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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를 잊어야 11억 시장이 보인다

Inuit 2007. 7. 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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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기발한 제목만큼이나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책의 주제와 부합합니다. 사실 저도 작년 인도 출장 전까지는 인도에 대해 무지했었습니다.
대개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도에 대해 신화와 허구 그리고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간디로 상징되는 이러한 오해를 벗어나야 인도를 제대로 알겠지요.


인도에 대한 오해의 고리는 이렇게 설명 가능합니다.

1. 인도는 영적이지 않다. 류시화 작가가 만든 환상이다. 식민지 시절 지배자 영국과 피지배자 인도가 서로의 이해가 맞아 만든 이미지에 불과하다. 돈을 좋아하는 세속성이 강하고, 힌두는 미신에 가까운 다신숭배의 종교이다. 특별히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지구상에 보존된 영적 커뮤니티라는 이미지를 찾으려면 힘들다는 소리다.
2. 인도의 핵심은 힌두고, 힌두의 근간은 카스트다. 그래서 카스트는 없어지기 힘들다. 카스트가 존재하는 한 하층계급의 삶은 나아지기 어렵다.
3. 따라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라 칭해지는 인도가 세계 3대 경제 대국이 되리라는 예측은 그리 쉽게 이뤄지기 힘들다. 카스트와 종교 문제로 교육받은 인력이 부족하고, 정치도 부패하고 낙후된 부분이 있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상당히 정확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도를 폄하하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인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실제로 본 인도를 애정어린 눈길로 해부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책에서 보는 시각과는 다르나, 다 읽고나면 인도에 대해 풍성한 느낌을 갖게 되지요.

기업인 타타에서 운영하는 도시 잠셋푸르, 마피아가 장악한 사사람, 부패의 온상 비하르 등 어찌보면 충격적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인도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전에 '인도에 미치다'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역사가 길면서 다양한 종교와 철학이 혼재된 '사상의 melting pot'인 인도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실제 모습을 정확히 그리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좀더 이해하려는 노력만이 유효하겠지요.

경영을 담당하고, 인도에 법인을 설립 중인 제 입장에서는 한 가지 생각할 화두가 있었습니다. Offshoring과 권한위임의 이슈입니다.
인도의 스타 LG전자 김광로 사장은 신뢰와 권한위임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L&T인포텍의 정해룡씨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은 한국을 능가했다.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는 것은 다시 컬러TV를 생산하자는 주장과 마찬가지다. 한국은 매니지먼트나 글로벌 관점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도관련한 예전 포스팅을 소개합니다.

저자인 최준석님은 조선일보 인도 특파원 출신으로 '인도야 놀자'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입니다. 저도 인도 관련 견문을 많이 배웠던 곳이지요. 이번에 나온 책은 블로그의 내용이 많이 (혹은 거의) 담겨있습니다. 블로그를 둘러 보시고 샘플을 경험한 후 책을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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