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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식사를 마치고 판테온에 갔습니다. 구의 지름과 천장의 높이가 같은 독특한 기하라든지,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는 구조 등은 잘 아는 바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처럼 기대를 뛰어 넘는 정서적 만족을 준 곳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웅장한 규모에 압도됩니다. 근방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전체 모양이 잡히지 않을만한 크기입니다. 이것을 고대 로마시대에 만들었다는게 짐작이 되지 않지요. 이 독특한 구조는 바티칸 미술관이나 파리를 비롯해 무수한 후대 건축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오죽하면 브루넬레스코는 로마 유학 시절에 판테온의 벽을 몰래 깨서 그 공학적 비밀을 습득했겠습니까. 그러나 판테온의 매력은 넉넉한 공간 사이로 들어오는 서광입니다. 판(pan)테(the)온이란 뜻 그대로 모든 신을 섬기는 범신전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마 패스를 얻고 나니, 무슨 운전면허증이라도 딴 듯 기쁘더군요. 어쨌든, 로마에 3일 이상 있을 사람은 로마패스를 꼭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모든 로마의 교통시설을 3일간 무제한 이용 가능한데다, 바티칸을 제외한 두 곳의 관광지에 무료 입장이 가능합니다. 세번째 관광지부터는 할인요금이 적용되지요. 그래서 3일간 집중 관광하는 경우, 비용과 시간 면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예컨대, 콜로세움 같은 곳은 로마패스 줄이 따로 있어서 긴줄 안서고 바로 들어가 두시간 정도는 벌어줬으니 티켓 값 이상을 톡톡히 했지요. 아침에 로마 패스 산다고 허비한 시간을 바로 토해냈습니다. 로마 패스를 들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버스타기였습니다. 베네치아 광장에 가고 싶었습니다. 바티칸까지 가는 64번 버스를 ..
유럽 여행을 한다면 가장 나중에 봐야한다는 로마입니다. 여길 보고 다른 데를 보면 모두가 시시해 보일테니까요. 영 과장은 아닌 것이, 고대부터 중세까지 제국의 황제, 기독교의 황제가 거한 곳이며 서양세계의 트렌드를 주도했고 문명의 선도자였던 곳입니다. 그래서 로마를 유럽 도시의 홈타운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첫 인상부터 로마는 꾸깃꾸깃합니다. 역 근처의 마디손(Madison)이라는 호텔에 묵는데 서비스가 끔찍합니다. 불친절과 무뚝뚝은 관광지라고 이해한다 쳐도, 미리 예약한 방조차 준비가 안되어 네명이 세명 한 방, 한명 한 방 묵어야 합니다. 미안한 기색도 없습니다. 정 싫어서 바꾸고 싶으면 내일 바꿔달라고 말해 달랍니다. 당연히 싫다고 했더니, 한번 자보고 내일 말하면 조치를 취해 보겠답니다. 다음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