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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이젠 고대로마에 가볼 차례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콜로세움에 갔습니다. 로마 패스 덕에 줄도 안서고 바로 들어가 체력과 시간을 많이 아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익숙한 모양. 항상 그림 속에서만 보던 콜로세움을 직접 보니 오히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시공이 혼돈스러운 감정과 엄청난 규모에 압도됩니다. 그나마 유적 안으로 들어가니 콜로세움에 왔구나 싶습니다. 이면을 봤다는건 실제와 마주했다는 좋은 증거겠지요. 콜로세움의 고층 관중석이 꽤 높은지라 바람이 셉니다. 해만 피하면 상당히 시원할 정도입니다. 지금 세계 사람들이 베르나베우나 캄프 노우, 웸블리에 열광하듯, 당시 콜로세움은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스타디움이었겠지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숫자인 8만명을 수용했던 위용은 ..
로마는 그 명성과 관광객의 수에 비해 대중교통이 매우 취약한 도시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경주처럼 땅속을 건드리면 유물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지하철을 깔기 어려운 탓이 큽니다. 하지만, 전차나 트램, 다중구조 버스 등 대량 수송 수단을 갖추지 못한 것은 분명한 문제입니다. 그러다보니 후진적인 버스 시스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불편하지요. 예전 80년대 서울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툭하면 잘 막히고, 차가 늦게 오기 쉽고, 와도 사람이 많아 비집고 들어가기도 힘든 교통입니다. 같은 이유로 소매치기도 극성이지요. 바티칸 행 64번은 잘 알려진 도난전문 노선입니다. 이탈리아 간다니 여러 사람들이 경험담을 들려주며 조심을 당부한 탓인지, 우리 가족은 소매치기나 도난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소매치기..
식사를 마치고 판테온에 갔습니다. 구의 지름과 천장의 높이가 같은 독특한 기하라든지,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는 구조 등은 잘 아는 바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처럼 기대를 뛰어 넘는 정서적 만족을 준 곳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웅장한 규모에 압도됩니다. 근방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전체 모양이 잡히지 않을만한 크기입니다. 이것을 고대 로마시대에 만들었다는게 짐작이 되지 않지요. 이 독특한 구조는 바티칸 미술관이나 파리를 비롯해 무수한 후대 건축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오죽하면 브루넬레스코는 로마 유학 시절에 판테온의 벽을 몰래 깨서 그 공학적 비밀을 습득했겠습니까. 그러나 판테온의 매력은 넉넉한 공간 사이로 들어오는 서광입니다. 판(pan)테(the)온이란 뜻 그대로 모든 신을 섬기는 범신전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마 패스를 얻고 나니, 무슨 운전면허증이라도 딴 듯 기쁘더군요. 어쨌든, 로마에 3일 이상 있을 사람은 로마패스를 꼭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모든 로마의 교통시설을 3일간 무제한 이용 가능한데다, 바티칸을 제외한 두 곳의 관광지에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세번째 관광지부터는 할인요금이 적용되지요. 그래서 3일간 집중 관광하는 경우, 비용과 시간 면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예컨대, 콜로세움 같은 곳은 로마패스 줄이 따로 있어서 긴줄 안서고 바로 들어가 두시간 정도는 벌어줬으니 티켓 값 이상을 톡톡히 했지요. 아침에 로마 패스 산다고 허비한 시간을 바로 토해냈습니다. 로마 패스를 들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버스타기였습니다. 베네치아 광장에 가고 싶었습니다. 바티칸까지 가는 64번 버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