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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아이의 오랜 기다림 끝에 배는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타이타닉을 타고 희망을 찾아 떠나던 열혈 청년 도슨처럼, 아이는 미지의 꿈에 부풀어 배에 오릅니다. 배에 올라서야 표정이 한결 밝아지는군요. 신중한 아이지요. -_- 배의 이물과 고물, 좌현, 우현을 다 돌아 봤습니다만, 경치도 좋고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가장 좋았던 자리는 전망좋고 바람 시원한 사나이의 로망 이물이지요. 배가 '한강의 해적' 컨셉이라 좀 요란합니다. 선장 아저씨도 콧수염 멋지게 기르고 해적 옷을 입고 있습니다. 아빠 눈엔 영 시덥지 않은데, 아들은 눈이 휘둥그레 수많은 스토리가 머릿속을 교차하는 듯 합니다. (계속)
가출의 원래 목적지는 선유도였습니다. 막연히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여의도와 가까워 가보려 했지요. 양화지구에 도착하니, 아이는 유람선 타고 싶다고 반색을 합니다. 몇주전 유람선을 조르던 것을 오냐오냐 무마하기도 했고, 아들과의 소중한 데이트이기도 해서 유람선 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장마 직전이라 날씨가 참 애매했습니다.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니 저기 배가 떠나고 있네요. 참 타이밍도 절묘합니다. -_- 다음 배는 두시간 반 후에 있답니다. 하지만, 어차피 점심도 먹어야 하고, 원래 목적지인 선유도에서 놀기에 오히려 시간이 빡빡할까 걱정입니다. 어차피 가출한 마당이라 남는게 시간 아닙니까. ^^; 선유도 공원은 역시 잘 왔다 싶었습니다. 환경과 어우러진 설계로 편히 자연을 즐기게 됩니다. 풀과 고기, 울..
다음주에 큰 녀석 기말 시험이 있습니다. 엄마와 딸은 전시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작은 녀석도 초등학생이니 마찬가지로 시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들내미는 엄마가 시험 준비를 보살피는 대상이 아니라, 누나 시험 공부에 방해물로 포지셔닝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알다가 모르겠습니다. 아마 큰 아이가 더 정이 가서 그럴까요. 아무튼, 누나와 엄마에게 주말동안 구박받을 막내 구제를 위해 부자는 집을 나갔습니다. 사실 아빠도 집에 있으면 누나의 트레이너인 엄마에게 밥달라 놀아달라 성가스럽기 마찬가지라 일찌감치 제 살길 찾아보려는 뜻도 있습니다. -_-; 마침 노트북 고칠 일이 있어 부자는 일단 여의도로 향했지요. 가는 도중, 아들이 돔형 지붕을 가진 국회의사당을 보더니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일을..
요즘 초등학교에는 반장이 없더군요. 대신 회장이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선생님이 학기초에 임명하지 않고, 추천과 투표에 의해 뽑습니다. 공부만 잘한다고, 집에 돈이 많다고 꼭 뽑히지는 않기 때문에 나름 어렵습니다. 초등 2학년인 둘째가 올 봄에 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실은 회장되게 하고 싶은 엄마 마음에, 학기초에 연설 연습을 시켰다지요. -_- 어떤 이야기를 할지 들어보고 쉽고 자연스럽게 내용을 다듬어 주었습니다. 제가 회장이 되면 우리 반을 웃음이 피어나는 반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겠습니다. 저를 꼭! 뽑아주세요. 보통 회장선거에 나오는 친구들이 하는 말들이 매우 비현실적이랍니다. 최고의 반을 만들겠다던가, 친구들에게 봉사한다느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좋은 말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