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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인간이란 한없이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단순한 생물체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DNA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매우 간단히 컨트롤 되는 숙주입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주장하듯, 성적 만족이나 성취감 등의 기쁨을 인센티브로 제공하여 DNA 스스로의 안위와 보존을 담보합니다. DNA를 기업집단(conglomerate)의 회장으로 비유해 볼까요. 그 기업집단의 지주회사는 바로 파충류의 뇌로도 불리우는 구뇌(old brain)입니다. 하부구조를 볼까요. 화내고 기뻐하는 감정은 자회사 격인 대뇌변연계에서 처리합니다. 고상한 철학이나 이성, 논리 등은 손자회사쯤 멀리 떨어진 대뇌 피질에서 관장하지요. 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의사결정은 구뇌가 우선권을 갖습니다. 제가 지주회사로 비유했듯 말입니다. 싸울까 도망갈까..
회사에서 식사 후 짬짬이 읽기에는 가볍고 짧막짧막한 책이 최고지요. 이 책도 큰 기대 없이, 시간 활용 차원에서 읽었습니다. '우화 경영을 만나다' 와 마찬가지로 가벼운 스토리와 간단한 해설의 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두 책은 쌍둥이 구조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우화..'와 달리 이 책은 그나마 볼만은 합니다. 쉽고 영감을 주는 스토리가 몇개 있습니다. 이야기마다 따라 붙은 해제는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우화의 장점은 확실히 존재합니다.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이야기구조와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한 날 재료란 점에서 말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습니다. 꿀벌과 파리를 유리병에 넣고 병을 창가에 눕힌다. 병의 바닥은 밖을 향하고 주둥이는 안을 향해 열어 놓는다. 그러면, 빛을 쫓는 꿀벌은 막힌 주둥이에..
1995년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 개념을 주창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텐슨 교수입니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명쾌하게 설명해서, '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 이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찬사마저 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파괴적 혁신'이란 이름에서 풍기는 의도가 안좋아서 지금껏 크리스텐슨을 읽지 않았습니다. 이슈를 만들고, 기업가를 위협해서, 주목을 받고자 하는 은밀한 열망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그러 우연하고도 엉뚱하게, 기사를 읽다가 그가 몰몬교 신자라는 점에서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제 미국인 싸부님이 몰몬 신자이시고, 그 분의 삶을 존경하기에 몰몬교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흥미를 느끼고 인터뷰를 몇개 더 읽다가 범상한 양반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책을..
세스 고딘은 분명 재주있는 이야기꾼입니다. 평이한 내용을 무언가 있는듯 포장하여 전달하는 기술이 탁월하지요. 저는 유사하게 재능있는 이야기꾼인 글래드웰이나 파운드스톤에 비하면 고딘은 내공 약한 떠벌이라 간주합니다. 말은 현란한데 핵심이 또렷하지 못해서 논리를 숭상하는 전략가 입에는 잘 맞지 않지요.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에 고딘의 책은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라는 포스팅의 ysddong님 댓글 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스토리텔링을, 스토리텔러 세스 고딘이 다뤘다니 냉큼이지요. (원제) All marketers are liars 함께 배송된 책 중 가장 눈을 끄는 날개와 판형. 읽고 싶어 안달나게 만드는 빨간 양장.. 서둘러 급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