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은 양면적인 같습니다.

해가 마감되고 해가 시작되는 야누스 순간이고, 지인과 더불어 감정적 유대를 느끼는 사회적 순간이며, 연 단위의 회고와 결심을 하는 개인적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1 365 하필 날일까요? 해가 제일 짧은 날도 아니고, 평균적으로 가장 덥거나 추운 날도 아닙니다. 물리적 의미가 없다면, 서기의 기원인 예수가 천년의 왕국을 만든  따위의 역사적 이유라도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달력이 없다면 1 그날을 집어 내기도 어려운 날에 화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가듯 이유보다는 용도지요.

연속체인 시간에 금을 그어 매듭을 짓고 리듬을 부여하며 새 출발 기회가 필요한 모멘트적 용도입니다

The power of moments:  Why Certain Moments have an Extraordinary Impact

책은 우리 삶의 이런 지점을 꼼꼼히 따지고 들어갑니다. 베스트 셀러 스틱! 쓴 댄과  형제의 근년 작입니다. 

예컨대 휴가 여행을 다녀와 아이들에게 무엇이 재미났었냐 물어보면 어른 생각과 전혀 다른 답을 하지요. 호텔방에서 대충 끓여먹은 사발면이라든지, 공원에서 지루하게 대기하던 중에 비둘기랄지. 아니 어른도 그렇습니다. 구엘 공원보다 바닷가에서 햇볕이, 마누엘 양식이 화려한 식당 음식보다 길가에 앉아 깔깔거리고 마신 잔술 와인이 기억난다든지요.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인생의 기간 , 어떤 변화와 전환이 되는 순간은 얼마 됩니다. 그러나  사람의 인격이 규정되거나 인생의 항로가 결정되기도 하죠. 행복도 순간의 축적으로 고요.

 

히스 형제의 관점은 명료하고, 꼬치에 꿰듯 일관됩니다.

인생의 결정적 순간(defining moment)은 존재한다. 
벼락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설계할 수도 있다.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이, 주변 지인의 인생이, 고객의 행복과 사업이 다 변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순간(말미에 적어 두겠지만 저는 모멘트라는 원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긴 책의 리뷰라 가급적 순간이란 책의 역어를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첫째 원칙은 절정과 대미(peak-end)입니다. 우리 뇌는 어떤 경험 시간을 뭉텅이로 평균하여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스냅샷처럼 인상적인 단면 몇개로 요약해서 기억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책에서는 힘을 주어 설명했지만, 시작(beginning)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책은 이질적 이전 시간의 마무리(end) 점에서 ending 하나로 설명하고자 합니다만, 통상적으로는 시작, 절정, 마무리 이 모두 전략적 지점으로 꼽습니다.

 

이렇게 순간의 비균질적 인상을 받아들이면 시간을 보는 입장이 달라집니다. 인생의 10 순간을 떠올리면 젊은 시절에 이상이 분포합니다. 처음 겪는 경험과 변화의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노년의 시간이 빨리 흐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모멘트적 시간은 없고 기억나지 않는 시간으로 채워지니, 삶은 기억되지 않고 다만 빠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순간 4요소는 이렇습니다.

고양(elevation)
통찰(insight)
긍지(pride)
연결(connection)

여기서부터는 전작 '스틱!' success처럼, 또는 얼마전 소개한 '그로스 IQ'처럼 외워지지 않는, 임의적 모음의 구조라 프레임웍으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하나의 추동력적인 의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통찰이 넘치는 사례들에서 스스로 배우는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마음에 와닿는 YES 예비학교 사례도 그래요. 학교를 스포츠라는 렌즈로 보면 어떤가요. 경기는 뛰고 내내 연습만 하는 느낌이죠. 지루하고 지루합니다. 그래서 유년기 학교에 대한 기억은 프롬이나 수학여행, 친구들와 기억이 다입니다. 스포츠 산업에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환하는 이벤트 사이닝 데이(signing day) 있습니다. 졸업식을 그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수많은 지인 앞에서 각자 순차적으로 단상에 올라가 합격한 대학을 자랑스럽게 발표하고 박수 받고 사진 찍고 내려오는 작은 경험설계의 변화로, YES라는 학교의 진학률과 수업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뭣에 쓸지도 모르게 훈련과 연습만 하는게 아니라 감격적인 졸업 시합을 염두에 두고 수련하는 그 차이니까요.

 

결국 순간, 혹은 모멘트를 찾아내는 의도적 노력이 효과를 가져올 있습니다. 환은 도드라져야하고, 중요한 달성은 기념해야 한다는(transition should be marked, milestones commemorated) 순간 요소 다루기 방법은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새해 첫날에 화력을 집중하는 이유도 연속인 시간에서 스스로 변화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 전환(transition) 이정표(milestone) 교차하는 인생의 중요 징검다리기 때문이고요.

 

책을 읽다보면, 모멘트 중심의 경험 설계가 스스로에게, 주변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이 갑니다. 살다 우연히 마주치는게 모멘트지만, 의식적 노력으로 발 앞에 떨어지는 모멘트의 양을 증가시키면 좋게 변할 확률이 지대하게 높아지는 이치입니다.

 

저는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게 자연스러웠는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요체를 WHISP으로 정리한 책의 주장과 합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Elevation - Pride - Insight - Connection 대비를 주어 뇌를 깨우고(W), 생생함과 인상으로 각인시키며(H), 합리로 신피질을 안심시키되(I), 뇌가 알아듣기 쉽게 스토리로 설명하여(S) 감정의 뇌와 이성의 뇌가 서로 소통하는(P) 커뮤니케이션의 5 원칙은, 서로의 소임 11 호환은 아니지만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여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정확히 같습니다.

 

Inuit Points ★★★★

책은 재미납니다. 베스트 셀러 저자답게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통찰이 풍부하고 무언가 배우거나 느끼는 지점이 있습니다. 시간을 왜곡해서 이해하는 인간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지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의식(ritual)의 의미와 기념일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번역은 흡족하지 않습니다. 뜻이 원문을 아주 많이 찾아본 독서이기도 합니다. 실제 원문을 보면 번역이 쉽진 않았겠다 공감은 가지만, 의미의 단절을 메우라는게 번역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전체적으로 오역을 피하려 무난함을 택한 번역이라서요.

어려움의 결정체는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입니다. 모멘트(moment) 어원 상 move에서 나왔듯 추동력을 내포합니다. 모멘트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는 카이로스적 시간이라면, 순간(瞬間) 글자대로 '눈깜짝일 '라는 찰나성(blink) 주목하는 크로노스적 시간이라 함의가 다릅니다. 책에서도 어떤 개념은 찰나가 아니라 시간의 지속성 위에서 삶이 변화하는 이야기라 순간으로 해석하면 읽기에 갑갑해지는 부분이 많고요.

아무튼 저는 이들의 전작 '스틱!'보다는 책을 훨씬 재미있게 읽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다섯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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