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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조토의 종탑은, 경치가 좋을 뿐 아니라 높아서 시원했습니다. 오래 있으니 쌀쌀하다 느낄 정도로 바람이 셌지요. 충분히 보고, 충분히 쉰 후 시뇨리아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피렌체 공화국의 심장이자 상징인 광장입니다. 길드의 대표들이 시뇨리아라는 의회를 구성했고, 의장의 선출과 중대한 발표가 다 이곳에서 이뤄졌습니다. 침략군도 이곳으로 진주했고, 옥에 갇혔던 메디치도 이 공간을 통해 추방당하고 도주했지요. 메디치 가를 사지로 몰고, 신비주의로 피렌체를 물들였던 요승 사보나롤라도 여기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 그 유명한 다비드도 이 광장에서 시민들과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흠집하나 없이 균질하게 하얀 거대한 돌덩이를 얻은 피렌체 정부에서 이 멋진 대리석을 어찌 쓸지 몰라 오랜 세월을 흘렸던건, ..
시차증도 가시지 않은 채 그림 같은 베네치아를 하루 종일 보고, 다시 뭍의 메스트레에서 아침을 맞으니 마치 꿈을 꾼 듯 합니다. 다음 도시는 아들의 도시인 피렌체입니다. 호텔의 발코니에 서면 빼곡한 건물 사이로 웅크린 거인 같은 두오모가 보입니다. 과연 피렌체의 랜드마크답습니다. 마법에 홀리듯 짐풀고 바로 두오모로 향합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피렌체의 명사들이 총집합한 곳이지요. 내부에는 최초로 원근법을 시도한 마사초의 '삼위일체'가 있습니다. 성당의 겉모양은 기하학적 정렬에서 미학을 추구한 르네상스의 선구자 알베르티의 손길이 닿아 있지요. 재료의 질감이나, 부피의 굴곡이 아닌 거대한 제도판에 그린 패턴으로 자아내는 미감은 색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성당 안에 들어가 구경을 하고도 싶었지만, 서둘..
이번 여행에서, 데이터 로밍을 통해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했다는 점은 앞서 말했습니다. 스마트 폰 시대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마트폰, 저 같은 경우 아이폰을 여행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적어보겠습니다. Battery 잘 아시겠지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다보면 무엇보다 배터리가 이슈입니다. 하루종일 GPS와 앱, 인터넷을 사용하다보면 아침에 나가서 오후쯤 배터리가 모자랍니다. 이때 보조배터리가 중요하지요. 아이폰의 경우 평상시에도 하나쯤은 갖고 있을만 합니다. CityMaps2Go 제가 가장 애용했던 앱입니다. 제가 길을 잘 찾는 편인데도, 유럽 도시에서는 종종 길 잃기 마련입니다. 지도의 축적과 골목의 각도 등이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앱 덕에 9일동안 ..
산 마르코 종탑에서 충분히 즐거웠고, 이 후 일정에 피렌체와 로마의 미술관에 들릴 계획이 있는지라 두칼레 궁전 투어는 생략했습니다. 그러니까 시간이 여유롭습니다. 일단 찜해 두었던 트라토리아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일정이 넉넉하니 미리 생각해 두었던 옵션을 떠올립니다. 하나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라노 섬에 가보는 것입니다. 비엔날레가 유명하긴 하지만 그다지 땡기지가 않아 부라노 섬 구경을 결정했습니다. 마침 부라노 방면으로 출발하는 배가 들어오기에, 부랴부랴 수상버스 12시간 이용권을 사서 배에 올라 탔습니다. 타고 보니 참 잘한 결정입니다. 일단 배에서 섬을 보는 광경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솔솔 부는 바닷바람에 더위도 식힐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침부터 많이 걸은 탓에 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