역시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무척 왕성한지라 호텔에 뭄바이 투어를 부탁했습니다. 반나절 정도 차를 빌리고, 영어 가이드를 붙여주기로 했었지요. 아침에 concierge로 가보니 왠걸, 가이드가 없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외부의 가이드가 약속해놓고도 그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랍니다. 호텔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영어를 잘하고 뭄바이를 잘 아는 기사를 섭외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단정하고 심지가 굳어 보이는 운전기사의 이름은 알타프(Altaf)입니다. 이름이 무슨 ..
인도를 흔히 코끼리에 비유합니다. 거대한 덩지나 인도인의 느긋하고 온순한 성정이 코끼리와 닮은 점이 많기는 합니다. 서구에서 인도를 코끼리, 중국을 잠자는 사자, 한국, 대만 등을 호랑이(서구인에게 호랑이는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지요), 일본을 원숭이 등으로 비유하는 것을 보고 어떤 인도인은 아시아가 완전히 동물원인가 보다고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인도는 현재 산업적으로 급성장 중입니다. 인도 신산업의 큰 축은 소프트웨어와 무선통신입니다. 현재 휴대전화가 1억 가입자 정도 보급되었는데 연말에 1억 3천만을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달에 5백만 가입자가 신규로 생성되는 것이지요. 첫날 아침먹고 호텔 주변을 산책하다가 깜짝 놀란 것이, 호텔 모퉁이를 돌자마자 바로 슬럼이 펼쳐지더군요. 최고급 호텔..
지금까지의 해외출장이 모두 유럽 아니면 미국인지라, 비행시간도 지겹도록 길고 시차적응에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출장지는 인도 뭄바이라서 좀 쉽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출장은 없는 법.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떠나지 못하고 시간을 한참 끌더니 모두 짐을 가지고 내리랍니다. 알고보니, 한 승객이 혈압이 높아서 비행기에서 다시 내렸다네요. 보안 문제로 기내 검사를 다시 해야 하므로 비행기에서 내려 30분 정도를 대기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예정시간보다 한시간 이상 늦게 도착해서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네시. 씻고 짐풀고 다섯시쯤 잠이 들었다가 한시간 반만에 깨고 말았습니다. 저번 출장의 악몽이 떠올랐지만, 다행히 첫날 이후에는 여섯시간 정도씩 매일 푹 잘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출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